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문. 편지글.

그 사람이 보낸 ‘김장 김치’ 정말로 맛있게 먹었다.

碧 珍(日德 靑竹) 2021. 12. 6. 10:31

그 사람이 보낸 ‘김장 김치’ 정말로 맛있게 먹었다.

 

 

이따금 식사를 할 때마다 지금도 그는 먹을 복을 많이 타고난 사람인가보다, 어린 시절에는 외할머님이 지은 농산물에다 어머님의 솜씨로 맛있게 먹었었고, 노년 들어서는 윗녘 그 사람 덕분에 다시 입맛에 맞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행운이고 행복한 삶이었다고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오고 있었다.

 

이런 와중 지난 2020년 경자년을 맞으며 우려하였던 중국 우한 발 신종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인하여 너 나할 것 없이 방콕-족이 되는 전대미문의 어려움에 처하게 되면서, 특히 당시 정부 일부각료와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일부 중요당직자의 몰지각하고 폐륜적인 망동으로, 그가 사는 활기 넘치든 大邱.慶北(TK)이 ‘大邱 바이러스’ 니 ‘大邱 봉쇄’ 를 해야 된다는 망발로 인하여 서울 大邱간뿐만 아니라 전 지역 시.도민 상호간의 상호교류마저 어렵게 만들었던 악몽이 엊그제 같이 새삼 떠오른다.

 

그러다보니 2018년경부터 윗녘 의왕에서 그 사람이 주말마다 택배로 보내오던 반찬(飯饌)이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제때에 받을 수 없게 되었다, 무엇보다 하루 삼시세끼 반찬 조달이 무엇보다 어려워져 하루하루를 보내는데 예상보다 어려움이 많아졌었다. 아무튼 코로나19 덕분에 하루 종일 집에 머물다보니 그동안 하루 ‘삼시세끼’ 를 챙겨 가족을 감지봉양(甘旨奉養)하여왔었던 우리네 할머님 어머님 아내들처럼 집안 살림을 맡아왔던 분들의 그 노고를 늦게나마 알게 되면서, 윗녘 그 사람이 보내오는 반찬을 먹을 때마다 다시 한 번 고마움과 그 정성을 느끼는 마음이다.

 

그는 살아오는 동안 아침식사를 남다르게 일찍 하는 오래된 습관을 평생 가지고 있는데, 이는 수십 년 동안 이른 새벽禮佛을 마치고 나면 으레 아침식사를 하기 때문이다, 오래 동안 독거에서 홀로 살다보니 습관화된 이른 식탁엔 주말마다 택배로 보내주는 굴국. 쇠고기무국. 미역국. 나물국. 갈비탕. 곰탕. 북엇국. 소.돼지 갈비찜이나 구이 등등 한 두 가지와, 젓갈. 갈치조림. 고등어. 문어. 낙지 등 해물에다 무말랭이. 시금치. 간장에 절인 깻잎에다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무생채. 양배추김치 등 모두가 그 사람이 정성들여 만들어 번갈아 가며 부쳐주는 반찬들이 오른다.

 

특히 아리게 맵지 않은 고추. 마늘 등은 南道의 순수한 토종들이라 입맛을 더욱 북돋아 주는데다가, 이따금 남도 해안에서 잡은 문어 낙지 꼴뚜기 등 해물은 더욱 입맛을 북돋아 주기에, 생각하기보다 그의 입을 즐겁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맛있는 많은 반찬이 올려 지는데,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그 행복마저 깨어져 서운하기가 그지없었던 기억이 지금도 잊지 못한다.

 

아무튼 그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 보다, 인생 황혼 무렵에 그래도 외롭게 늙어 가는 그의 곁에 머무르며 이해하여주고 벗이자 반려가 되어주는 그 사람이 있기에, 오늘 그가 살아 갈 수가 있다는 것은 행운이자 복이 아닐 수가 없기에 늘 ‘고마움’ 을 느끼며 살고 있는 게 지금의 그가 아닌가 하니, 그 사람에 대하여는 몰염치하게 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드니 더욱 그 사람이 그리웁고 보고 싶다.

