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문. 편지글.

임인년 제야(壬寅年 除夜)를 보내며.

碧 珍(日德 靑竹) 2023. 1. 2. 07:40

임인년 제야(壬寅年 除夜)를 보내며.

 

 

해마다 오는 섣달(음력 12월) 제야(除夜)가 어김없이 다가왔다, 막상 임인년(壬寅年) 종착역 12월 끝일을 맞이하고 보니 지나간 날들이 이.저 생각으로 발목을 잡으며 생각할 틈도 여유를 간직할 틈도 없이 또 한 해를 보내구나 하는 아쉬움을 남겨 준다. 한 해가 넘어가면 한 나이를 더 먹는데 이는 사람에 따라 반기기도 서글퍼하기도 하는데, 더욱이 고희(古稀)를 넘기고 팔순을 바라보며 막장 달력을 보는 마음은 지나온 섣달과는 남다르게 무언가 아쉬움으로 가슴에 사늘하게 스며든다.

 

저무는 2022년 임인년은 천간지지(天干地支)상 검은호랑(黑虎)띠로 우리 국가. 사회나 개인에게 코로나. 이태원 사태 등등으로 여느 해보다 다사다난하였었던 한해였는데 섣달 자선냄비 종소리에 묻혀 저물어가고, 나름대로 기대와 소망을 갖고 시작한 새해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한해란 시간들이 또 그렇게 훌쩍 지나 버리고 숱한 아쉬움만을 그의 가슴에 남겨주며 아련한 추억이 되어 세월의 뒤안길로 서서히 사라지는 제야(除夜)를 맞이하고 있다. 이제 몇 시간이 지나면 검은 토끼(黑兎)의 해인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아오고 있어 올해는 하고 기대와 더불어 윗녘 그 사람과 더 많은 시간을 갖고자하는 마음으로 맞이하고 있다.

 

우리(僞)는 인생을 두고 한마디로 말한다면 ‘空手來 空手去 人生(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 이라 하기도, 또 우리는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을 때마다 ‘生者必滅, 會者定離(사람은 태어나면 반듯이 죽으며,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게 된다)’ 라고 하였듯이, 사람이 사는 세상은 喜怒哀樂(기쁨과 슬픔과 애처로움과 즐거움)과 더불어 어려움이나 탈도 많은 일들이 자의든 타의든 자신에게나 이웃에게나 다반사로 일어나고 사라지는 게 보통사람들이 사는 삶이다.

 

앞서간 지자(知者)들이 人生이란 긴 여정을 살아가다보면 사람은 만남과 이별을 되풀이하는(會者定離) 삶이라 말하였듯이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를 잃어버리는 게 삶(生)이라지만, 무엇을 얻었는가보다 무엇을 잃어버렸는가를 먼저 생각하며 여생(餘生)을 살아가기가 어렵고 힘이 들어도 살아가야 하는 게 또 인생이 아닌가 한다. 또한 사람은 살면서 본의든 아니든 인간적으로 법적 도덕적으로 오점을 남길 수도 있는데 이것이 삶에서 업보(業報)이다. 이 業은 사람이면 살아가면서 누구나 다 짖는 것이나 문제는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사람이 지은 업보에 대하여 이해와 관용은 항상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 세상사이요 인생사라는 것이다.

 

우리 사람의 일생은 운명이란 말처럼 갈 길로 가게 됨을 느끼게 하고, 무언가 남기고 가는 것 보다 뒤가 아름답게 잘 마무리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준비에 대한 생각을 가지게 된다, 한 해의 마지막 날 제야(除夜)에 차가운 바람소리가 창을 두드리는 소리는 윗녘 그 사람이 날 부르는 소리인양 마음으로 다가 오며 아련한 모습은 좀처럼 가시지 않아 癸卯年 새해 첫새벽을 맞이하는 기쁨보다, 앞서 새해는 그 사람과 함께 오순도순 살아 갈 수가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착잡하기만 하나 그래도 기대와 바람으로 살아가려한다.

 

 

 

                                                                               2022년 12월 말. 壬寅年 除夜에.

 

 

* 追信.

       ‘제야(除夜)’ 란 말은 섣달 그믐날 밤을 뜻하는 말로 어둠을 걷어내는 것으로 묵은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는 말은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말과 더불어 한 해를 보내면서 가장 자주 사용되는 말 중 하나이다.‘除夜의 鐘’에 대한 유래는 제석(除夕) 또는 대회일(大晦日)에 중생들의 백팔번뇌를 없앤다는 의미로 각 사찰에서 108번의 타종을 하던 불교식 행사에서 유래한 것으로, 제석은 ‘섣달 그믐날 밤(음력 12월 30일경)’ 어둠을 걷어내는 것을 말하는데 묵은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