땔 감. 땔 감. 글 / 구름 겨울 보다 앞서 산을 내려 와 바람 속에 안개 속에 꽃이라도 피우려는지 불무리 흔들며 매운 헛기침에 데인 듯 오그라든 빛을 잃은 팔뚝으로 재 더미 풀썩일 때마다 기다릴수록 더뎠던 잡을수록 사라지는 허기진 세월 내내 식어버리면 어쩌나 차가운 걱정으로 떨던 목젖의 흐느낌이 활.. 시. 산문. 편지글. 2008.12.02
빗소리. 빗소리. 시 / 구름 늙은 집이 혼자 소리를 낸다. 빛바랜 지붕 위 먼지 들썩이던 바람구멍을 통해 하늘의 무게라도 나누려는지 기묘한 탄식 음으로 마음의 벽을 갈라 청춘을 다 묻고도 기억치 못하는 시절만큼 땟자국 절어 어쩌다 한 번씩 내뱉는 신음에 집이 통째로 흔들리고 있다. 늙은이의 심술치곤 .. 시. 산문. 편지글. 2008.12.02
獨 白. 獨 白. 글 / 구름 우리 너무 아파하며 살지 말자. 馝아, 너무 어렵게 살지 말자 좋으면 좋다고 미우면 밉다고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고 그리우면 그립다고, 있는 그대로 우리 아파하며 살지 말고, 서로 아끼며 살자. 馝아, 너무 어렵게 셈을 하지 말자 하나를 주면 몇 개가 돌아올까 또 하나를 더 주면 몇 .. 시. 산문. 편지글. 2008.12.02
故鄕 가다. 故鄕 가다. 글/ 구름 다람쥐 고개 넘어 고향 내음 간절 하드니, 성산을 병풍으로 치고 애 간절함을 실어 대던 바람 미련 씻는 낙동강 물, 부처님 꽃은, 이루어 진 첫사랑 인연이면 좋았을 그대 고운 마음속에 핀 그리운 눈물 꽃. * 다람쥐고개; 성주와 왜관을 경계로 하는 고개. * 성산; 성주의 안산. 시. 산문. 편지글. 2008.12.02
너와 함께라면. 너와 함께라면. 글/ 구름 스쳐가는 바람에 꽃 같은 울음 우는 은행나무 되어 서로를 마주볼 수 있다면 비록 빈 가지일지라도 그렇게 살고 싶다 흔적 없이 흩어질 노을빛에 간절한 그리움 모두 담을 수 있다면 텅 빈 가슴일지라도 그렇게 살고 싶다 물기를 뺏겨버린 책갈피의 빛바랜 단풍잎 마지막까지 .. 시. 산문. 편지글. 2008.12.02
청도 가다. 청도 가다. 글 / 구름 팔조 고개 넘는 삶이하니 더위쯤 푸른 병풍 치고 검불에 실어대던 바람이 미련 씻은 유등연지 부처님 꽃은 이루어진 첫사랑이었으면 좋았을 그대 고운 마음속에 핀 눈물 꽃. * 삶이하니 : 모를 내기 위해 논바닥을 곤죽처럼 만드는 일 * 검 불 : 낙엽과 지푸라기 시. 산문. 편지글. 2008.12.01
시간. 시간. 글 / 구름 쓰러지기도 힘든 현재 어느 틈 썰렁한 기억의 곁에 밑둥지만 남은 사랑의 상처자국 그 위에 덕지덕지 눌러 붙은 구토의 흔적, 시방도 쑥지지 않는 탐심으로 때를 잔뜩 묻힌 과거를 물끄러미 되돌아보며 순백 미래로의 흐름에 깃대 씻겨져 나가는... . 시. 산문. 편지글. 2008.12.01
그리움으로 내리는 비. 그리움으로 내리는 비. 글 / 구름 그대 떠나가고 밤 새워 그리던 그리움을 달래어 주듯 목마른 비가 내리면 이별한 그날 비를 맞고 서 있던 검은 우산을 움켜쥔 슬픔의 노래가 들립니다. 빗소리에 차마 그립단 말 못 하고 긴 사연을 풀어대던 빈 공중전화처럼 젖은 저 모습일 나의 사랑도 이별이 며칠 째.. 시. 산문. 편지글. 2008.12.01
晩 歸 亭 (만귀정) 晩 歸 亭 (만귀정). 글 / 구름 가야산 천왕봉 내려와 선녀탕에서 멱감고 주춧돌이 된 지난 백 년 바람 소리 경 읽는 소리 시린 폭포에 뛰어들어 낭떠러지에 매달린 개암나무 가지로 사색의 깊이를 재고 있네 * 만귀정 : 경북 성주군 가천면 포천 계곡 내, 조선 헌종, 철종, 고종 간 대사간, 공조판서, 판의.. 시. 산문. 편지글. 2008.12.01
편지. 편지. 글 / 구름 처음 본 순간부터 나의 마음에 당신을 잡아둔 후, 눈이 멀어 연락이 두려울 때에도 오직 당신만 생각 했습니다. 당신의 눈빛과 그 눈빛의 여백에 담긴 사랑을 내게 달라고 차마 못 하니 떠난다는 말 대신 당신의 매인 삶을 풀어 그냥 머물러 주세요. 수학공식처럼 인생은 냉정한 그리움.. 시. 산문. 편지글. 2008.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