 

어언 올해 마지막 달 닷샛날 오후 윗녘 의왕에서 택배로 맛있는 반찬 두 박스가 왔는데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코로나19 전염 때문에 근래 들어 한 달에 하번 오다 보니 양이 늘어났다지만 오늘은 특히 김장 김치에다 반찬의 종류도 다양하다보니 양이 많아 냉장고에 겨우 넣어놓고 나니, 챙기며 맛본 반찬 때문에 시장기에다 입맛이 돋아 서둘러 갈비탕에다 김장 김치로 저녁상 차렸다. 들었던 대로 홍시를 넣어 만든 전남식 홍시 넣은 김치가 너무 맛이 있어 밥 한 그릇을 비우고 보니 역시 그 사람의 음식 솜씨는 대단하였다.

 

그러다보니 윗녘 그 사람에 대한 ‘고마움’ 이 새삼 느끼다가 지난 2018년 5월 20일 쓴 글을 되새겨보며,

 

   ‘ 진수성찬 따로 없다네.

                      - 오유지족(吾唯知足)의 참된 의미를 알며 살고자 하나니.

 

           어제께 보내어 온 반찬들 아침 상위 차려놓고 보나니

           밥술도 뜨기 전에 입 안은 향기로운 침으로 가득하여,

 

           벌써 배부른 듯 하니 새삼스레 고마움이 앞을 가리어

           밥술이 입과 코를 구별 못하니 진수성찬 따로 없다네.

 

           이런 사랑 받는 나 저런 사랑 주는 너 吾唯知足삶이니

           우리네 인연, 너와 나 천연이라 둘이 오래살고 싶어라.’

 

라고 적어며, 그 사람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느끼는 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다행스럽고 행복한 것이다, 그리움이나 사랑은 가장 따뜻하고 가장 바람직한 인간관계이기에 그리움과 사랑은 불가분의 관계가 아닌가, 그리움이 있기에 사랑하는 것이고 사랑하기에 그리움이 있는 것이다, 그러한 관계를 맺고 지켜가고자 하는 마음 또한 작은 행복이며 지금의 너와 나, 우리가 아닌가 한다. 그러기에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인가는 사람들은 세월이 흐른 후에야 알게 되는 것이다.

 

어언 년말을 맞다보니 지나온 세월의 무상함을 가슴으로 느끼며 희수(喜壽)를 지나며 남은 생을 보람되게 보내리라 다짐하며 살아 왔는데, 세월의 흐름에 따라 살다보니 벌써 인생 황혼인가, 아니 노년이 되었는가 하고 자조할 때도 이따금 있으며, 이제 팔순을 바라보니 참으로 원망스러워 질 정도로 세월은 빠르고 무심히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이드니 그럴 때마다 세월의 무서움을 새삼스레 느끼며 후회하고 안타까움에 마음이 허전하며 공허할 때가 많아진다. 그럴 즈음 우연하게 오륙년 전 들으며 그 가사를 특히 좋아하는데,

 

     ‘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 저 높은 곳에 함께 가야 할 사람 그대뿐입니다 ’ 는,

 

노사연의 ‘바램’ 노래가사가 귓전을 스쳐 살포시 가슴으로 스며든다. 그래서 따라 부르며 음미하다보니 앞만 보며 지난 살아온 길에 대한 회한을 이야기하면서도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간절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으며, 살아가면서 알게도 모르게도 사랑의 기대감이나 희망적인 바람을 전하고 있다.

 

더욱이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 라고 애절하게 호소하는 것은 늙어 가는 것이 서럽고 아쉽다는 것이자, 또한 한 세상을 살아오면서 사랑이 무엇인가를 알고 이해하는데 많은 세월이 필요하고, 살면서 온갖 세파를 겪어야만 원숙한 노년향기가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으로 노년에 참사랑이 무엇인가를 알게 되는 것이라고 들려온다. 과연 인생이란 ‘ 사람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것인가 ’ 라고 되 뇌이며 筆을 놓고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