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문. 편지글.

섣달 그믐날은 ‘작은설’ ‘까치설’ 이라 한다.

碧 珍(日德 靑竹) 2023. 1. 15. 19:43

섣달 그믐날은 ‘작은설’ ‘까치설’ 이라 한다.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곱고 고운 댕기 도 내가 들이고 / 새로 사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라는 노래가 골목에서 들리면 음력설날이 다가오는 소리도 귀전을 맴돌아 들린다.
 
우리 국토뿐만 아니라 우리의 모든 것을 일본이 강점하던 시기에 일본은 우리말과 동요마저도 모두를 빼앗아 갔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동요작가이자 동화작가 윤극영(尹克榮)선생은 전하여 내려오는 풍속을 우리말 노래로 만든 게 바로 아이들이 즐겨 부르는 이 ‘설날’ 이란 동요이다.
 
세상사가 다 그렇듯이 계절도 무상하여 풀벌레는 처량한 울음소리 자취를 감추고, 나뭇잎도 시들어 떨어지고 들에는 찬이슬 머금은 국화(菊花)를 비롯하여 구절초(九節草). 산국. 황국. 감국 등 향기도 사라지고, 기러기 등 겨울새가 날아오는 때가 한 참되면, 주렁주렁 달린 빨간 감들을 수확하고 난 앙상한 감나무줄기의 끝 부분인 한 우듬지에 달린 감 한 두개를 따지 않고 까치밥으로 남겨놓은 동네 어귀 담장 넘어 감나무 위 까치를 보자니 어린 시절 색동옷을 입고 까치설날을 기다리던 그 때가 생각나고 그리워진다.
 
우리 선조들은 씨앗을 심을 때 하나는 하늘(새)이, 하나는 땅(벌레)이, 또 하나는 내가 나눠먹겠다는 뜻에서 셋을 심었다고 하며, 감이나 대추를 따더라도 ‘까치밥’ 은 남겨두는 배려를 하는 민족이 우리 민족이다 보면 까치는 우리와 정말 친숙한 새인가 한다.
 
음력 12월은 설이 드는 달이라 ‘섣달’ 이라고도 하고, 섣달 그믐날은 ‘작은설’ 또는 ‘까치설’ 이라고 하며 옛날에는 까치설이 없었다, 여기서 ‘까치’ 는 작다는 뜻의 古語 ‘아치’ 에서 왔으며, 어원(語原)이야 어떻든 묵은세배 드리는 까치설, 오래도록 연락 못 드린 분들께 안부 인사를 드리는 까치설을 말한다.
 
‘설’이란? 새해 첫머리란 뜻이고 ‘설날’ 은 그중에서 첫날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설날은 ‘새해 새날이 시작되는 날’ 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가 있으며, ‘선날’ 은 시간이 흐르면서 연음화 되어서 설날로 와전되었다는 설도 있다고 전하고 있다.또한 ‘설날’ 은 세속의 시간에서 성스러운 시간으로 옮겨가는 교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섣달 그믐날을 ‘까치설날’ 이라하는데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라는 노래가 나오기 전에는 까치설이 없었고, 옛날에는 설 전날인‘작은설’을 가리켜 ‘아치설’ ‘아찬설’ 이라 불렀는데, ‘아치’ 는 ‘작다(小)’ 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아치’ 라는 뜻이 사라지면서 ‘아치’ 와 음이 비슷한 ‘까치’ 로 바꾸어 부르게 되었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경기도 지방에서만 ‘까치설’ 이라고 하였으나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라는 노래를 1927년 작사. 작곡한 이북출신 서울 사람인 윤극영(尹克榮)선생에 의하여 전국적으로 ‘까치설날’ 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조수(潮水)가 가장 낮은 때인 음력으로 매달 7. 8일과 22. 22일 조금을 南西 多島海지방에서는 ‘아치조금’ 이라 하는데, 경기만 지방에서는 ‘까치조금’ 이라 하고 있으며, 이렇게 아치조금이 까치조금으로 바뀌듯이 아치설이 까치설로 바뀌게 되었던 것이다.
 
까치의 설날은 왜 ‘어저께’ 일까에 대하여 일제 강점기에 양력으로 신정(新正)을 쇠는 일본의 설을 까치에 비유하여서 우리 민족의 진짜 설은 ‘오늘’ 이라는 의미를 담았다는 주장도 있고, 또한 까치의 무늬와 비슷한 색동저고리를 설 전날에 준비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일제 강점기에 양력으로 신정(新正)을 쇠는 일본의 설을 까치에 비유하여서 우리 민족의 진짜 설은 ‘오늘’ 이라는 의미를 담았다는 주장 등 여러 가지 주장이 있다.

‘까치설’ 의 설화를 보자면, 三國遺事에 기록된 신라 소지왕 때 왕후가 한 스님과 내통하여 왕을 해하려하였는데 까치(까마귀)와 쥐(鼠). 돼지(豚). 용(龍)의 인도로 이를 모면 하였다는 전설이 있는데, 이때부터 쥐. 돼지. 용은 12지에 들어 있는 동물이라 그 날을 기념하지만 까치를 기념할 날이 없어서 설 바로 전날을 까치의 날이라 하여 까치설이라 이름을 지었다고도 한다.

올해도 으레 예년처럼 몇 날을 지나면 ‘설날’ 과 ‘까치설날’ 이 다가 오며는 고향의 부모님은 찾아 올 자녀들을 위하여 정성을 다하여 설음식을 준비한다, 그러면 새날 음력설을 맞이하는 기쁜 마음으로 까치설과 설날을 기다리시던 부모님과 가족들의 따사하던 정과 고향산천의 아련한 추억을 그리워하며 못내 아쉬운 마음으로 이 밤을 지새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