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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慶睦 居士林 道伴들 봄나들이 다녀오며.

碧 珍(日德 靑竹) 2016. 3. 5. 22:15

 

 

 

 

慶睦 居士林 道伴들 봄나들이 다녀오며.                 

                        - 慶南 固城. 統營, 玉泉寺. 安靜寺 순례.

 

                1950년도 대봉동 경북중학교(舊制 대구고보) 본관

 

 

一年 二十四節候(절후)는 무서울 만큼 정직한 자연의 섭리이다, 지난겨울 얼어붙었던 땅이 녹을 때 즈음이면 누구나 봄이 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우리 곁으로 자고나면 어느새 봄이 성큼 다가와 있을 즈음, 개구리도 뛰어 나오면 완연한 봄이 된다는 경칩(驚蟄) 하루 전날인 3월 4일 봄비를 맞으며 慶睦 居士林 道伴들은 慶南 固城. 統營지역에 있는 古刹 蓮花山 玉泉寺와 碧鉢山 安靜寺 봄맞이 寺刹 巡禮를 하였다.

 

慶睦 居士林 도반 모임에서 사찰 순례가 수 여년을 가지지를 못하여 居士林을 사랑하는 도반들은 그간 못내 아쉬워하며 이제나저제나 무작정 기다림을 아쉬워하는 심정이었다, 그러기에 뜻있는 몇몇 거사림 회원이 이따금씩 우연하게 만나 대포 한 잔하는 날에는 우리 한번 모임을 가지자고들 하다가 모임을 가지게 되어 慶睦 居士林을 다시 부활하는 모임을 가지게 되고 새 회장에 虛靜 居士를 추대하고, 慶睦 居士林의 활성 발전과 친목 도모를 위하여 지난 2015년 6월 사찰 순례를 결정하고 준비하는 중 메리스 감염병 발생으로 오래 만에 慶睦 居士林 도반들이 山과 절(寺). 自然과 慶睦 도반이 어울려 사찰 나들이를 부득불 연기하는 상황이 되자 모두들 아쉬워하였다.

 

차에 오르니 오래 만에 보는 친구. 자주 보는 친구에 몇몇 친구 부인들을 보니 반가운 마음이 앞서고, 수십 년간 이어 온 모임 나들이지만 그리운 님의 얼굴을 보듯이 반가웁기가 그지없으니 동창이란 얼마나 좋은지 새삼스레 느끼게 하는 오늘 아침이었다. 예정된 시간대로 출발하니 옛 그때나 아니나 다를까 입을 즐겁게 할 군것질용 과일 과자 음료수에다 찹쌀떡이 나오고, 역시 최고의 진미인 불린 콩을 찧거나 갈아서 쌀과 함께 쑨 콩죽이 나와 아직도 그 솜씨 창창하게 살았구나 하고 후딱 한 그릇비우고 더 먹었다,

 

오래 만에 보는 자주 보는 30여 거사림 도반과 부인들이 만나 첫 순례지인 고성 蓮花山 玉泉寺로 출발하면서 아침禮佛 의식을 마치고, 그간 하지 못하였던 情談을 나누면서 몇 번이나 쉬어 가며 세 시간여 만에 도착하여 사찰을 둘러보며 각자 부처님을 뵈옵는 시간을 가졌었다.

 

그런데 봄을 시샘하듯 찾아오는 봄의 불청객인 봄비나 꽃샘추위를 막을 수는 없다지만, 날이 지나가면서 따뜻하고 아름다운 봄날이 오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기에 古稀를 넘기고 인생 황혼기에 머물고 있는 우리는 포근한 날씨에 봄비 속에 만물이 소생하는 봄과 동창인 도반들의 따사한 정을 만끽할 수 있어 더욱 좋았다.

 

玉泉寺가 자리하고 있는 산새가 연꽃을 닮아 이름 지어진 고성군 蓮花山은 양산. 밀양. 울주에 걸쳐 있는 가지산과 함께 경상남도가 지정한 2곳의 도립공원 가운데 하나로, 도립공원 蓮花山의 최고 자랑거리는 천년고찰 玉泉寺로, 蓮花山이 玉泉寺사요, 玉泉寺가 곧 蓮花山이라 할 만큼 蓮花山과 玉泉寺는 하나이다. 또 절의 이름은 대웅전 좌측에 끊임없이 솟아나는 달고 물맛이 뛰어난 玉泉 샘이 있다는 것에서 유래하여 절의 이름마저 玉泉寺라 지었다고 한다.

 

蓮花山 玉泉寺는 작금은 쌍계사(雙磎寺)의 말사지만 당시에는 화엄종찰(華嚴宗刹)로 지정된 화엄 10대 사찰 중 하나였으며 백련암, 청연암, 연대암 등의 부속암자가 있다, 玉泉寺는 의상대사가 당나라 지엄법사에게서 華嚴學을 공부하고 돌아와, 화엄을 강론하기 위하여 670년 신라 문무왕 10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하며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玉泉寺는 일제시기에는 경남지역 애국지사들의 주요한 활동거점이기도 하였으며, 특히 승려 신화수와 한봉진은 3.1 운동 전후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애국지사 변상태. 이주현 등에게 숙식을 제공해 주면서 이들이 거사를 논의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을 뿐만 아니라 본인들도 군자금 모집 등 독립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다 체포돼 옥고를 치르기도 하였다고 한다, 2014년 진주보훈지청은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여 8월 현충시설로 옥천사를 지정하므로 護國佛敎 대표 사찰로 옥천사가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동안 십 수 년간 居士林이 사찰 순례 때마다 먹거리, 즉 콩떡과 아침부터 점심 저녁에다 술안주까지 세심한 배려로 준비하여 오느라고 마음 몸 고생을 많이 하여 왔는 朴금선 여사는, 우리 居士林 회원들은 참으로 고마워하고 있는데 마음이 변하였는지 이번에는 다른 떡을 만들어 왔으나 그 맛은 최고 이였다.

