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문. 편지글.

세밑 斷想.

碧 珍(日德 靑竹) 2021. 12. 9. 13:52

세밑 斷想.

 

어느 듯 12월 세밑에 접어들면서 또 한 해가 저물어 간다. 매년 연말이 다가오면 사람들은 지난 한해를 돌아보면서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하며 저마다의 새해 계획을 세우거나 마음을 다진다. 그래서 다가오는 새해는 무슨 목표를 설정하여야 할까, 또 어떤 한 해를 보내게 될 것인가 하는 설레는 마음으로 다가올 한 해를 그려보면서 마음으로 나름대로 다짐한다. 아무튼 새해를 계획하는 것은 개인뿐 아니라 기업. 사회집단. 국가에게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올 소띠 신축년(辛丑年)도 세밑을 두고 있으니 몇 날 후면 호랑이띠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는다, 한해가 다가는 무렵을 우리는 섣달그믐이라 하며‘세밑’혹은‘연말(年末)’‘설밑’이라고도 한다. 이‘세(歲)’라는 말은 나이를 뜻하는 단위이기도 하지만 원래 한 해를 뜻하는 말로, 사물의 아래쪽을 뜻하는‘밑’을 붙여 한해의 가장 끝 무렵을 의미하는 말로 쓰인다.

 

살펴보면 대개 한 해의 마지막을 뜻하는 어휘는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구성되고 있는데, 저물 모(暮)자를 넣은‘세모(歲暮)’, 늦을 만(晩)자를 넣은‘세만(歲晩)’, 세 끝의 한자말인‘세말(歲末)’, 마칠 종(終)자를 넣은‘세종(歲終)’, 밑 저(底)자를 넣은‘세저(歲底)’등으로도 쓰이며, 다할 궁(窮)과 섣달 랍(臘)을 붙여‘궁랍(窮臘)’이라고도 하는데 이는‘섣달이 다하다’는 뜻으로 한 해의 마지막을 뜻한다. 일반적으로는‘연말(年末)’을 순우리말로는‘설밑’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세밑의 풍습은 대개 음력 설 절기에 따른다. 전통적으로는 새해를 맞이하기 전에 집의 안팎을 청소하며, 차례를 위한 음식 준비를 한다. 세밑의 마지막 날인 섣달 그믐 날을‘작은설’이라고도 하는데, 이날은 집안 어른이나 친지에게 묵은세배를 올리기도 하는 풍습이 전하여지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특히 다사다난 하였던 신축년도 벌써 세밑을 앞두고 있어 몇 날 후면 임인년 새해를 맞는다. 어느 누구든 세밑이 되면 한 장 남은 달력을 바라보는 마음은 그간 즐겁고 좋았던 일보다 아쉬움과 설렘으로 가득한 가운데 새삼 지나온 한해를 되돌아보는 게 사람이다. 그러면서 송구영신(送舊迎新) 새해를 맞으며 보다 더 좋은 일들만이 오기를 기대하며 새해를 맞이하는 게 또 사람의 마음이다.

 

세월을 두고 흔히들 말도탈도 많다지만 세월의 흐름을 두고 보내는 세월과 맞이하는 세월은 생생하고 산뜻하게 느껴지는 새 마음으로 맞으면 그 감회는 누구나 새로울 것이다. 돌아보니 세월은 쌓이는 연륜만큼 많은 사연을 남기기가 마련인 것이 사람의 삶이다. 아무튼 한해를 정리하는 세밑 이 시점에 겸손한 마음으로 새해맞이를 위해 경건한 마음을 가진다.

 

아침 TV를 켜니 6일부터 4주간 정부의‘코로나19 특별방역대책 후속 조치’시행으로 이날부터 사적모임 최대 인원 축소 등 다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식당과 술집 등 외부 모임에 제동이 걸리면서, 이에 소비자들은 송년회와 신년회 모임을 외출 대신 가정 등지에서 보다 안전하게 즐기는 홈 파티로 눈길을 돌리고 있어 각종 연말연시 모임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올 2021년 한해를 보내는 아쉬운 마음과 새해를 맞는 설렘임이 교차하는 세밑을 맞으며 코로나로 인하여 우리 모두들 힘들고 어려웠으나 새로운 한해는 코로나 확산에서 벗어나 빨리 일상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아무튼 오는 2022년은 용맹무쌍함을 상징하는 호랑이띠 임인년(壬寅年)을 두고 임(壬)은 물을 뜻하고 인(寅)은 습기를 빨아들인다고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국이 안정되지 않을까 기대를 가져봄도 좋을 것 같다는 마음이다.

 

돌아보니 올 신축년은 개인적으로는 의미 있는 한해이기도 하다. 우선 윗녘 그 사람의 보살핌으로 열두 달 내내 보내어준 건강한 반찬 덕분에 삼시세끼를 먹을 수 있어 건강하였고, 따라 나름대로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며 졸렬하고 보잘것없는 글이나마 열심히 쓸 수 있었으며, 또한 좋아하는 경주법주 막걸리도 즐겨 먹을 수 있어 나름대로 행복한 삶을 살아 왔다고 생각이 든다. 모두가 윗녘 그 사람 보살핌 때문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