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문. 편지글.

그 사람이 만든 찬(饌)이 택배로 오늘도 왔다.

碧 珍(日德 靑竹) 2021. 6. 7. 10:08

그 사람이 만든 찬(饌)이 택배로 오늘도 왔다.

 

 

사람이란 태어나 살아가는 동안 인연(因緣)이 있으면 만나고 만나면 헤어지기를 되풀이 하며 자의든 타의든 예지세계(叡智世界)로 필히 가기마련인데도, 불행하게도 지난 2020년 초이래 중국 무한 발 Corona virus 감염확산으로 걷잡을 수 없어 활기 넘치든 온 나라와 국민들은 전대미문의 어려운 가운데 코로나19가 보여주는 위협적인 위력 때문에 정신적 괴리감에다, 외출을 자제하다보니 보고 싶은 사람을 볼 수가 없고 가고 싶은 곳을 못가는 등 특히 심리적 불안상태(panic)로 무기력에 빠져 안타깝기가 그지없는 가운데, 일 년여 넘게 방콕-족이 되다보니 하루하루를 보내는데 여간 불편하고 어려움으로 우리들의 삶이 생이별과 다름없어 나날을 살아가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이란 어려운 세월에도 세상사가 변화무상하듯이 계절도 어느 듯 봄날은 가고 무더운 초여름으로 접어들면서 이름 모를 풀벌레들이 나르고 나뭇잎들도 싱그러움이 온 산하를 푸름으로 뒤덮는 6월 초순 무렵이라, 들과 산에는 붉고 노란 꽃들이 피어나 향기 그윽하고 과일 꽃들에는 벌들이 나르고 냇가에는 수양버들이 드리워져 사람의 삶을 더욱 생기 나고 행복한 삶을 살도록 하여주니 발걸음들은 한결 가볍고 생동감을 느끼게 하여주고 있다.

 

지난 살아온 습성대로 오늘도 새벽 오경(寅時)무렵 깨어나니 마음에 무엇인가 텅 빈 느낌이 일었다, 세월이 바람 따라 물 따라 무심하게 흐르듯 올해도 어김없이 지긋지긋한 여름이 다가왔다. 더운 기운이 도는 저녁 무렵 잔잔한 바람 따라 들려오는 이름 모르는 벌레들의 울음소리가 가슴을 저미면 에이도록 그리운 얼굴이 떠오르니 이러히도 보고 싶고 그리워지기에 휴대폰에 심어둔 당신 사진을 보면서 고맙다는 마음을 가집니다, 그러면 당신이 더욱 그립고 보고 싶어 아쉬워하면, 늘 마음속 살아있는 외할머님사랑도 그리움으로 이어지는 저녁녘 하늘은 불그스름하게 물들어가고 더욱 높아집니다.

 

되돌아보니 지난 2020년 경자년 벽두를 맞으면서 우려하였던 중국 발 코로나19 확산으로 온 나라 국민들이 방콕-족이 되는 전대미문의 어려움에 처하게 된지가 한해를 훌쩍 넘겼는데도 큰 변화 없이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 특히 정부 일부 각료와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중요당직자 일부의 몰지각하고 폐륜적인 인사들로 인하여, 그간 활기 넘치든 大邱.慶北(TK)이 ‘大邱 바이러스’ 니 ‘大邱 봉쇄’ 라고 지칭하므로 인하여 서울 大邱간만 아니라 전 지역 市道民 상호간의 상호교류마저 어렵게 만들었던 지난 기억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그러다보니 Corona virus 감염증으로 어언 한해 넘어 방콕-족이 되다보니 하루하루를 보내는데 여간 불편하고 어려움이 많아졌는데, 그중 무엇보다 혼거. 혼식하는 사람에게는 하루 삼시세끼가 어려운 중 식찬(食饌) 조달이 제일 어려운 일이었다. 되돌아보니 지난 10여년 넘게 서울 그 사람이 만들어 택배로 보내주는 맛있고 정갈한 국(탕). 찜. 밑반찬 등 남도 음식을 먹으며 지내어 왔었는데, 이번 코로나 감염 여파로 잠시나마 택배를 받지 못하다보니 무엇보다 하루세끼 반찬(飯饌) 조달이 무엇보다 어려운 문제로 큰 화두로 등장하게 되었던 적도 있었다.

