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문. 편지글.

老年은 바램 속 조금씩 익어가는 것이랍니다.

碧 珍(日德 靑竹) 2020. 6. 13. 06:56

老年은 바램 속 조금씩 익어가는 것이랍니다.

   

                   

                              

 

                                                    

 

그저께 저녁 이.TV 다이얼을 돌리다가 TV 조선에서 우연하게 Mr.Trott Audition programs에서 1등을 차지한 트로트 가수인 임영웅의 revival로 또다시 인기에 불을 붙인 노사연의 히트 곡 바램을 듣다보니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어 마음에 와 닿기에 가사를 음미하여보니, 마치 한평생을 가족을 위하여 희생하였던 부모세대 세월의 무게감과 외로움을 위로하는 노랫말이 애잔한 선율에 실려 귓전을 두드리니 그도 모르게 감동으로 가슴을 찡하게 한다.

 

그래서 따라 불러보니 이 노래의 전반에는 앞만 보며 지난 살아온 길에 대한 회한(悔恨)을 이야기하면서도, 후반에서 큰 것도 아니고 아주 작은 한마디 지친 나를 안아 주면서 / 사랑 한다 정말 사랑한다는 그 말을 해 준다면 / 나는 사막을 걷는다 해도 꽃길이라 생각 할 겁니다라며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간절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으며, 이어 후렴구에서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 저 높은 곳에 함께 가야 할 사람 그대 뿐입니다라고 한 끝부분은 사랑이 기대감이나 희망적인 바램을 전하고 있기에, 사람은 살아가면서 알게도 모르게도 바램이란 희망적인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라 하겠다.

 

특히 후렴구에서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라고 애절하게 호소하는 것은 늙는다는 것이 서럽고 아쉽다는 암시이자, 또한 한 세상을 살아오면서 사랑이 무엇인가를 알고 이해하는데 많은 세월이 필요하고 살아가면서 온갖 세파를 겪어야 원숙한 사람이 되어 참사랑이 무엇인가를 알게 되는 것이라고 하는 말로 들린다

 

우리 사람은 가슴에 바램을 품고 인생이란 먼 길을 떠나는 영원한 나그네이다 사람은 언제 떠나는지 서로 몰라도 가다보면 서로 만나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애절한 사연을 서로 나누다 갈래 길 만나면 어차피 헤어지고, 더 사랑하여 줄 걸 후회할 것인데 왜 그리 못난 자존심으로 용서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비판하고 미워하였는지를 뒤늦게나마 후회하며 살아가는 나그네 인생이다.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누구나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지나온 날을 그리워하게 되며, 그 사실이 더욱 확연하여 지면서 다시 돌아오지 않는 지나온 세월을 되돌아보며 나름대로 남은 살날(餘生)을 그려보는 게 인생이다, 그러기에 대개의 사람은 늙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다면 하는 바램으로 사는데 누구나 그 자체가 그저 꿈일 수밖에 없다는 것은 알면서도, 사람은 늙어가면서 죽음을 향하여 때로는 서둘거나 서서히 죽음에 다가서는 시간을 망각한 채 살아가는 게 사람이고 또한 老年人生이다.

 

어는 분이 쓴 글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세월(歲月)을 두고,

 

세월아 세월아 야속한 세월아, 이제 따라가기도 힘이 드는구나, 우리 좀 쉬엄쉬엄 갈 터이니, 우린 두고 너만 가거라.

미워할 수도 뿌리칠 수도 없는 세월아!, 한평생 너 따라 숨 가쁘게 달려오며, 미운 정 고운 정 뒤섞인 너와 우리, 이젠 우리 두고 너만 가거라.

우리 이 모습 이대로 살아온 세상, 뒤돌아보며, 너털웃음 깔깔대며 여기 머물러, 오래오래 살고 싶구나!, 이젠 우린 두고 너만 가거라.’

 

라고 흘러가는 세월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노래한 이 글을 읽다보면, 그 스스로도 나이가 들수록 아름다운 일생을 살고 싶다는, 늙을수록 더 아름답게 생을 마감하고 싶은, 古木이 될수록 더 아름다운 꽃을 피우듯 살아가고 싶은, 오래 묵은 향나무의 향기가 더 진하듯 나이 들어도 인생의 향기를 잃지 않고 살아가다 생을 마감하는 그 순간 뒷모습까지 아름답게 살다가 흙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즉 바램으로 사는 것이 우리 인생인가 한다.

  

사람에게 참다운 인생을 살고 싶고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보다 어려운 바램이다, 그러기에 내려놓거나 내다버리는 삶을 살아야 그 맛볼 수 있다고 한다, 인생노년 70이 넘어가면 세월이 바람 가듯 구름 흘러가듯 지난 온 세월 속 기쁠 때 함께 웃어주고 슬플 때 함께 슬픔을 나누며, 늘 보이지 않은 힘이 되고 사랑으로 보듬어 주는 사람이 있었으며 하는 바램으로 살아가다보면 언젠가는 행복을 누리며 오래 살고 싶어지게 된다. 그러나 인생이란 결국 혼자서 가는 길이므로 노년에 자투리 세월을 보람 있게 사는 것만이 행복한 노년인생이 아닌가 한다.

 

우리 사람은 누구나 막론하고 가슴 속에 늘 그리운 사람을 고이 간직하면서 보고 싶을 때마다 마음으로나마 살며시 꺼내어 혼자만이 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램으로 살아가면 그게 행복한 삶이며 참 맛을 아는 삶이 아닌가 한다, 그러기에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자신을 내려놓거나(放下着) 비우는 삶(布施)으로 그 무언가의 바램과 기다림 속에서 오는 삶이 행복인 것이다. 그러기에 사람은 태어나 삶과 죽음을 받아들이는 진솔한 마음으로 삶의 즐거움과 보람을 찾는다면 인생을 관조하는 여유로움을 보일 수도 있고, 그것이 아름다운 老年의 자투리 세월을 보램있게 잘 보내는 삶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