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문. 편지글.

우리는, 우리는(2).

碧 珍(日德 靑竹) 2021. 4. 30. 11:43

우리는, 우리는(2).

 

 

아침예불을 올리는 내내 ‘인연(因緣)’ 이란 하고 생각하다 참된 ‘나의 인연’ 은 누구인가, 그간 어떻게 살아 왔는가 생각에 잠겨보기도 한다, 되돌아보니 혼자만 생각은 아닐 것이라 하지만 그는 부처님의 가피를 입어 참으로 좋은 인연을 만났다는 생각이었다, 아니 늦게나마 만난 ‘늦깎이 인연’ 인데도 마음이 한 결 같이 곱고 이해심이 깊고 사리에 밝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 마음속 인연을 만났다는 생각이 스며들었다.

 

그러기에 우리, ‘너와 나’ 인연은 마음에 부담이 없어 평온하고 아늑함을 느끼기에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 사람을 생각하고 그리워하며 떨어져 살고 있어도 수인사대천명(修人事待天命)하는 마음으로 살며, 늘 그 사람의 따사한 체온 속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다가도 혼자 얼굴을 붉히기도 한다, 이것이 참 인연으로 만나 함께하는 참 행복이고 참 사랑이라 아닌가 한다.

 

사람은 참 인연으로 만나 함께하는 참 마음이 참 사랑이다, 사랑이란 둥글지도 모지도 색체도 없으나, 무한한 사람다운 향기를 내며 따사한 정감을 주기도 한다, 그러기에 어떠한 조건도 없이 주고도 더 주고 싶은 것이 사랑이라 하는 말이 이즈음 이해가 되는 것이다.

 

사람은 왜 사는 걸까, 아니 왜 사람은 사랑이란 것을 하는 것 일까 하고 젊을 때처럼 이 생각 저 생각에 사로잡히면서 고희를 넘긴 나이에도 젊어지는 마음이다. 더워도 추워도 사람이 살아가는 세월이란 여정의 시계는 계절의 순환처럼 자연의 섭리대로 인생이란 시계바늘은 멈출 줄 모르고 돌아가고 있는 게 인간사요 세상사다. 세월이란 봄이 가면 여름이,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고가면 겨울이고 또 봄이 온다, 그렇게 한해가 가고 그러면서 마음 다하여 기다리는 가슴으로 살아가는 게 사람이고 사람의 삶이며 그 삶 속에서 사람은 사랑을 하고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오늘날 이 혼돈의 시대를 사는 우리는 ‘정(情)과 사랑(愛)과 참(진실) 만남’ 으로 사는 삶을 살아 갈 수가 있을까, 情은 삶에서 그 무엇보다도 ‘진실하고 순수한 삶의 향기’ 이기에 우리가 바라는 삶은 진실 되고 순수한 정과 사랑과 진실한 만남이 그리운 삶이 오늘날 우리가 바라는 삶이 아닌가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情)’ 이란 무엇인가. 사람들은 情이 무엇이며 사랑이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미워하지만 情 때문에 산다’ 라는 말이 있듯이 情이 사랑보다 더 무서운 것이라고 들 한다. 그러기에 情과 사랑을 받아본 사람으로부터 情을 나누고 사랑한다는 말이 생겨났다고 하겠다, 사람의 삶에서 사람의 선택과 결정의 대부분이 정(情)과 사랑(愛)을 바탕으로 만남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정과 사랑은 인간의 삶과 행태에 영향을 주는 제일 중요한 요소이다.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니 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고 어려움을 함께 할 때 더 쌓이고 정 때문에 미웠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으나, 사랑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고 사랑 때문에 서로를 미워할 수도 있다. 또한 정은 돌아서도 다시 너와나, 우리가 될 수 있으나, 사랑은 돌아서면 남남이 된다, 사랑이 깊어지면 언제 끝이 보일지 몰라 불안하여 하지만, 정이 길어지면 마음대로 뗄 수 없기에 정어 더 무섭다고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관례적으로 ‘情을 주고 받는다’ 고 하는 말은 뜻이 깊은 말로, 따라서 애틋하다고 표현된 그리움이나 간절하다고 말할 따름 등 마음의 움직임을 포함하는 소망 열정 욕망 등이 사랑이라고 생각되어 왔기에, ‘마음을 준다’ 또는 ‘마음을 바친다’ 라는 말로, 또는 ‘情을 준다’ 등의 말로 사랑이라는 행위를 표현하여 온 것은 자못 뜻 깊은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그 자신만이 그리운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스럽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인지 스스로는 모른다, 날이 가고 달이 가고 세월이 흘러 먼 훗날이 되어도 가슴 속 깊이 새겨져 있고 아름답게 남아 있는 것이 그리움이고 사랑이기에 얼마나 고귀한 것인지 세월이 흐른 후에야 알게 되는 것이 사람이다.

 

그러기에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늘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활력소이며 세월이 흘러가는 것도 늙어가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로 가슴에 와 닿는 것이다, 그리움이나 사랑은 가장 따뜻하고 가장 바람직한 인간관계이다. 가슴을 가진 사람 그리고 영성을 갖춘 사람이 서로 마음을 주고받고 만나며 사귐을 갖는 것이고, 그것들을 이어가고자 하는 마음이 곧 그리움이며 사랑이다. 그리움이 있기에 사랑하는 것이고 사랑하기에 그리움이 있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그리움도 사랑도 없다면 삶이 외롭고 쓸쓸하여 사막처럼 척박하여 얼마나 불행한 삶이라 하겠는가.

 

우리 사람이 세상을 홀로 산다는 것은 너무도 외롭고 불행한 삶이기에 문득 그리운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거든 주저 말고 함께 살도록 마음 다하는 것이 옳은 삶을 살아가는 길이다. 어찌 생각하면 세상을 혼자 사는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어리석고 자신을 학대하는 삶이기에 아집이자 분별력이나 지혜가 없는 오만인 것이 아닌가 한다.

 

그리운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거든 그리워 할 수 있을 때 그리워하여야 하고,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여야 하고, 불러 보고 싶을 때 가슴이 목이 다하도록 불러보아야 한다는 것은, 먼 훗날 회한(悔恨)과 불행한 삶의 언저리에 남아 있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