 

그간 그 사람이 보내어준 국. 반찬 등으로 매 식사를 하다가 코로나19 전염확산으로 얼마간 직접 구입하거나 만들어 먹을러니 어림 반 푼어치 밥-식이의 실력으로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다보니, ‘삼시세끼’ 반찬을 만들어 주일마다 택배로 보내어준 그 사람의 그간 어려움을 미처 알아주지 못하였던 것이 자못 미안하기가 그지없어 늘 고마웠다고 말을 전하고 싶다.

 

아무튼 어머님을 보내신 후 어언 20여년 이상을 혼거. 혼식하며 홀로 사는 묘미를 터득하고 나름대로 즐기며 행복하게 살아 왔으나 별 어려움이 없었는데,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어떤 어려움보다 어려운 문제가 삼시세끼 식찬이라니 홀로 살아가는데도 이골이 났었다는 생각이 들었던 사람으로서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새벽 禮佛을 마치고 나면 으레 이른 아침식사를 하는 게 습관화 되어있다, 오랜 세월을 홀로 살다보니 습관화된 이른 식탁엔 굴국 소고기 뭇국 미역국 나물국 갈비탕 곰탕 북엇국 등 중 한두 가지와 갈치조림. 문어. 낙지 등 해물에다, 무말랭이 도라지무침 우엉무침 연뿌리무침 간장에 절인 깻잎에다 어린 시절부터 좋아하던 무생채. 양배추(cabbage)김치 등 등 모두가 그 사람이 정성들여 만들어 부쳐주는 반찬들로, 생각하기보다 그의 입을 즐겁게 하는 많은 맛있는 식찬(食饌)이 올려 진다.

 

오늘도 그 사람이 만든 많은 종류의 식찬이 택배로 어김없이 왔다. 입맛이 도니 침이 고이어 절로 넘어간다. 특히 그 사람이 만들어주는 음식은 아리게 맵지 않은 고추. 마늘 등은 南道의 순수한 토종들을 사용하기에 입맛을 더욱 북돋아 주는데다가, 이따금 남도 해안에서 잡은 문어 낙지 꼴뚜기 등 해물은 더욱 입맛을 북돋아 주어 입을 즐겁게 하고 행복하도록 하는 맛있는 식찬이 올려 지는데, 코로나19 감염확산으로 그 행복마저 깨어져 서운하기가 그지없었든 한 때도 있었다.

 

여하튼 그는 사람 복(人福)에다 어린 시절에는 외할머님이 지은 농산물에다 좋은 솜씨로 맛있게 만들어 주시어 먹었었고, 노년에는 그 사람 덕에 다시 입맛에 맞는 음식을 먹는 다는 것은 참으로 먹을 복(食福)은 타고난 사람으로 이는 행운이고 행복한 삶이 아닌가 한다. 그러면 더욱 그 사람이 그립고 보고 싶어 코로나 감염이 가로 막는다고 하여도 그 사람이 있는 서울로 달려가고 싶다, 아니 가능하다면 감사하는 이 마음만이라도 택배로 보내고 싶어진다.

 

오늘 망종을 지나 한주일 후면 단오, 다시 한주일 지나면 일 년 중 낮이 가장 길고 밤이 가장 짧다는 하지(夏至)를 앞둔 저녁 무렵 독거에 홀로 상념에 잠겨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그간 참으로 무심하였구나 하다가도 ‘고맙다’ 는 마음을 느끼면서도 언젠가 고마움을 표시하리라며 살아가고 있다. 莊子는 그의 ‘제물론(齊物論)’ 에서 ‘꿈을 꿀 때에는 그것이 꿈인 줄을 모른다, 꿈속에서 또 꿈을 꾸기도 하는데 깨고 나서야 그것이 꿈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고 하였듯이, 대개의 사람은 고마움을 느끼고도 고마움을 모르거나 모른척하고 지나가는 삶을 사는 게 인생이다.

 

아무튼 인생 황혼 무렵에 그래도 외롭게 늙어 가는 그의 곁에 머무르며 이해하여주고 벗이자 伴侶가 되어주는 그 사람이 있기에, 오늘 그가 살아 갈 수가 있다는 것은 행운이자 복이 아닐 수가 없다는 마음으로 더욱 고마움을 느끼며 살고 있는 게 지금의 자화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