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문. 편지글.

친구야, 인색한(吝嗇漢)은 되지 말자

碧 珍(日德 靑竹) 2019. 6. 4. 14:15

 

 

친구야, 인색한(吝嗇漢)은 되지 말자.

 

 

 

 

사람의 삶, 즉 인생이란 마치 문틈으로 千里馬가 달리는 모습을 보는 것처럼 덧없기에 풀꽃에 맺힌 이슬과 같으며 그 위태롭기가 바람 앞에 등불 이라 어찌 두렵지 아니하겠는가, 사람 비록 백년을 산다 할지라도 마음이 어리석다면 고요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 단 하루를 사는 것만 못한 것이라 하겠다. 그러기에 사람은 자기 자신과 자신의 것은 귀중하고 아까워하여 재물 등 배품에는 인색하며, 일신만을 챙기고 기득권을 위하여 이간질이나 갈등 조장에 능하며 남을 위한 배려에는 지나치게 박한 인색한(吝嗇漢)은 되지 않은 사람을 우리는 좋은 사람이라며 우러러 본다.

 

세월이란 뒤를 돌아보지도 멈추지도 않고 흘러만 간다, 지난 온 세월을 되돌아보니 나이를 들면서 살아온 천진무구(天眞無垢)하던 지난날 아무런 거짓이나 꾸밈이 없이 순수하고 참되게 말하고 행동하던 때인 학창시절 同門受學한 동창들과 어울려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희비애락을 함께하며 나름대로 인생을 살았다고 하여도 빈말은 아닐 것이다.

 

사람이 태어나 살아간다는 것은 길 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것이 인생여정(人生輿情)이라고 들 한다. 이 말이 젊은 시절에는 그리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으나 희수(喜壽) 나이가 되어가면서 실감나는 말로, 고마움이나 은혜를 저버리는 사람들에 대하여 어르신들이 푸념하듯 하신검은 머리털 달린 짐승은 거두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는 말로 되새겨지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어렵고 힘들면 어떻게 하여서든지 살아 남기위하여 자신을 낮추어 어려움을 이겨내고, 반면 남에게 은혜를 입고서도 그 고마움을 모르고 생트집이나 잡음을 일으키는 사람도 있어 이를 두고물에 빠진 사람 건져놓으니 보따리 내놓으라고 한다는 속담처럼, 자신은 살았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사람은 마음이 달라지기 시작하는 간사하고 사악한 심성을 가진 사람도 있다, 이런 행태의 사람들을 두고 보편적으로 우리는 배은망덕(背恩忘德)한 사람이라 말들 하고 있다.

 

우리사람은 세상을 살면서 자기보존을 위하여 스스로 노력하며 행하여 생산하고 살아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남에 빌붙어 얻거나 해를 끼치며 더부살이로 살아가려는, 즉 기생하면서 삶을 영위하려는 사람이 우리주위나 사회에 생각하기보다는 많아 보인다.기생(寄生.parasitism)이란 서로 다른 생물이 공생하며, 한쪽이 이익을 얻으면 다른 쪽에 해를 입는 생활 형태를 말한다.

 

이런 삶을 사전적의미로는받는 걸 무지 좋아하는 사람, 혹은 남의 도움 받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쓰이는 말로 이것이 마음의 병인거지근성(乞丐根性)을 가진 사람으로 기생충과 같다는 말이다. 그러기에 무위도식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멀쩡하게 겉모양을 하고도 남에게 기대거나 빌붙어 사는 사람은 거지근성이 몸에 배어있기에 거지라기보다는 거지와 다름없다고 하겠다.

 

지금 현실을 보면 사람들은 자신은 초연하고 고고하고 참된 삶을 살았다고 산다고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를 모르고 사는 우리네 삶이, 이웃이나 동창이나 남이 잘되는 것을 기뻐하여주기보다 시기나 질투나 심지어는 깎아 내리기를 즐겨하는 부류의 사람도 생각하기보다 많은 게 또한 우리 인생무대라 하겠다.

 

喜壽를 바라보는 이즈음도 살다보면 만나고 싶고 보고 싶은 사람이나, 이 저 친구 만나 즐거운 한 때를 보낼 수도 있는 가운데, 그리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도 더러 있고 부득불 어울려 만나 자리를 함께 하다보면, 하는 말의 행태나 행동이 남을 배려하지 않고 자만과 아집의 노예가 되어 자가당착에 빠져 말을 하거나, 나름대로는 잔머리를 굴리거나 약은꾀를 부리는 행태의 사람도 많다. 이럴 경우를소갈머리가 없다’‘싸가지가 없다’‘거지근성 가졌다고 하는 것 아닌가 한다.

 

예부터 君師父一體 라 하여 스승을 임금이나 아버지와 같은 존재로 예우하였던 것이 우리네의 풍속이다, 그러다보니 母校나 국가나 가정은 배우고 자라고 낳아 있게 하여 준 한결같은 주체이기에 어느 하나 버리거나 배은망덕할 수가 없는 게 사람이다. 그런데도 자리자략(自利自略)을 위해 母校를 폄훼(貶毁)하는 동창도 친구도 더러 있다는 사실은 서글픈 일이 아닐 수가 없다. 

 

근래 들어 사람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우리들의인생은 70부터라며 사람들은 말하나 그리 녹녹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오래 사는 것이 최선의 삶일까, 아니 사람답게 산 삶을 살아야 살았다고 하지 않겠는가, 그러기에 오래 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고 기생하면서 공짜로 살아가는공짜인생은 더욱 아니다.

 

어느 누구인들 노년에 무병장수를 장담하고 살 수가 없는 것이다, 이제 喜壽가 된 노인에게 다음 해가 있다고 기약 하겠는가, 아니 가는 봄이 마지막 봄이 되리라 하고 마음 열어 놓고 후회없이 떠나가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酒滴春眠後 (주적춘면후) / 봄잠 자고 나니 술이 익었는데

花飛簾券前 (화비렴권전) / 주렴 걷기 전에 꽃이 지누나,

人生能幾許 (인생능기허) / 살날이 앞으로 얼마나 되나

悵望雨中天 (창망우중천) / 비 내리는 하늘을 슬피 바라본다.

 

라고 노래한,

조선중기 사람으로 일찍 타계하므로 우리 漢詩史에서 안타까운 별이었던 인물 오정 정용(梧亭 鄭鎔)선생의춘효(春曉.봄날 새벽)란 詩가 어인지 喜壽 年을 맞아 자투리 세월을 살아가는 노년을 달래는 마음으로 적어보았다.

 

우리 사람이 나고 죽음(生死)을 佛家에서한 목숨이 태어남은 한 조각 뜬 구름이 일어남과 같고, 한 목숨이 죽어 감은 한 조각 뜬 구름이 사라지는 것과 같은 것이라 하였듯이, 우리 인생은 누군가가 초대하지 않았어도 저 세상으로 부터 찾아왔었고, 허락하지도 않아도 이 세상으로부터 떠나가듯이 찾아 온 것과 여히 떠나가는 것이 인생인 것이라 하겠다. 그러기에 그리움과 아쉬움을 두고 가는 게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