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朴, 分黨까지 생각하나.
-세종시, 세몰이 이념대결로 끌고 가서는 안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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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수정 新案 발표에 대하여 전국의 대학교수와 문화. 예술인. 법조인 등 794명은 14일 오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정부가 내어놓은 세종시 신안에 대하여 아무런 이유도 없이 또 하나의 기업도시를 충남에 만드는 것일 뿐이라며, 정부가 중앙 행정기관 이전을 백지화함으로써 세종시 건설 사업은 목적도 불분명한 변종사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비판하면서, 이들은 지역균형발전과 행정도시 정상 추진을 위한 지식인 선언을 발표하였었다.
이어 이들은 또 지식인들과 전문가들을 정치적 슬로건을 만드는 지식노예로 전락시키지 말 것을 요청한다며,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졸속으로 마련된 교육과학도시 구상을 철회하고 행복도시의 정상적인 추진을 약속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사회의 고질병 중 하나가 일부 종교인들이 정치인 행세를 하면서, 호시 탐탐 정치에 개입하여 물의를 일으키므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는데 이번 세종시 문제에도 그들은 예외가 아니다
즉 세종시 문제가 작금 치열한 찬반 논란이 오가는 와중에 충북지역 종교계 원로들은 청주 수동성당에서 모임을 갖고, 세종시 문제에서 분열이 아닌 화합을 모색할 것을 촉구하였었고, 이어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 등 개신교 원로-중진 목회자들도 14일 시국성명을 통하여 정파적 이해와 욕심 때문에 무조건 반대와 찬성으로 국민을 선동해서 안 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었는데, 사실 면에서 보면 이들 성직자들이 국민의 여론을 더 왜곡하고 분열 시키고 있다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기에 가장 큰 우려는 학계-종교계-문화계 인사까지 가세한 장외 시국선언 대결의 시작은 여러 측면에서 걱정스러우며, 우리 사회가 또다시 패거리식 세몰이의 악순환을 겪으며 분열의 수렁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우려되는 것은 정부의 세종시 新案이 발표된 지 사흘 만에, 政府-野黨의 충돌과 한나라黨內 親李-親朴의 갈등 및 忠靑권 대 非忠淸권의 대립으로 혼란스러운 세종시 국면에 또 다른 문제 하나가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바람 속에서, 시국선언과 성명 등을 통하여 이념 대립과 편 가르기 양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생각하기에 國會는 다양한 공청회를 통하여 각계의 찬반 의견을 수렴할 공론의 장을 제공하고, 또 靑와대와 政府도 밀어붙인다는 인상을 주지 말아야하며 듣고 말할 기회를 최대한 마련하여, 토론과 대화의 공간으로 모아야 하는 것이 최선의 대안임이 분명한 것이다.
작금 李 대통령이 政治論理라고 朴 전 대표의 원안 고수하는 입장을 비난하는 것은 朴 전 대표와 親朴 의원들을 직격 비난하자, 朴 전 대표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라고 한 것인데 말뜻을 못 알아듣는 것 같다며, 그 당시 약속할 때는 얼마나 절박했느냐고 바로 되받아 즉각 반박하며, 李 대통령과 親李 主流들이 귀를 막은 채 식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하는 것을 보면, 李 대통령과 朴 전 대표가 완충지대가 없이 마주섰다고 볼 수 있으며, 서로 이름만 거론 안 했을 뿐이지 직접 상대를 정조준 하였다는 것은 보기 드문 정면대결의 양상으로 가고 있다고 느껴진다.
즉 李 대통령과 朴 전 대표가 상대에 대한 직접 비난은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그 파장은 크며, 두 사람의 회동 가능성을 두고도 朴 전 대표는 달라질 게 있겠느냐고 하자, 청와대 측에서도 지금으로서는 부정적이기에 절충 가능성도 없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까지는 두 사람이 그간 몇 차례 부딪혔지만 퇴로를 완전히 막아놓은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李 대통령은 그간 세종시 수정문제에 百年大計 확신을 갖고 있다고 장담하였던 것인데, 세종시 수정이 무산될 경우 民心과 黨心이 흔들리면서 권력의 중심이 朴 전 대표로 이동할 수 있기에, 李 대통령으로선 세종시 수정계획의 백지화는 조기lame duck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즉 집권 3년차인 올해를 임기 중반을 통과하는 해로 표현하는 등, 퇴임 때까지 국정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고 하였던 李 대통령으로선 상정하기 힘든 scenario인 것이다.
이에 반하여 朴 전 대표는 수차례 黨의 存立 문제아며, 약속을 뒤집으면 더이상 표를 달라고 할 수 없다며 원안 고수 입장을 밝혀왔던 만큼 수정안의 통과는 차기대권 1순위와 미래권력이라는 위상의 위축을 의미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朴 전 대표에게도 정치명운이 걸린 사안이기에, 두 사람은 물러 설 수 없는 세종시 외나무다리 위에 서있는 형국이 되어버렸다.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李 대통령이 원안 고수를 국익에 반한다는 식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愛國-愛族의 朴근혜 전 데표를 자극하는 측면이 있어 보이며, 더불어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세종시 전투를 통하여 양측이 세력의 우위를 상대에게 확인시키려는 셈법도 작동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생각하기에 李 대통령과 朴 전 대표의 이번 승부는, 사실상 양측의 입장을 절충할 중간지대가 없기 때문에 적당한 선에서 봉합되기가 그리 쉽지 않아 보이며, 세종시 수정안의 실현여부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가려질 수밖에 없다고도 할 수 있기에, 경우에 따라서 한나라당이 분당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전망까지 나오며 나오는 배경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