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문. 편지글.

人生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것인가.

碧 珍(日德 靑竹) 2022. 6. 23. 12:43

人生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것인가.

 

 

그가 사는 大邱의 하절기 더위는 지긋지긋하기가 그지없는데 달력을 보니 벌써 한해를 반을 보내는 夏至를 지나고 있다, 자연계를 지배하는 원리와 법칙은 사람의 사고와 달리 무서우리만치 정확하고 萬古不變의 섭리(攝理)인가보다.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는 독거(獨居)에 홀로 살다보니 적막감이 드는 늦은 밤이나 홀로 방천 둑이나 산야를 거닐 때나, 참새가 방앗간을 찾듯이 외로움을 달래려 자주 들리는 대포집에서 잔을 기우리다보면 요즈음 들어 눈시울이 젖는 날이 그도 모르게 근래 잦아지고 있어 그도 이제 늙었나보다. 그럴 때마다 그리움으로 보고픔으로 쓸쓸한 마음이 그지없기가 마련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즈음 들어 지나온 세월을 더듬어 보는 시간이 자주이다 보니 人生無常하다는 느낌이 들고 들 때면 老年의 세월이 원망스럽도록 빠르게도 無心히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으로, 지나간 세월 속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기억하고 음미하는 것이 人生인가 하며 반추(反芻)하는 마음으로 눈을 감으니 이. 저 생각이 자욱한 운무(雲霧)가 되어 앞을 가리 우며 서글픈 마음이 된다.

 

이따금 듣는 時世말로 사람들은 백세 장수시대를 맞아 좋은 세월이라 반기고 있지만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 라는 말처럼, 노후의 삶은 갈수록 고독과 절망감 속으로 빠져 들면서 삶이 무심함과 고독감이 자주 엄습하는 게 노년의 삶이다. 지난 십 수 년여를 되돌아보니 늦게나마 만나 人生 黃昏에 외롭게 지내는 곁에 머물며 벗이자 伴侶가 되어 多情多感하고 理解心으로 그를 행복하게 하여주는 윗녘 그 사람을 만나지 못하였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잦다보니 이제 늙었는가하다 그 사람이 그리워질 때면,

 

   ‘당신이 얼마나 내게 소중한 사람인지 / 세월이 흐르고 보니 이제 알 것 같아요 / 당신이 얼마나 내게 필요한 사람인지 / 세월이 지나고 보니 이제 알 것 같아요.’

 

라는 가요 한 구절을 떠올리며 영겁(永劫)의 시간 속으로 잠기곤 하는 마음 아프기만 하다.

 

사람에게 외로움과 그리움, 사랑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그렇다면 홀로 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인 ‘외로움(loneliness)’ 이란 무엇인가, 치유할 수 있는 것인가?, 외로움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사랑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처방이 아닌가 한다. 사랑은 사람의 마음 깊은 곳에서 피어나는 자비심(慈悲心)의 불꽃으로 정신적 육체적 교감을 통하여 서로 간 하나로 완성되는 정(情)의 결정체가 아닌가 한다.

 

그러기에 외로움이란 사회적 동물인 사람이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고 격리되었을 때나,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거나 떨어져 살 때 등 혼자가 되었다고 느낄 때 느끼게 되는 때에 느끼는 감정이다, 우리는 언제나 삶이란 생활 속에서 주위의 사람들과 상호간 인연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 혼자만이 마음속으로 고립되어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게 보통 사람의 정서이다.

 

사람은 노년이 되면 누구나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지나온 날을 그리워지기 마련인가보다, 그 사실이 더욱 확연하여 지면서 다시 돌아오지 않는 지나온 세월을 되돌아보며 나름대로 남은 살날(餘生)을 그려보는 게 또한 인생이다, 그러기에 대개의 사람은 늙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다면 하는 기대나 바람으로 사는데 누구나 그 자체가 그저 희망 사항일 수밖에 없다는 것은 알면서도, 사람은 늙어가면서 죽음을 향하여 때로는 서둘거나 서서히 죽음에 다가서는 시간을 망각한 채 살아가는 게 사람이고 또한 黃昏의 老年人生이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살다보면 벌써 인생 황혼인가, 아니 로년이 되었는가 하고 자조(自嘲)할 때가 이따금 있으며, 그럴 때마다 세월이 무심하고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새삼스레 후회하며 안타까움으로 마음이 허전하며 공허할 때가 있다. 그럴 즈음이면 늘 ‘바램’ 노래가사가 귓전을 스치며 마음으로 다가오면,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 저 높은 곳에 함께 가야 할 사람 그대뿐입니다’

 

따라 부르며 음미하다보니 지난 살아온 삶의 회한(悔恨)을 느끼면서도 알게도 모르게도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기대감이나 희망적인 간절한 마음이 된다. 특히‘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라고 애절하게 호소하는 것은 늙어 가는 것이 서럽고 아쉽다는 암묵적인 마음이자, 또한 한 세상을 살아오면서 사랑이 무엇인가를 알고 이해하는데 많은 세월이 필요하고 살면서 온갖 세파를 겪어야 원숙한 老年이 되어 참사랑이 무엇인가를 알게 되는 것이라고 하는 말로 들려왔다.

 

우리 사람은 살아오다보면 어느 날 문득 老年을 보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게 인생이라고 들 하나, 무언가 대가를 바라지 않고 진솔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함께할 사람과 함께 산다면 노년 인생은 ‘마음이 참되면 만상이 화하고 기운이 바르면 구천에 통한다(心眞和萬像 氣正統九天)’ 는 말처럼 자연 속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노년의 삶이 될 것이란 꿈을 꾸며 사는 게 그의 自畵像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