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문. 편지글.

개(犬)가 사람보다 대우받는 개 같은 세상이 되어 가는가(2).

碧 珍(日德 靑竹) 2021. 10. 5. 21:31
개(犬)가 사람보다 대우받는 개 같은 세상이 되어 가는가(2).

-‘하늘 위아래 삶을 누리는 모든 生命은 尊貴하다, 그러기에 어떤 生命이 더 貴하다고 强要할 수는 없다.’그런데自己 生命은 貴하다면서 他의 生命도 尊貴하다는 것을 妄覺하고 사는 게 世上事이자 人間事이다. -

(1).
한국에서 개 식용(犬 食用)문제는 ‘동물권 보호’ vs ‘문화적 다양성’ 으로 대립하는 매우 예민한 주제 중 하나이다, 文재인 대통령의 ‘개 식용 검토’ 발언으로 다시 불붙은 개고기 식용 금지 논란에 대하여 ‘국가가 개인의 취향이나 식습관까지 규제할 권리는 없다’ 고 하겠다. 개는 인간과 가깝고 사랑스러운 동물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다른 사람이 개고기를 먹는 것이 불쾌할 수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지만’ 그러나 ‘나의 불쾌함을 이유로 국가에 타인을 강제해달라고 요구하는 건 시민으로서 자해행위’ 라고 하겠다.

또 伴侶犬(愛玩犬)을 기르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최근 개고기를 꺼리는 사람이 많아진 것은 분명하고, 그 결과가 바로 국내 개고기 시장의 자연스럽게 축소되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변동을 외면하면서 ‘다수가 원하니 국가가 개입하겠다’ 고 주장하는 건 populism이 아닌가 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고 부동산 지옥도가 여전한 상황에서 뜬금없이 개고기 식용문제 등판은, 특히 코로나로 여파로 죽을 지경인 이시기에 영세서민이나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는 별천지에 사는 사람들의 사치스러운 소리로 들리며 한가한 논의가 아닌가 한다. 文재인 대통령의 ‘개 식용 금지를 관계 부처에서 검토해 달라’ 는 지시에 관련 업자들이 반발하면서 오랜 논쟁거리였던 ‘보신탕 관습’ 의 향방이 주목되고 있으나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견된다.

개고기 판매 상인들은 ‘1년에 150만 마리 이상이 식용으로 판매될 정도로 시장이 형성돼 있는데 하루아침에 범법자가 되라는 말이냐’ 고 목소리를 높여 반발하고 있다. 지난 9월 28일 조환로 전국육견인연합회 사무총장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식용견을 기르는 국민은 무시해도 되는지 개탄스럽다’ 며 ‘오는 30일 구체적인 발표 내용을 보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할지 등 대책을 논의 중’ 이라고 밝혔다. 조 사무총장은 ‘전국 1500농가 등 이해당사자들과 상의조차 없었다는 점에서 화가 난다’ 고 말했다.

이런 판국에 irony하게도 최근 대선 유력주자들도 개 식용 금지를 동물보호 대표공약으로 정하면서 논의는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각자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 8월 30일 여권 대선 유력 주자인 李재명 경기지사는 개 식용 금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동물복지 공약을 발표하였고, 李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31일 반려동물 복지 관련 공약을 발표하면서 ‘대통령이 되면 1년 이내에 육견 사업을 금지하고 종사자의 전업을 지원하겠다’ 고 밝혔는데, 문재는 ‘지옥 같은 삶을 살다가 끝내 전기 도살로 목숨을 잃는 개 농장의 현실에 대한 이해도 없이, 개고기 식용 금지를 populism으로 몰아가는 것이야말로 개 식용 업계의 표를 얻어 보겠다 는 심산의 populism’ 이라 하겠다.

반면 尹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12일 당이 마련한 토크쇼에 나와 개 식용 문제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다른 사람의 선택과 관련한 문제라 제가 함부로 말하기는…’ 이라며 명확한 답변을 피하였듯이 개 식용 문제를 두고 각자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국회에서는 지난해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식용금지법(동물보호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아무튼 작금 보신탕집을 운영하는 상인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서울 을지로3가역 부근에서 보신탕집을 운영하는 金모씨는 ‘단골손님들은 요즘 먹을 데가 없다 보니 제발 그만두지 말아 달라고 사정을 한다’ 며, ‘개고기는 예약제로 판매하는데 업종을 바꾸면 단골손님도 잃고 새로 자리 잡기까지 타격이 클 것’ 이라고 털어놓았고, 서울 중구 북창동에서 10년 넘게 보신탕집을 운영해온 양모씨도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장사가 안 되는데 TV에서 개를 먹으면 나쁜 것처럼 말하니까 영업에 지장이 많다’ 고 말했다고 보도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아예 보신탕 메뉴를 없애는 집도 생겨나고 있다.

