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시사.

불황과 디플레이션(deflation), 왜? 늘 동반하는가.

碧 珍(日德 靑竹) 2008. 12. 22. 15:59

     

    불황과 디플레이션(deflation), 왜? 늘 동반하는가.

     



    근래 들어 세계 경제의 흐름은 여름날 하늘처럼 언제 태풍이 불어 닥칠지  예측하기가 어렵고 변덕스러운데, 몇 달 전까지 global inflation을 걱정하였던 세계 경제가 정반대의 공포로 우려들 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이,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물가의 하락을 의미하는 경제 용어인 deflation 이란·key word 이다.


    즉 경제 전문가들이 global inflation을 최근 본격적으로 염려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일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1.0% 급락하였다는 발표가 계기가 되었으며, 월간 하락률로는 1947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대치였다고 하며, 10년 장기 불황을 경험한 이웃 일본은 다시 deflation으로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며, 또 다른 나라들도 물가 상승률이 크게 꺾이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주요국가의 물가가 떨어지는 주된 원인이 7월 초 이후 원유 가격이 60% 이상 떨어지는 등, 원자재와 농산물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기에 이기에, 최근 물가의 하락이 이상 현상으로 급등하였던 유가가 정상을 찾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광범위하고 지속적으로 오는 deflation은 아니라고 일부 전문가들이 말들은 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가격 변동이 심한 석유 등 에너지 가격과 식품 가격을 뺀 core inflation(근원 인플레이션) 역시 미국이 10월 들어 1981년 이후 처음으로 -0.1%로 하락세를 보인 점을 들어 물가 하락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그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누리엘 루비니(Rou bini) 뉴욕大 교수는 지난 21일과 25일 자신이 운영하는 금융정보 사이트 RGE모니터에 잇따라 실은 기고를 통하여, 지금 미국과 세계 경제 앞에 놓인 가장 큰 위험은 stag-deflation(스태그-디플레이션)으로, 즉 Stagnation(recession.경기 침체 )와 deflation의 치명적인 조합이라고 말하였는데, 그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liquidity trap(유동성함정)에  미국이 빠져 금융정책의 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고든 브라운(Brown) 영국 총리도 지난해와 지난 몇 달 동안 세계 경제의 문제는 inflation 그리고 이와 결합된 신용 경색이었지만,내년의 문제는 deflation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데 deflation이란 흔히 불경기와 함께 오는데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며, 문제는 1930년대 이후 최악이라는 global 경기 침체가 전망되는 가운데 디프레이션(deflation)이 동반하여 오는 것으로 우려가 이중으로 겹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불경기와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 deflation이, global 경제하에서  맞을 가능성은 얼마나 높을까?

    그런데 각국 중앙은행과 국제기구들의 전망을 종합하여 보면 그 가능성이 전보다 높아지긴 하였지만 그리 크지는 않다는 것으로 요약되는데, 즉 내년에 미국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 수는 있겠지만, 마이너스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으며, IMF 올리비에 블랜차드 수석 Economist는 현재 미국에서 deflation이 발생할 확률은 5% 미만이라고 말하지만 국가별로 상황이 다르다.


    그런데 교수는 최근 global 경제가 deflation으로 향하여가는 그 징후로 4가지를 꼽고 있는데, 그 첫째로 미국의 경기 경착륙 여파로 주택. 내구 소비재. 자동차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으로, 이에 따라 기업들은 가격 주도권(pricing power)을 잃게 되고 재고를 처분하기 위하여할인 판매에 나서고 있다는 것과, 둘째로 경기 불황으로 실업이 늘어나면서 명목 임금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것 및 셋째로 미국의 경기 불황이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inflation 압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며, 넷째로 세계 경기 불황 여파로 원자재(commodity) 가격 하락이 장기화되고 있으며, 특히 원자재 공급은 가격에 비탄력적이므로 가격 하락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 연준 고위층을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이 현 상황을 deflation으로 보는 견해를 반박하고 있으며, 최근 물가 하락은 7월에 peak를 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의 파도가 물러가는 과정일 뿐이라면서도, 1930년대 대공황기와 달리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금리를 낮추고 시장에 돈을 풀고 있는 점도 deflation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있으며, 지난 26일 중국은 기준 금리를 11년 만의 최대 폭인 1.08%포인트 인하 하였었다.


