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情이란 그 사람의 香氣이다.
(1). 세월이란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이고. 가을가면 겨울이고 또 봄이 온다, 그렇게 한해가 가고 그러면서 마음 다하여 기다리는 가슴으로 살아가는 게 사람이고 사람의 삶이며, 그 삶 속에서 사람은 정(情)을 주고받고 사랑을 하고 받고 하면서 사람의 내음인‘사람의 향기’를 내면서 살아가는 게 또한 사람이다.
여느 때와 달리 오늘 이 새벽은 왜 이러히도 생각이 많을까, 벌서 외길 칠십 여덟 해 백수풍진 세상(白首風塵世上)을 맞는 늘그막에 세상사 인간사 쉬운 삶이라기보다 어려운 세월에 끌려 살아왔다는 회한(悔恨)이 휴복(休福)보다도 마음 가득한가 생각드니 그도 하잘 것 없는 사람 중 한 사람이었나 보다.
사람으로 태어나면 부모님에 대한 은혜(恩惠), 情과 사랑을 잊어버릴 수가 없는 것은 사람으로서 원초적인 인간관계이자 도리이듯이, 진솔한 믿음으로 끈끈한 정과 사랑으로 맺은 반려자(伴侶者)는 한 생을 함께할 자기의 반쪽이자 자기의 분신이다. 사람에게 情이란 사람이 삶을 살아가는데 인간관계의 끈끈한 끈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참 만남과 情’으로 살아가는 삶을 살아 갈 수가 있을까 하고 생각하여본다, 情이란 사람의 삶에서 그 무엇보다도 진실하고 순수한 사랑이자 체취이자 그 향기이다, 그러기에 우리가 바라는 삶은 진실 되고 순수한 참 만남과 情이 그리운 삶이 오늘날 우리 삶이 아닌가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정(情)’이란 무엇인가. 사람들은 情이 무엇이며 사랑이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情이 사랑보다 더 무서운 것이라고 들 한다. 그러기에 情이 있는 사람에게는 사람의 향기를 느낄 수가 있다고 하는 것은, 情과 사랑을 받아본 사람만이 情을 나누고 사랑한다는 말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다.
情과 사랑, 그 성격과 하는 역할은 본질적으로 다르기에 그 어느 쪽에 그 중심을 두고 우리가 사느냐에 따라 그 삶의 모습과 결과에 큰 차이가 있다. 우리는 情과 사랑은 비슷한 것 같아 보이지만 차이가 있다, 그 차이는 우리 삶을 바꿀 수도 있으며 그 차이를 알면 새로운 삶의 길이 열리며 보이게 되는 것이다.
情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고 어려움을 함께 할 때 더 쌓이고 情 때문에 미웠던 마음은 되돌릴 수 있으나, 사랑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고 사랑 때문에 서로를 미워할 수도 있다. 또한 情은 돌아서도 다시 너와나 우리가 될 수 있으나, 사랑은 돌아서면 남남이 된다, 사랑이 깊어지면 언제 끝이 보일지 몰라 불안하여 하지만, 情이 길어지면 마음대로 뗄 수 없기에 情어 더 무섭다고 하는 것이다.
우리 삶(人生)에서 사람의 선택과 결정의 대부분이 情과 사랑을 바탕으로 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에, 情과 사랑은 사람의 삶과 행태에 영향을 주는 제일 중요한 요소인‘사람의 향기’이다, 우리가 이따금 듣는 말 중‘미워하지만 情 때문에 산다’라는 말이 있듯이,‘情’이라는 말은 한 마디말로 표현할 수 없으나 이 말 안에는‘사람의 향기’외에도 사랑, 정서나 친근감을 느끼는 마음이며, 또는 어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 대해 느끼는 인정, 정서, 심정 등과 비슷한 것이기도 하다.
‘情’이란 사전적 의미로‘오랫동안 지내 오면서 생기는 사랑하는 마음이나 친근한 마음, 또는 느끼어 일어나는 마음’을 뜻한다고 한다, 심리학적으로는‘마음을 이루는 두 가지 요소 중의 하나로, 이지적인 요소에 대비되는 감동적인 요소를 일컫는다’뜻이고, 佛敎에서는‘혼탁한 망념(妄念)’을 뜻하는 말이다.
우리 사람들이 관례적으로‘情을 주고 받는다’고 한 말은 뜻이 깊은 말이다. 따라서 애틋하다고 표현된 그리움이나 간절하다고 말할 따름 등 마음의 움직임을 포함하는 소망 열정 욕망 등이 사랑이라고 생각되어 왔기에,‘마음을 준다’또는‘마음을 바친다’라는 말로, 또는‘情을 준다’등의 말로 사랑이라는 행위를 표현하여 온 것은 자못 뜻 깊은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삶에 있어‘사랑’은 가장 따뜻하고 가장 바람직한 인간관계이다. 또한 그러한 관계를 맺고 지켜가고자 하는 마음이자 마음의 움직임이다. 가슴을 가진 사람 그리고 영성(靈性)을 갖춘 사람이 서로 관계 또는 사귐을 갖는 것이고, 그것들을 이어가고자 하는 마음이 곧 사랑이자 사람의 향기이다.
되돌아보면 오늘날 그가 살아 갈 수가 있다는 것은 행운이자 복이라 느끼며 살고 있다. 인생 황혼에 외롭게 지내는 곁에 머물며 이해하여주고 벗이자 情을 주고 伴侶者가 되어주는 그 사람이 있기에 그는 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그 사람 때문에 행복한 마음을 느끼고 살아가며 작으나 참 행복을 가지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오래오래 그 사람과 둘이 함께 살고 싶은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간다.
(2). 이 새벽녘 전하여 오는 우리 古時調가 생각난다,
‘ 벽사창이 어른어른 커늘 / 임만 여겨 펄떡 뛰어 나가보니 임은 아니오고 / 명월(明月)이 만정(滿庭)한데 / 벽오동 젖은 잎에 봉황이 와서 / 긴 목을 휘어다가 / 깃 다듬는 그림자로다 마초아 밤 일새 망정 / 낮이런들 남우일변 하여라.’
라고 정(情)에 대한 애틋함을 전하여 오는 전통 남창가곡(男唱歌曲)으로‘벽사창(碧紗窓)’이란 우리 고시조를 읊으며 그 사람을 마음으로 생각하여본다. 주. 벽사창; 푸르스름한 비단 천으로 바른 창문, 임만여겨; 임 인줄 알고 마초아; 마침 , 남우일변; 남 웃길 뻔
이 古時調는 님에 대한 연모(戀慕)의 情을 주제로 하여 님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를 해학적 행동으로 표현하였는데, 기약은 없지만 틀림없이 올 것으로 여겨지는 情人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예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애모의 마음을 표현 하는데 매우 절제하여 왔었지만, 애절한 情을 어디에도 비길 데 없이 절절하였음을 이 노래에서 엿볼 수가 있다. 얼마나 님이 보고 싶었는가 하는 마음이 드는 작품으로 작자가 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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