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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菊花香에 취하여 잔(盞) 기우렸으며.

가을 菊花香에 취하여 잔(盞) 기우렸으며. - 이 글을 쌕색 자고 있을 당신을 생각하며. 가을이 되면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찌는 계절이라 天高馬肥之節이라고 하는데, 이는 등화가친지절(燈火可親之節)과 맥을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수학(修學)하는 이는 열심히 공부에 매진하라는 말이고, 특히 평소에 책을 멀리하던 사람이라도 독서하기에 좋은 계절이 되었으니 책을 읽어 마음의 양식을 마음 가득히 담아 두라는 말이다. 그런데 귀뚜라미와 이름 모를 풀벌레 울음소리 들리는 밤에 국화 향기 그윽이 취하여, 풍성한 안주가 있는 술잔을 기울이는 계절이라 술을 멀리할 수도 없는 계절이기도 하다. 지금도 곡주(穀酒), 즉 누룩냄새가 나는 술을 좋아하며 때로는 두주불사(斗酒不辭)를 하지만, 젊은 시절은 곡물로 빗은 청주인 정종이나 ..

山 과 觀相(관상).

山 과 觀相(관상). 음력 일월 열 여세 날 이른 새벽 창을 여니 하늘에 내별은 외로이 비치는데, 새벽안개 넘어 찬바람을 맞으며 쳐다보고 있구나, 제법 날씨가 쌀쌀함을 느끼니 유달리 추운 것을 타는 필아 생각이 나는데 오늘은 산에 대한 관상 이야기를 하여주고 싶어진다. 우리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때로는 허무하고 마음을 짓누르는 때도 있다, 이런 경우에 사람마다 다르지만 산과 강이나 바다를 찾아 가보자, 그곳에 가면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가? 무엇이 있을까. 바다, 붉게 타오르는 해. 바다에 자욱이 핀 안개. 석양에 비치는 붉은 낙조(落潮) 이모두가 장관이며 마음을 편온 하게 안아주며 반긴다. 山, 산 아래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밥 짖는 하얀 연기로 쌓인 산골마을, 아래 골짜기에 계곡물이 흐르기에 아..

지난 가을을 회상하면서.

지난 가을을 회상하면서. 우리는 立秋가 지나고 백로(白露)를 앞두고 부터는 아침저녁으로 써늘한 기분을 몸으로 느끼게 된다, 낮에는 고추잠자리가 맑고 높은 가을을 만끽하며 날고, 밤에는 찌르르 뀌뚜라미가 가을을 노래를 하니 벌써 가을이구나 하는 마음에, 참으로 세월은 유수같이 간다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자연은 이렇게 때(時)를 어기지도 않고, 엇갈리지도 않으며 진실한 모습 그대로 다가온다. 자연현상에 순응하고 절기에 조화를 이루는 삶은, 大地처럼 후덕한 덕성을 우리에게 길러 줍니다. 농촌에서는 대개, 김장 씨앗은 처서(處暑)전 일주일이 적당하고, 늦어도 처서 전에는 필히 파종을 해야 한다 합니다, 왜냐하면 김장거리를 파종할 때는 처서 전에 하는 것과 처서를 지나고 하는 것은, 수확할 때는 양에 있어서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