    세계적인 경제 분석가이자 투자자인 마크 파버(Faber)를 비롯한 몇몇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이 구제 금융과 경기 부양책을 통하여 막대한 유동성을 시장에 풀고 있는 점을 근거하여 deflation 보다 inflation과 자산 가격 반등이 다시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하나, 그러나 Rou bini 교수는 현재 시중에 조(兆)단위의 달러가 풀리고 있지만, 이는 금융 위기와 투자자들의 panic(공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어서 inflation 압력이 적다고 분석하면서, panic이 진정되고 현금에 대한 과도한 수요가 수그러들면 중앙은행들이 이런 과잉 유동성을 다시 거두어들일 수 있다고 그는 예견하고 있다.


    그래도 문제는 자기실현적 예언(self fulfilling prophecy)으로 deflation의 실제 위협 요인이 어느 정도인가에 관계없이, 사람들이 심리적으로도 내면적으로 deflation을 기대하는 자체가 deflation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으로, 그 몇 가지 징후를 금융시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첫째로 inflation 기대 심리를 나타내는 미국 5년 만기 일반 국채와 물가 연동 국채의 수익률 격차가 빠른 속도로 축소되어서 10월부터 0%를 밑돌기 시작하여, 금융시장의 inflation 기대가 deflation 기대로 변화하였음을 의미하고 있으며, 둘째로 inflation 시기에 자산 가치를 방어하는 대표적 수단인 金 값이 최근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deflation 가능성은?, 즉 한국의 경우도 예외 없이 8월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0.2% 하락한 데 이어, 9월에 0.1% 상승하였지만 10월에 다시 0.1% 떨어지므로 상반기에 매월 0.4~0.9%씩 오르던 데 비하면 하강 추세가 뚜렷하나, 또한 내년 성장률이 1%대로 마이너스가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올 정도로 경기의 급격한 위축이 우려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deflation 상황으로는 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것은, 무엇보다도 환율이라는 cushion이 있기에, 내년 경기 침체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수입 의존도가 높아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물가상승률이 크게 낮아지기 어렵다고 예측되고 있다.


    그러기에 무엇보다 deflation을 걱정할 정도로 global 경기 침체가 갈수록 더욱 분명하고 무거운 무게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 중요하기에, 당장 지금 deflation 논란은 무의미할지도 모르나, deflation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현 우리 경제 상황이 전혀 안심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인 것은, 또한 deflation  가능성은 무어라 해도 경기 침체에서 비롯되는 것이기에 deflation에 동의하든 안 하든 현 경제상황에 대하여 할 수 있는 처방은 비슷할 수밖에 없으며, 무엇보다 global 금융시스템의 기능 마비와 시장 신뢰의 상실에서 비롯된 비상한 위기이기에 이에 상응하는 비상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Rou bini 교수는 지금까지보다 더 미치고(crazier) 또 정통이 아닌(heterodox) 정책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생각하기에 금융정책의 효과는 liquidity trap(유동성 함정)상황에서는 금융정책의 효과가 떨어지므로 확장적인 재정정책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에,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실제로 많은 나라들이 경기 위축에 대응하여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이미 발표했거나 자구책을 마련 중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Ps; 중요 용어 해설.


    * deflation, recession, inflation. repression.

      디플레이션(deflation)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반대 개념으로 재화와 서비스 가격이 광범위하고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말한다.


      deflation(디플레이션)이 가격에 관한 용어라면, recession(리세션)deflation 은 경기에 관한 용어이다.

      recession(리세션)은 경기가 몇 달 이상 동안 전반적으로 상당히 위축되는 상황을 의미하며, 미국에서는 보통 GDP 성장률이 2분기 이상 마이너스 를 기록 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depression(인프레션)은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경기 하강을 의미하며,

     recession보다 심각한 상황을 일컫는다. 가장 유명한 디프레션은 1930년대 미국의 Great Depression(대공황)이었으며, 또 inflation은 deflation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repression(리프레션)은 대공황까지는 아니지만 일시적인 경기(景氣) 후퇴보다는 정도가 심한 정체적인 경제 상태이며, depression과 recession 사이에 위치하는 경제 상태라 하여 이렇게 이른다.

     

    *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

      돈을 풀고 금리를 낮춰도 투자와 소비가 늘지 않아 경기 활성화가 이루어 지지 않는 상황을 말하며, 1930년대 대공황 당시 케인스가 제기한 학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