시. 산문. 편지글. 704

우리 사회의 막말 수준, 정화하여야 한다.

우리 사회의 막말 수준, 정화하여야 한다. 우리 사람의 말이나 행동은 남을 돕고 지켜주기 위하는 뜻에서 나오는 것과 남을 해롭게 하여 밀쳐 내기 위한 나쁜 저의에서 나오는 것, 즉 크게 나누어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즉 ‘사랑이 담기 말 한마디는 한 겨울 두터운 솜옷보다 따뜻하다’ 는 말이 있듯이, 이 속담은 말의 순기능(順機能)을 표현하는 것이고, 중상모략이나 독설은 말의 역기능(逆機能)을 나타내는 말이다. 근래 들어 TV 방송뿐만 아니라 토론. 집회. 인터넷 광장에 등장하는 말들이, 자라나는 아이들이 듣고 볼까 걱정스러운 저급한 말로 표현하는 것이 두려울 때가 빈번하게 느끼고 볼 수 있지만, 세련되고 멋있고 풍자나 위트와 절제 있는 비판 같은 高품격 언어를 기대하는 것조차 할 수 없는게 오늘날우..

老年 斷想.

老年 斷想. 근래 들어 無心中에 느끼고 있는 것들 중 하나가 喜壽를 지나고 언제부터인가 하루하루가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는 것이다, 아니 流水같이 세월이 이러히도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마음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그만의 느낌일까 하는 생각에 사로잡힐 때가 잦다는 것이다. 되돌아보니 하루하루 사는 것도 예삿일이 아니었지만 얼마 전부터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실감나지는 않았는데, 언젠가 부터는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가슴 가득하다고 생각하니 지나온 다사다난하였던 날들 속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어야할 生老病死에다 애별리고(愛別離苦), 원증회고(怨憎會苦), 구부득고(求不得苦), 오음성고(五陰盛苦) 등 여덟 가지의 괴로움(八苦)을 견디며 살아온 파란만장하였었던 지나온 삶이 ..

장마 비 내리는데.

장마 비 내리는데. 장마 비 山居에 이러히도 쏟아져 애간장 태우니 외롭게 山居에 계신 父母님 그리움 간절하기에 思慕하는 이兒孩 가신님들 생각에 잠 못 이루니, 차라리 이 몸 風雨막는 천이라도 될 수만 있다면 父母님에 受持한 몸 비 막이 되어 山居를 덮어서 비바람 몸으로 막아 안녕히 지나시게 하고 싶네, 하늘아 내리는 비야 어찌 이렇게도 無心하느냐 兒孩 不孝子 만들 그냐 山居만 이라도 비껴가서 이 밤도 잠 못이루는 이 兒孩마음 부디 헤아려 다오.

과욕은 人生 不渡를 부른다.

과욕은 人生 不渡를 부른다. 송나라 소식(蘇軾)은 그의 ‘초연대기(超然臺記)’ 에 있는 말로, 人之所欲欲無窮, (인지소욕무궁) 而物之可而足吾欲有盡. (이물지가이족오욕유진) 즉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데, 우리의 욕심을 채울 수 있는 물질에는 한도가 있다,’ 라고 하였다. 그러니 사람이 채워질 수 없는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평생 이를 채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발버둥을 치면서 살아가는 사람을 우리는 볼 수 있다. 그래서 그의 일생이 얼마나 허무할까 싶어 동정을 하기도 한다. 그러기에 채워지지 않는 욕심을 지니고 평생 궁핍감에 사로 잡혀 허무하게 사는 것 보다 욕심을 줄이고 유유자적(悠悠自適)하며 사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삶의 태도 일 것인데도 보통 사람인 우리보다도 신앙을 업으로 하는 성직자들도 생각하..

고향산천(故鄕山川).

고향산천(故鄕山川). 살아가면서 늘 들어도 정다웁고 그리운 말 중에 “故鄕” 이란 말보다 가슴에 와 닫는 말이 있는가, 어머님의 품속같이 느껴지며 鄕愁를 일게 하는 말이다. 지난날 나그네 타향 살 때엔, (昔年爲客處,석년위객처) 그림 한 장보고 도 고향이 그리워 졌다네, (看圖懷古山,간도회고산) 지금은 고향에 돌아 와서 사는데, (今日還山柱,금일환산주) 내가 사는 이곳이 바로 그림만 같다네. (儼然圖畵間.엄연도화간) 라고, 明나라 서분(徐賁)이 지은 “제 진여언산거도(題 陳汝言山居圖)” 이다. 고향을 떠나 산 설고 물설고 인정 풍속이 모두 다 낯선 他鄕에 사는 사람에게는 고향의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사연들은 많기도 하다. 시인은 한 폭의 산수화를 보고 불현듯 고향이 그리워 졌거니와, 지금은 그림 같은 고..

