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문. 편지글.

사람의 情이란 그 사람의 香氣이다.

碧 珍(日德 靑竹) 2020. 3. 7. 11:29

 

사람의 이란 그 사람의 香氣이다.

 

 

             

 

(1).

세월이란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이고. 가을가면 겨울이고 또 봄이 온다, 그렇게 한해가 가고 그러면서 마음 다하여 기다리는 가슴으로 살아가는 게 사람이고 사람의 삶이며, 그 삶 속에서 사람은 정()을 주고받고 사랑을 하고 받고 하면서 사람의 내음인사람의 향기를 내면서 살아가는 게 또한 사람이다.

 

여느 때와 달리 오늘 이 새벽은 왜 이러히도 생각이 많을까, 벌서 외길 칠십 여덟 해 백수풍진 세상(白首風塵世上)을 맞는 늘그막에 세상사 인간사 쉬운 삶이라기보다 어려운 세월에 끌려 살아왔다는 회한(悔恨)이 휴복(休福)보다도 마음 가득한가 생각드니 그도 하잘 것 없는 사람 중 한 사람이었나 보다.

 

사람으로 태어나면 부모님에 대한 은혜(恩惠), 과 사랑을 잊어버릴 수가 없는 것은 사람으로서 원초적인 인간관계이자 도리이듯이, 진솔한 믿음으로 끈끈한 정과 사랑으로 맺은 반려자(伴侶者)는 한 생을 함께할 자기의 반쪽이자 자기의 분신이다. 사람에게 이란 사람이 삶을 살아가는데 인간관계의 끈끈한 끈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참 만남과 으로 살아가는 삶을 살아 갈 수가 있을까 하고 생각하여본다, 이란 사람의 삶에서 그 무엇보다도 진실하고 순수한 사랑이자 체취이자 그 향기이다, 그러기에 우리가 바라는 삶은 진실 되고 순수한 참 만남과 이 그리운 삶이 오늘날 우리 삶이 아닌가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이란 무엇인가. 사람들은 이 무엇이며 사랑이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이 사랑보다 더 무서운 것이라고 들 한다. 그러기에 이 있는 사람에게는 사람의 향기를 느낄 수가 있다고 하는 것은, 과 사랑을 받아본 사람만이 을 나누고 사랑한다는 말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다.

 

과 사랑, 그 성격과 하는 역할은 본질적으로 다르기에 그 어느 쪽에 그 중심을 두고 우리가 사느냐에 따라 그 삶의 모습과 결과에 큰 차이가 있다. 우리는 과 사랑은 비슷한 것 같아 보이지만 차이가 있다, 그 차이는 우리 삶을 바꿀 수도 있으며 그 차이를 알면 새로운 삶의 길이 열리며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고 어려움을 함께 할 때 더 쌓이고 때문에 미웠던 마음은 되돌릴 수 있으나, 사랑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고 사랑 때문에 서로를 미워할 수도 있다. 또한 은 돌아서도 다시 너와나 우리가 될 수 있으나, 사랑은 돌아서면 남남이 된다, 사랑이 깊어지면 언제 끝이 보일지 몰라 불안하여 하지만, 이 길어지면 마음대로 뗄 수 없기에 어 더 무섭다고 하는 것이다.

 

우리 삶(人生)에서 사람의 선택과 결정의 대부분이 과 사랑을 바탕으로 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에, 과 사랑은 사람의 삶과 행태에 영향을 주는 제일 중요한 요소인사람의 향기이다, 우리가 이따금 듣는 말 중미워하지만 때문에 산다라는 말이 있듯이,이라는 말은 한 마디말로 표현할 수 없으나 이 말 안에는사람의 향기외에도 사랑, 정서나 친근감을 느끼는 마음이며, 또는 어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 대해 느끼는 인정, 정서, 심정 등과 비슷한 것이기도 하다.

 

이란 사전적 의미로오랫동안 지내 오면서 생기는 사랑하는 마음이나 친근한 마음, 또는 느끼어 일어나는 마음을 뜻한다고 한다, 심리학적으로는마음을 이루는 두 가지 요소 중의 하나로, 이지적인 요소에 대비되는 감동적인 요소를 일컫는다뜻이고, 佛敎에서는혼탁한 망념(妄念)을 뜻하는 말이다.

 

우리 사람들이 관례적으로을 주고 받는다고 한 말은 뜻이 깊은 말이다. 따라서 애틋하다고 표현된 그리움이나 간절하다고 말할 따름 등 마음의 움직임을 포함하는 소망 열정 욕망 등이 사랑이라고 생각되어 왔기에,‘마음을 준다또는마음을 바친다라는 말로, 또는을 준다등의 말로 사랑이라는 행위를 표현하여 온 것은 자못 뜻 깊은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삶에 있어사랑은 가장 따뜻하고 가장 바람직한 인간관계이다. 또한 그러한 관계를 맺고 지켜가고자 하는 마음이자 마음의 움직임이다. 가슴을 가진 사람 그리고 영성(靈性)을 갖춘 사람이 서로 관계 또는 사귐을 갖는 것이고, 그것들을 이어가고자 하는 마음이 곧 사랑이자 사람의 향기이다.

 

되돌아보면 오늘날 그가 살아 갈 수가 있다는 것은 행운이자 복이라 느끼며 살고 있다. 인생 황혼에 외롭게 지내는 곁에 머물며 이해하여주고 벗이자 을 주고 伴侶者가 되어주는 그 사람이 있기에 그는 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그 사람 때문에 행복한 마음을 느끼고 살아가며 작으나 참 행복을 가지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오래오래 그 사람과 둘이 함께 살고 싶은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간다.

 

    

                

 

(2). 이 새벽녘 전하여 오는 우리 古時調가 생각난다,

 

벽사창이 어른어른 커늘 / 임만 여겨 펄떡 뛰어 나가보니

임은 아니오고 / 명월(明月)이 만정(滿庭)한데 / 벽오동 젖은 잎에

봉황이 와서 / 긴 목을 휘어다가 / 깃 다듬는 그림자로다

마초아 밤 일새 망정 / 낮이런들 남우일변 하여라.

 

라고 정()에 대한 애틋함을 전하여 오는 전통 남창가곡(男唱歌曲)으로벽사창(碧紗窓)이란 우리 고시조를 읊으며 그 사람을 마음으로 생각하여본다.

           . 벽사창; 푸르스름한 비단 천으로 바른 창문, 임만여겨; 임 인줄 알고

                 마초아; 마침 , 남우일변; 남 웃길 뻔

 

古時調는 님에 대한 연모(戀慕)을 주제로 하여 님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를 해학적 행동으로 표현하였는데, 기약은 없지만 틀림없이 올 것으로 여겨지는 情人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예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애모의 마음을 표현 하는데 매우 절제하여 왔었지만, 애절한 을 어디에도 비길 데 없이 절절하였음을 이 노래에서 엿볼 수가 있다. 얼마나 님이 보고 싶었는가 하는 마음이 드는 작품으로 작자가 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