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시사.

2008년, 올해의 사자성어 護疾忌醫(호질기의).

碧 珍(日德 靑竹) 2008. 12. 23. 07:04

2008년, 올해의 사자성어 護疾忌醫(호질기의).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해마다 교수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여 사자성어를 선정해 왔었다.


교수신문은 설문조사를 위해 경북대 姜민구 교수(한문학). 호서대 金교빈 교수(동양철학). 한국교원대 金왕규 교수(한문교육). 강원대 金풍기 교수(고전비평). 영산대 裵병삼 교수(한국정치사상). 성균관대 安대회 교수(한문학). 고려대 尹재민 교수(한문학). 서울대 李종묵 교수(한시) 등 8명으로부터 사자성어 1∼4개씩을 추천받아 이중 5개를 추려 설문조사를 벌였는데, 즉 교수신문은 8∼16일 교수신문 필진과 주요 일간지 칼럼니스트, 주요 학회장, 교수협의회 회장 등 1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올해의 사자성어로 護疾忌醫(호질기의)가, 2008년 한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護疾忌醫가 선정되어 뽑혔다고 22일 밝혔다.


그러기에 護疾忌醫는 병이 있는데도 의사한테 보여 치료받기를 꺼린다는 뜻으로, 과실이 있으면서도 남에게 충고받기를 싫어함을 비유하는 말로 사용된다.


護疾忌醫는 중국 北宋시대 당대(唐代)의 경전 주석의 경향에서 벗어나 불교와 도교의 이치를 응용한 유교 철학을 창시한 유학자 염계(濂溪) 주돈이(周敦頥)는, 통서(通書)에서 남의 충고를 귀담아 듣지 않는 세태를 비판하면서 요즘 사람들은 잘못이 있어도 다른 사람들이 바로 잡아 주는 것을 기뻐하지 않는다. 이는 마치 병을 감싸 안아 숨기면서 의원을 기피하여 자신의 몸을 망치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 데서 비롯되었다.


護疾忌醫를 추천한 金풍기 교수는 정치와 경제적으로 참 어려운 한해를 보내면서, 정치권은 국민들의 비판과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부족했다며, 護疾忌醫는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얼른 귀를 열고 국민과 전문가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기에 응답자들은 미국산 쇠고기 파문. 촛불시위. 미국발 금융위기를 처리하는 정부의 대응 방식을 護疾忌醫에 빗대어 비판했다고 교수신문 측은 전했다. 한편 護疾忌醫의 외에, 흙이 붕괴되고 기와가 깨지는 것처럼 사물이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철저하게 궤멸되는 상태를 표현하는 土崩瓦解(토붕와해)와 일을 서두르면 도리어 이루지 못한다는 欲速不達(욕속부달) 및 나뭇잎 하나로 눈을 가리는 것처럼 자질구레하고 단편적인 현상에 가려 사물의 전모나 근본적인 문제를 깨닫지 못하는 경우를 말하는 一葉障目(일엽장목). 눈 위에 서리가 덮인 것처럼 어려운 일이 연거푸 일어남 표현하는 雪上加霜(설상가상) 등이 올해의 사자성어 후보로 꼽혔다고 한다.


2007년 한국사회를 가장 잘 반영하는 사자성어로,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인다는 뜻인 자기기인(自欺欺人)이 선정됐다. 즉 이 自欺欺人은 주자의 어록을 집대성한 주자어류(朱子語類) 등에 등장하는 이 말로, 자신도 믿지 않는 말이나 행동으로 남까지 속이는 사람 또는 도덕불감증 세태를 풍자하거나 망언을 경계하는 의미로 널리 쓰이는 말이며, 교수들은 올해 사회 저명인사들의 학력위조 및 논문 표절, 유력 정치인들과 대기업의 도덕불감증 등이 1년 내내 한국사회를 뒤흔들었다고 지적하면서, 의혹의 장본인이 오히려 큰소리치는 현실 속에서 거짓과 진실의 경계가 흐려져 自欺欺人이 들어맞는 상황이 끊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2006년에는 한국의 사회상을 정리하는 사자성어를 교수신문은“밀운불우(密雲不雨)”를  선정했었다. 즉 密雲不雨는 주역“소과괘(小過卦)의 괘사(卦辭)”에 나오는 말로, 여건은 성숙 되었으나 아무 일도 성사되지 않는 답답한 상황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짙은 구름은 가득 끼었으나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국민의 답답한 심정과 불만이 폭발할 것 같은 상황을 설명할 때 주로 쓰이는 사자성어이다.


2005년에는 주역에 나오는“상화하택(上火下澤)”으로 위에는 물, 아래는 못’이라는 뜻으로, 올라가려는 성향의 불이 위쪽에 있고 아래로 처지는 성향의 물이 아래쪽에 있어 서로 이반하고 분열하는 현상을 나타내는 뜻으로, 지도자와 위정자들이 국민들과 함께 어울리지 못하고, 제 갈 길을 가는 상황으로 국민전체를 분열하게 한다는 말이다.


교수신문이 뽑은 사자성어로, 2001년에는 오리무중(五里霧中), 2002년은 이합집산(離合集散)이며, 참여 정부가 시작하는 원년인 2003년에는 우왕좌왕(右往左往)으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왔다 갔다 한다는 뜻으로 위정자와 정부에 대한 그들의 행위 미숙하다는 표현이었고, 2004년은 당동벌이(黨同伐異)로 다른 집단은 무조건 배격한다는 뜻으로 국가사회에서 이념과 믿음방식이 다르다고 화합하지 못하는 위정자와 그들의 정치행보를 꼬집는 표현이다.


오늘날 우리의 현실은 나라 안에선 위정자들이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이전투구(泥田鬪狗)로 정치적으로 불안감이 팽배하고, 여 저기 문 닫는 생산 공장. 젊은 세대의 실업증가. 집값폭등. 물가고 상승. 환율하락. 성장률 저하. 금리인상. 가계부체 증가. 노사분규 등등으로 삶에 대한 경제적위기감. 불안감과  북핵문제로 인한 군사적 위험과 불안. 미군철군문제. 작전통제권 조기이양 등으로 군사적위기와  불안감이 동시에 만연되고 있다.


밖으로는 변화하는 세계정세. 북핵문제로 인한 對美 對日관계 악화. 무역수지적자 등 모든 문제의 파고(波高)가, 즉 국민생존권을 위협하는 전대미문의 위험한 波高가 우리를 덮칠 듯 주위를 넘실거리고 있는 현실에다, 대선의 소용돌이로 지센 올 한해였다고 우리국민들은 생각한다.


이러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군사적으로 위기감과 불안감이 만연하는 한국사회에서 위정자. 정부는 실정으로 인한 위기상황을 자기들 탓 아니고, 오르지 국민들 탓. 언론 탓. 야당 탓. 가진 자 탓. 미국 탓 등으로 돌리고,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는 방법과 그 방법을 찾으려고 정신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모두다 네 탓(남의 탓)으로 돌리며, 실정이나 잘못된 일에  진솔하게 사과하며 반성하는 사람. 책임질 사람이 없는 현실정치에 국민들이 느끼고 가지는 마음은 어떠할까,

 

즉, 믿을 수 없는 위정자와 신뢰할 수 없는 정부만이 가슴속 가득한 국민으로 언제까지나 살아야 하는가, 오는 해에는 우리 모두가 삶의 질이 나아지고 국운이 융성하여 삼천리강토에 웃음이 가득하기를 부처님께 빌어 보아야 하겠다.       碧   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