해거름 녘 술이 그리워지면 인연들도 그립다.

해거름 녘 술이 그리워지면 인연들도 그립다. 일 년 중 만물이 점차로 생장하여 가득 차게 된다는 소만(小滿)을 지나 낮이 가장 길고 밤이 가장 짧다는 하지(夏至)를 이십 여일을 앞두고,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느낌이 들 만큼 산산하나 낯에는 여름 못지않게 더우니 시원한 바람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라, 오가며 지나는 길옆 담장위에는 붉은 사계절 장미가 한창 만발하고, 산에는 철쭉과 산에서나 띄엄띄엄 볼 수 있다가 근래 들어 가로수로 정원수로 또 빈 공지를 메우고 있는 이팝나무의 꽃이 한참피고 있어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하는데도, 해질 무렵이 되니 古稀를 넘기고 인생 황혼기에 삶을 사는 사람에게도 무언가 아쉬운 마음으로 가득하여진다. 이러히 공허한 마음이 되는 날 해질 무렵이면 정종 대포에 꼬지를 곁들여 마시면 입 ..

모란(牧丹)과 그.

모란(牧丹)과 그. (1). 5월 봄비 내릴 때쯤이면 피는 붉은 모란 꽃에게 心中 말을 보내노니 어떤 운명의 조화로 태어나 無心히 내리는 비에 짧은 삶을 사는가, 집 담 밑 넓은 터에 해마다 진솔한 마음 다 부어 고이고이 돌보지만 독거 山房 창가에도 소소히 내리는 비에 가엽게도 지는 모란꽃이여, ‘아, 내 탓 이로다, 하늘 땅 자연 탓 이로다, 아! 나의 탓 인가 하네’, (2). 5월 늦봄 비 온 뒤 모란꽃 香내음 운무(雲霧)되어 소리 없이 다가서오나니 모란꽃 보다 고귀하고 우아한 자태에 참 사람 내음 되어 다가오는 그 사람 그의 우주요 마음이요 모두이기에 그는 날날 함께하고 싶어라. 저작자 표시컨텐츠변경비영리 댓글0추천해요0 스크랩0 댓글 해당글 전체선택 삭제 스팸처리

대지의 품에.

대지의 품에. 스쳐가는 생각에 꽃 같은 울음 우는 은행나무 되어 서로 마주 볼 수 있다면 비록 열매를 맺지 못한다 해도 그렇게 포근한 대지의 품에 살고 싶다, 흐르는 아픈 시간 속에 아스라이 보이는 간절한 그리움 모두를 안을 수 있다면 설영 텅 빈 가슴 일지라도 그렇게 대지의 품속 함께 살고 싶다, 보라 빛 꿈을 뺏겨버린 가슴을 간직한 따사한 대지의 품이 식어 버리는 마지막 까지 소중히 품어 간직하고 서럽게 미쳐버린 삶 일지라도 그렇게 대지의 품과 더불어 살고 싶다, 무작정 가는 발길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를 적멸의 길이 열려 질지라도 걸림돌처럼 무수히 밝히고 아픔이 있을지라도 그렇게 다감한 대지의 품에 살고 싶다, 들녘 바람과 대지의 품 사이에 어둠의 경계가 처 지드래도 닿을 듯 잡힐 듯 스쳐가는 들녘 ..

봄꽃 내음 맡으려 봄나들이 가보자.

봄꽃 내음 맡으려 봄나들이 가보자. 이를 새벽녘 창을 여니 소리 없이 봄이 살포시 와 있다, 어수선한 세월이 우리 사회가 대내외적으로 이 저 사건이 낮밤을 가리지 않고 일어나다보니, 계절을 느끼는 우리의 마음마저 무감각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게 오늘날 우리의 자화상이다. 우리 다소 춥다고 느껴 지드래도 훌훌 털고 밖으로 나가보자, 양지바른 들길 산길에는 푸름이 비치고 해ㅅ볕드는 모퉁이를 돌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봄이 생명들을 잉태하고 있다. 3월이 들면서 코끝에 봄의 내음이 어렴풋이 느껴지는 듯 말듯 하드니 4월을 몇 날 앞두고부터, 봄의 내음이 짙어지면서 엄동설한을 이겨낸 바람꽃. 복수초(福壽草)가 생명이 싹을 틔우며 앙증맞은 모습을 드러내면, 뒤이어 山河에 梅花와 산수유(山茱萸)가 세상을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