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사상

[스크랩] 말(言)의 속성.

碧 珍(日德 靑竹) 2011. 2. 17. 12:40

말(言)의 속성.

 

 

사람의 일상생활은 아침에 잠에서 깨어 눈을 뜨면서‘말’로 시작하고 잠이 들면서 말로 하루 생활을 마감하는데, 말이란 도대체 무엇이며 말의 속성은 무엇일까 생각하여 본다.

 

말은 사람이 자기 생각이나 자기 마음에 내재하는 감정을 나타내는 기본 수단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약속의 신표 기능을 수행하기도 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남들이 자기한 말을 믿어 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사람들은 말을 함에 있어서는 그 목적이 다양하여 때로는 교직자나 성직자의 말을 잘 믿고, 정치꾼이나 상인의 이야기는 잘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또 거짓말을 싫어하고 참말을 좋아한다, 그리고 참말과 거짓말을 가리는 방법을 찾는데, 말하는 사람이 마음을 비웠는지 여부를 가리는 것도 그 방법의 하나인 것이다.

 

사람의 말이나 행동은 남을 돕고 지켜주기 위한 뜻에서 나온 것과, 남을 해치고 밀쳐 내기 위한 속셈에서 나오는 것 두가로 크게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사랑이 담긴 말 한마디는 한 겨울 두터운 솜옷보다 따뜻하다’는 말이나,‘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갑는다’는 속담은 말의 순기능을 나타낸 것이고, 중상모략이나 독설은 말의 역기능에 속한다.

 

말이란 해야 할 때에는 말을 하여야 하고 입을 다물어야 할 때에는 입을 다무는 것도 지혜로운 태도인데, 해야 할 말을 하지 않거나 하지 말아야 할 말은 하는 것은 또한 비겁하거나 용렬한 태도이다.

 

말이란 남이 자기를 칭찬하거나 찬양하면 기쁘고, 또 남이 자기를 비판하거나 꾸짖으면 마음이 언짢지는 것은 그야말로 人之常情이다, 그러나 도덕수양의 경지가 높은 군자나 사리판단을 잘하는 지혜를 지닌 사람은 쉽게 남의 말에 현옥되어 一喜一悲하지 않는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는데, 사람들이 하는 말이 경우에 따라 아첨이나 흉계를 수반하기도 하니, 칭찬한다고 무턱대고 기뻐만 함도 아니고, 남의 비판이나 꾸짖음도 반성이나 자기발전의 개기가 될 수 있으니 노여워만 할 일은 아니다.

 

우리 속담 가운데‘윗말이 고와야 아래말도 곱다’나,‘윗물이 맑아야 아래물이 맑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다분히 비판적인 의미를 담고 있으며, 흔히 윗말이 곱지 못하니 아래말도 곱지 않다는 말이나, 윗물이 맑지 못하니까 아래물이 흐리다고 하는 말은 그 책임소재를 밝히기 위하여 자주 인용되는 말이다.

 

이와 비슷한 말로 당나라 왕발(王勃)이 상유우상서(上劉右尙書)에서,

 

   源洯則流淸(원결즉유청), / 근원이 깨끗하면 흐름이 맑고,

   形端則影直(형단즉영직). / 원 모습이 단정하면 그림자도 곧다. 고 한 말이 있다.

 

위에서 말은 물이 흘리면 맑은 물이 아래로 흐르고, 위에서 더러운 물을 흘리면 더러운 물이 아래로 흐른다는 것이다. 즉 말이란 곱게 오면 곱게 말을 보내게 마련이다 즉, 말과 물의 속성은 대동소이하다고 느껴진다.

 

하늘에 달이 뜨고 별이 반짝이며, 땅위에 산이 있고 바다와 강이 있고 들녘이 있어 아름답기 그지없으나 하늘과 땅은 말이 없다, 봄여름 가을 겨울이 바뀜에 있어서는 그 차례가 분명해서 빗나감이 없다, 그러나 계절은 말없이 순환한다, 하늘과 땅 사이에 존재하는 온갖 것은 생성소멸 함에 있어서도 다 그러한 이치를 지니고 있다.

 

우리가 사는 天地自然은 말이 없지만 아름답고 분명하게 합당하다, 그러데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는 왜 이러히도 말이 많고 그로서 추악한 세상인가.

 

                                                                                                                                    
출처 : 碧珍(벽진)
글쓴이 : 碧珍(日德. 靑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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