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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끝없이 풀어도, 기업은 아우성인데.

碧 珍(日德 靑竹) 2008. 12. 31. 13:36


      자금 끝없이 풀어도, 기업은 아우성인데.

     


                     - 자금의 역류는 왜 일어나나 -



    10월 금융기관의 대출 평균 금리는 7.79%이므로 은행이 가계나 기업에 돈을 빌려주면 연 8%에 육박하는 수익을 거둘 수 있는데도, 3%의 금리만 주는 韓銀에 단기로 계속 자금을 예치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은행들이 단기자금은 넘치지만 기업대출에 운용할 장기자금 여력은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즉 韓銀은 단기 유동성을 풍부하게 공급하면서 은행이 이 자금을 기업대출 등 장기로 돌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이러한 현 실상이 다른 것은 연말 결산을 앞두고 잇는 은행의 내부 사정에도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은행의 자산 건전성을 보여주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9월 말 10%대로 떨어졌는데, 금융 감독당국은 이 비율을 12%대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Lehman Brothers 사태 이후 19일 韓銀에 따르면 韓銀이 환매조건부채권(RP) 매각을 통하여 은행권으로부터 흡수한 초과 유동성 규모는, 11월 11조5000억 원이었으나 12월 달 들어서는 1∼19일 중 13조 원이나 되었다고 하는 것은, 그간 韓銀이 시중에 푼 막대한 자금이 기업으로 흐르지 않고 韓銀으로 역류하고 있는데, 18일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41조 원 규모의 단기 자금이 韓銀으로 되돌아와 이 가운데 13조 원을 韓銀이 회수하였다고 한다.


    韓銀이 초과 흡수한 단기 유동성 규모는 7월 4조8000억 원에서 8월 8조2000억 원으로 늘었다가, 미국 Lehman Brothers 사태 이후인 9월 7조 원. 10월 5조2000억 원으로 줄었으나 11월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즉 韓銀은 지난 9월 15일 Lehman Brothers 사태 이후 RP 매입 등을 통하여 시중에 공급한 자금은 총 19조5000억 원대에 달하며, 이런 큰 자금이 풀리면서 은행의 단기 여유자금이 많아졌지만 기업의 실적 악화와 구조조정 지연으로, 자금을 빌려줄 정도의 안전한 기업을 가려내지 못한 은행들이 다시 中央銀行에 자금을 예치하고 있는 모양새가 되었다.



    그래서 韓銀이 자금을 공급하는 量的 완화를 거듭하여도 신속한 기업 구조조정과 신용보증기금 등의 보증 규모 확대 같은 質的 조치 없이는 자금이  은행권을 맴도는 결과인 자금경화 현상만 지속될 것이라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예견이고 분석이다.


    문제는 기업은 자금 가뭄에 시달리고 있지만 은행권에는 여유 자금이 넘치고 있고, 韓銀이 자금을 무한정 공급하여도 자금이 은행권 밖으로 흘러넘치지 않고 韓銀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라, 국내 금융시장이 자금이 부족한 상태가 아니라 자금이 은행에서 실물경제로 제대로 흐르지 않는 자금경화치료를 위하여 보다 강도 높은 대책이 시급하다는 뜻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韓銀은 RP 거래를 통하여 시중의 단기 유동성을 조절하고 있는데, 시장에 자금이 부족하면 은행이 가진 국채 등을 일정 기간 매입하여 주어서 자금을  市中에 풀고 즉 RP 매입하고, 市中에 자금이 남으면 RP를 팔아 다시 흡수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그러기에 韓銀의 초과 유동성 흡수 규모가 커졌다는 것은 은행권의 단기 여유자금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며, 공급된 자금이 은행권 안에서 맴돌다 다시 돌아오는 것을 의미하기에, 연말 결산을 앞두고 있는 은행들이 단기로 자금을 운용하므로 기업과 가계 등에 자금을 충분히 공급하지 않는 것으로 예단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단기 유동성 공급이 본격화한 11월 들어 韓銀으로 되돌아오는 은행권 자금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은행이 장기로 기업 대출에 이용하라는 뜻으로 자금을 풍부하게 공급하는데 넘치는 돈이 되돌아오고 있다 것이다. 현재 韓銀은 되돌아오는 자금 중 시장 안정을 위하여 최소한만 흡수하고 나머지는 시중으로 되돌려 보내는 강수를 하고 있기에, 韓銀은 18일 7일물 RP 매각 입찰에서 은행권이 낸 응찰 금액 41조2700억 원의 3분의 1 정도인 13조 원만 흡수하고 나머지는 되 돌려보냈으며, 지난 11일에도 10조4000억 원의 입찰액 중 절반인 5조 원만 받았다고 한다.


    또 한편으로 기업들의 부도 위험이 커진 상황에서 은행들이 위험가중 자산인 기업 대출을 늘리기는 그리 쉽지 않는 현실이며, 또한 대기업들이 감산과 조업 중단을 시작하면서 중소기업의 시설과 운전자금 수요는 줄고, 경기가 나아질 때까지 버티기 위한 생존자금 수요가 늘고 있기에, 일시적으로 유동성 부족을 겪는 回生 가능한 기업인가를 가려내기가 그리 쉽지 않기에 기업 생존을 위한 자금을 공급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은행권의 자금 역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있다.


    그래서 市中의 자금경화를 해소하려면 먼저 은행의 자기자본 확충을 통하여  자금중개(유동성)기능을 강화하여야 하기에, 정부가 20조 원 규모의 은행권 자본확충 fund를 추진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 것이다. 그래서 은행이 BIS 비율 하락 걱정을 하지 않고 자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보증 여력을 11조 7000억 원 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즉 내년 실물경제 침체로 기업 도산이 늘어날 수 있기에, 신.기보 기금을 10조 원 늘려서 신용보증 여력을 100조 원 규모로 확대하면서, 은행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하여 보증비율은 90∼95%로 유지하여야 할 것이고, 또한 기업신용 보강에 따르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은행의 자금중개 기능을 되살리려면 무엇보다도 부실기업을 가려 솎아내는 玉石가리기를 더 강화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은행의 BIS 비율을 높이고 기업의 옥석을 가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서, 통화량을 적극 공급하면 자금이 회전할 수 있을 것이며, 부실기업 정리는 기업 정보를 가장 잘 아는 금융권이 전면에 나서야 하겠으며, 더불어 韓銀이 기업어음(CP) 매입 등을 통하여 직접 공급라인을 만들어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방안도 한 방법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