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문. 편지글.

배가 불룩한 여인의 모습이 아름답게 보인다.

碧 珍(日德 靑竹) 2022. 7. 17. 06:51

 

 

 

배가 불룩한 여인의 모습이 아름답게 보인다.

 

  

         

 

 

大邱에 살면서 어머님 山居가 경기 광주 오포 능평리 산에 있고 가깝게 薄酒(박주) 한잔 나누는 벗이 있기에 자주 서울을 가는 편이다, 근래 들어 대구와 서울을 오가며 보고 느낀 것 중 가장 아름답고 고귀한 느낌이 바로 배가 불룩한 임산부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소중하며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모습의 여인들이라 하겠다.

 

대구 거리나 지하철이나 동대구역에서나 서울역이나 지하철에서나 배가 불룩하여 뒤로 젖혀 팔자걸음으로 뒤뚱뒤뚱 걷는 젊은 임산부를 볼 수가 거의 없었는데, 근래 들어 대구나 서울에서나 지하철이나 기차역에서나 거리에서 임산부를 자주 많이 보게 된 오늘날 현실은 참으로 다행스럽고 그님들, 임산부를 볼 때마다 참으로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게 진솔한 나의 감정이다.

 

생각하면 젊은 시절에는 몰랐는데 세월이 흘러 나이를 먹을 만큼 먹으니 별 생각을 다 하게 되는데, 아무턴 배가 불룩한 임산부를 볼 때마다 한결같이 느끼는 마음은 그렇게도 아름답고 위대하게만 보이는데 왜? 그럴까. 우리가 어머님에 대하여 無心하게 지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나 이따금 어머님 생각에 잠기는 경우가 자주 있는 게 사람이고 사람의 본능이라 하겠다.

 

어머니의 은혜(恩惠)를 ‘父母恩重經’ 에서 말하시기를, 아이를 잉태하여 열달 동안 온 정성을 기울려 지키고 보호해준 은혜와 해산할 때 괴로움을 겪는 은혜 및 자식을 낳고 모든 근심을 잊는 은혜, 입에 쓴 음식은 삼키고 단 음식은 아기에게 먹여주는 은혜, 마른자리 골라 아이 눕히고 젖은 자리에 눕는 은혜, 때맞추어 젖을 먹여 길러준 은혜, 똥오줌 가려 더러운 것을 빨아주는 은혜, 자식이 먼 길을 떠나면 생각하고 염려하는 은혜, 자식을 위해 나쁜 일 하는 은혜, 늙어 죽을 때까지 자식을 사랑해 주는 은혜 등 열가지 고귀한 은혜를 말씀하시었다, 어느 말씀 하나하나 틀린게 없고 어머님의 위대하고 깊은 사랑을 느끼게 하는 말이다.

 

우리 사람에게 本能은 생물로서 사람의 本能을 본다면 자신을 살리는 본능인 食慾과 종족보존을 위한 性慾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영국의 철학자 Bacon, Francis가 말한 4가지 우상설에서 우상 가운데 하나인 사람이란 종족의 본성에 근거하여 사물을 규정하는 편견을 이른다고 하는 종족보존본능(種族保存本能)과 동물이 자기 서식 장소나 둥지 혹은 태어난 장소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경우 다시 그곳인 고향으로 되돌아오는 본능적 성질(歸巢性)인 귀소본능(歸巢本能)이 있다, 그러기에 생각하여 보면 우리가 돌아가신 어머님을 그리워하고 아쉬워하는 것도, 인간으로 가지고 있는 본능인 귀소본능에 의한 것 아닌가 한다.

 

뵈옵고 잔 올리고 다녀 온지가 한 달 여가 못 되나 여러 달이 지나가고 있는 듯한데, 어느새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더워만 가고 초여름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잠에서 깨어난 이른 새벽녘인 지금 어머님이 보고 싶고 그리워 山居로 달려가고 싶다. 자주 가 뵈어야 할 山居 어머님 곁을 이런저런 일로 찾아 뵐 수가 없었던 불효가 새삼스레 마음을 아프게 한다.

 

새벽 창을 여니 아직 먼 산에 비구름이 남아있고 날씨는 바람이 세나 이제는 바람이 초여름을 구가하므로, 푸른 나무 입새를 맞이하고 벌써 노란 황백색 감꽃이 떨어져 쌓였었다. 어머님이 계신 그곳 잔디가 고르게 잘 자라주어 山居에 뵈오려 갔었을 때마다 부처님께 감사하는 마음 한량없는 마음이다.

 

우리사회에서는 사람들은 우리나라만큼 여자가 살기에 편한데도 없다지만, 따지고 보면 지나온 날들 속에 여자들은 집안 살림살이 하고 아이를 낳은 것으로 무시와 천대를 받아오며 살아 왔기에, 우리나라만큼 여자가 대접받지 못하고 사는 나라도 드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생각하기에 여자(어머니)는 아기를 잉태하고 낳고 사랑과 평화로 모성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여자로서 타고난 여성만의 가질 수 있는 특권이고 어머니만이 그런 사람이기에 여자를 소중히 알고 존중하는 풍토가 이루어지는 사회라면 지금보다 더 좋은 사회가 되었을 것이다. 즉 단순히 글이나 말로만 여자를 예찬하는 것 보다는, 나름대로 여자를 인정하여주는 사회가 평화를 앞당기고, 따뜻한 세상이 만들므로 우리 모두가 행복하여 지게 되는 것이라 하게 될 것이다.

 

아무턴 나는 배가 불룩한 임산부가 아름답게 보이며 사랑스럽다, 참으로 소중하며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모습의 여인들이라 하겠다.

 

                                                                    새벽에 어머님을 그리며

                                                                                                             큰 兒孩 光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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