 

여러 곳에 다니다 보면 배가 자주 고프기 마련인데 정성껏 마련하여 가져온 점심과, 푸짐한 돼지고기에다 여러 찬으로 막걸리를 곁들인 점심을 먹고자 자리 잡은 곳은 고성에 있는 玉泉寺 입구에 있는 저수지 옆 넓은 정자였는데 봄비 속에 점심 먹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이럭저럭 다니다 보니 오후가 되었고 제법 바람이 불고 구름이 모이니 아침나절과 다르게 날씨가 변하는 중 安靜寺에 도착하였다.

 

碧鉢山 安靜寺는 경남 통영시 광도면 안정리 벽방산(碧鉢山)에 위치하고 있으며 654년 태종무열왕 원년 때에 우리나라의 해동 화엄종 초조이며 세계적 성현으로 추앙받는 元曉大師가 창건하여 현재까지 1400여 년 동안을 면면히 그 법맥을 이어가고 있다. 한때는 14방(坊)의 당우를 갖춘 전국 굴지의 사찰로, 이 절을 대한불교 법화종(法華宗)에서 가장 큰 사찰로 만들어 졌으나, 현재 通度寺의 말사이다.

 

安靜寺 앞 주차장에서 500여m 여 오래된 소나무가 울창한 사이로 올라가니 고찰 安靜寺가 앞을 가로 막고 있었다, 경내에 들어가니 대웅전과 육각형 종탑과 고 朴正熙 대통령 내외를 모신 전각이 있어 특이하였고, 朴 대통령 내외 영전과 명부전(冥府殿)에 들려 절 올린 후 하산하는데 봄비는 하염없이 내렸다,

 

한편 安靜寺에서 내려오니 道伴들은 주차장 음식점에 자리하고 산채 찌짐에 막걸리 잔에다, 한편으로는 봄비 속에서 나는 山내음을 막걸리 잔에다 부어 둘러 앉아 慶睦 道伴의 우정을 담아 주고받는 박주 잔(薄酒 盞)속에 떠있는 무수한 지난날 추억을 그려보며 마시니, 싸우고 화해하고 서로 좋아하던 故人이 된 보고픈 어느 동창이 생각나 마음이 무언가로 허전한 느낌이 들어 내내 생각이 지워지지 않았었다, 이번 나들이에서 보는 동창 도반도 만나니 반갑고 기쁘기도 하나, 그 모습을 보니 한편으로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되어 마음 한 모퉁이가 착잡하기만 하는 것은 세월 때문이 아닌가 한다.

 

겨울이 이미 저만치 가버린 봄 초입 雨水를 지나 경칩(驚蟄)을 하루 앞두니 朝夕으로 바람도 따사한 가운데 봄비 속에 慶睦 居士林 봄맞이 사찰 순례를 마치고 나니, 가슴 한구석에 스쳐 지나는 그리운 얼굴들과 이미 가버린 잊지 못할 막역지우(莫逆之友)의 얼굴이 떠오르게 하며,‘과연 벗이란 무엇인가?’생각하게 한다.

 

우리 人生은 누군가가 초대하지 않았어도 인생은 저 세상으로부터 찾아왔었고, 허락하지도 않아도 이 세상으로부터 떠나가듯이 찾아 온 것과 여히 떠나가는 것이 인생인 것이다. 佛家에서 말하듯이한 목숨이 태어남은 한 조각 뜬구름이 일어남과 같고, 한 목숨이 죽어 감은 한 조각 뜬구름이 사라지는 것과 같은 것이라 하겠다. 그러기에 뜬구름은 그 자체는 본래부터 없는 것이듯, 인생의 오고 감도 그와 같은 것이라, 우리는 인생을 아옹다옹하며 살 이유가 없이 여여(如如)하게 삶을 살아가야 하겠다.

 

생각하여보면 同窓이란 같은 窓門을 이용하였다는 뜻으로, 즉 같은 門을 드나들어서 同門으로, 같이 공부하였었다고 同學이라고도 하는데, 同窓은 같은 학교에서 함께 공부하였기 때문에 유대감이 끈끈하며 특히 이해관계가 없는 관계였기에 학창시절 추억도 공유하게 되는 이런 동류의식을 지닌 사람들이 만나는 것이 同窓會가 아닌가, 학교 밖 드넓은 세상에서 기억도 희미하여지는 가운데 동창들을 만나면 스스로 행복하여지기도 하나, 오늘을 되돌아보니 참으로 오래도 살았구나 하는 마음이 들며 이 세상에 없는 몇몇 同窓에 대한 전날들의 마음을 고스란하게 간직하고 있는 이 마음을 전하고 싶다.

 

되돌아보니 다사다난하였던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벌써 두 달을 넘기고 나니 머지않아 마무리를 하여야 할 날이 다가온다고 생각하니 스쳐가는 얼굴들이 그립고 보고 싶다, 우리가 경목 동창 도반이 慶北中高 교문을 나선지가 어언 50여년을 훨씬 넘기며 금년 2016년 5월에는 慶北中高등학교가 개교 100주년 맞이한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오래도 살았구나 하는 마음이 들며 먼저 간 동창들이 생각나며 그 시절이 그리워지기만 한다.

 

 

                                                              황금동 경북고등학교 신교사 

 

 

                            

 

 

 

 

 

 

 

출처 : 벽진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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