특히 호구지책으로 하는 보신탕 식당관계자는 ‘동물보호단체가 가게 앞에서 ‘개고기 식용 금지’ 시위를 하는 등 반대가 많아 팔지 않기로 했다’ 며 ‘이제는 개를 식용이 아니라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진 추세도 한몫했다’ 고 덧붙여 설명하고 있다.


(2). 보신탕(補身湯)의 유래.

‘보신탕(補身湯)’ 은 개(犬)고기를 사용하여해 끓이는 탕으로 한국 요리이며, 본래 이름은 ‘개장국’ 혹은 ‘단고기국’ 이다. 즉 ‘보신탕’ 은 개장국을 돌려 말하는 이름으로 이외에도 ‘영양탕’ ‘사철탕’ 등으로도 표기하며, 속된 말로 ‘멍멍탕’ 이라고도 부르며 오래된 노포(老舖)에서는 ‘구탕(狗湯)’ 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또 북한에서는 개고기를 ‘단고기’ 라고 부르며 외국 손님에게도 공식적으로 대접하고 지역 곳곳에 다양한 단고기 요리를 파는 식당들이 많다고 한다.

원래는 보신탕이 개고기로 만든 보신탕만을 의미하지 않고 삼계탕, 오리탕, 닭도리탕 등 몸보신 할 때 먹는 탕이라면 어디에든 이름을 붙여 썼었으며 그래서 보신탕집에 가면 개고기만 파는 것이 아니다.

예로부터 개는 인류와 함께 살아왔던 동물로서 더불어 사는 반려동물(伴侶動物)로 여겨져 왔지만 더불어 많은 민족에게 훌륭한 식재료이기도 하였었다. 개(犬)고기를 먹는 민족은 한국뿐만이 아니라 중국이나 마야의 기록에도 남아있는 등 상당히 많았던 것으로 보이며, 심지어 서구권인 프랑스도 1910년대에 찍힌 개고기집 사진이 있으며, 로알 아문센과 같은 극지 탐험가들도 필요하면 썰매견을 도살해 잡아먹었다. 사실 대부분의 농경문화에서는 개고기를 먹어왔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개(犬)고기는 조선시대의 평민들이 자주 먹던 고기였으며 어느 푸줏간에서나 개고기를 볼 수 있었으며, 조선의 왕 正祖도 보신탕을 즐겼으며 영의정이었던 金상철도 이를 찬성했다고 하니 서민들만의 전유물은 아니었던 셈이다. 한국에서도 먹는 문화로서만 존재하였던 것은 아니고 과거부터 여러 형태로 길러졌을 것이라 추측되는데, 이는 주로 식용견이나 부정적으로 쓰이는 구(狗)와 긍정적으로 쓰였던 견(犬)을 통해서도 알아볼 수 있다.

특히 임진왜란이나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 등 먹을 것이 극히 귀했을 때 개고기를 많이 먹었으며, 게다가 여름처럼 더워서 체력소모가 많은 계절에는 쉽게 구할 수 있는 훌륭한 단백질원이 필요하였는데, 소(牛)는 농사일에 필요하였고, 돼지는 잔칫날에나 잡는 귀한 동물이다 보니, 특히 서민들이 고기로 먹을 수 있는 만만한 것은 개나 닭이었다. 특히 탕으로 먹는 대표적인 것이 개였기 때문에 개장, 혹은 개장국은 곧 탕을 대신할 정도로 흔하게 쓰였다. 그래서 보신탕은 한국의 여름철 보양 음식 중 하나가 되었으며 특히 복날에는 삼계탕과 더불어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음식이기도 하다.

개(犬)고기는 의외로 天主敎에서 잔치음식 등으로 먹었는데, 이는 조선시대 박해 받으며 순교자가 속출할 때 숨어 사는 공동체들이 영양식으로 먹었던 것이 유래라고 하며 지리적 인연도 있다. 즉 조선에서 개장국을 최초로 장에서 판 것이 1770년 충남 서천군 판교면의 백중장인데, 공교롭게도 30여년 뒤부터 판교면 금덕리 산막굴 ‘띠안말’ ‘작은재’ 등에 천주교 은거 공동체가 형성되기 시작했었다. 지금도 가톨릭 신학교에서는 시험기간이 되면 신학생들의 기를 보하고자 개장을 먹이는 전통이 남아 있으며, 조선의 개고기 식문화가 서양에 알려진 계기가 된 것은 천주교 때문이라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