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문. 편지글.

有錢無罪 無錢有罪 란 말에 대한 斷想.

碧 珍(日德 靑竹) 2019. 5. 20. 10:17

 

有錢無罪 無錢有罪 란 말에 대한 斷想.

 

 

 

 

우리가 알고 있는 유교 오경(詩經,書經,周易,禮記,春秋)의 하나로 禮(례)의 이론과 실제를 기술한예기(禮記)곡예(曲藝) 편에, 예(禮)는 서인(庶人)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대부(大夫)이상은 형(刑)으로 다스리지 않는다는禮不下庶人 刑不上大夫(예불하서인, 형불상대부)라는 말이 있다, 즉 서인 이하는 禮로 다스리지 않고 대부 이상은 형(刑)으로 다스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 말은 인간 세상에서 힘이 있는 사람은 처벌을 받지 않고, 무식하고 천한 인간들은 예의를 모른다는 말로, 오늘 이 시점에서 보면 격세지감 한 말로 오늘날‘有錢無罪 無錢有罪의 법칙’과 다를 바 없다.

 

중국 주(周)나라의 동천 이전인 西周시대는 사회적으로 엄격한 신분질서가 체계적으로 구성되고 위계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차별적인 통치행태가 시행 되었던 시대였기에.禮不下庶人(예불하서인)이라는 말은 말 그대로 서인 이하는 禮로 다스리지 않고 刑으로만 엄격히 다스리겠다는 뜻인 반면에,形不上大夫(형불상대인)은 대부 이상은 刑으로 다스리지 않고 禮로 다스린다는 말로, 사전적 뜻은형벌은 대부의 몸에는 가해지지 않는 다는 것으로, 사대부의 면목을 중히 여기고 또 그 절의(節義)를 장려하기 때문이라고 되어있다.

 

아무튼 전하여 오는 기록들을 보면 귀족이나 사대부 같은 지배계급들은 자신의 체면이나 면목 뿐 아니라 사상이나 신념을 목숨처럼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그런 측면에서 사대부들을 禮로 다스린다는 것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서는 목숨까지 바칠 수 있기 때문에 刑으로 다스리는 것보다 더욱 엄격한 기준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바꾸어 말하면 개인의 신념에 따라 형벌의 경중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禮로 다스린다는 것은 전형적인有錢無罪 無錢有罪의 법칙이라고 할 수 있겠다.

 

되돌아 생각하면 못 배운 평민들은 개인의 가치기준이 없다고 판단하고 刑을 기준으로 다스리고, 많이 배운 지배계층은 개인의 가치기준에 따라 禮로 다스린다는 것으로, 이것은 전형적인 有錢無罪 無錢有罪의 법칙이라고 볼 수 있다. 평민과 지배계층의 가장 큰 차이점이 바로 재력(財力)으로, 권력이나 배움의 차이도 재력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차별적인 적용은 재력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란 논리이다.

 

오늘 날 우리 사회에도 이런 有錢無罪 無錢有罪의 사례가 비일비재 많이 있다. 처음부터 禮와 刑으로 불공정한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도 아니고 모두에게 평등하게 법을 기준으로 판단함에도 돈(재력)에 따라 형벌의 크기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 예로 정치인들이 자신의 비리를 돈으로 막는 것이나, 재력가라면 범죄를 저지르고도 돈으로 가난한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는 경우 등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 보통 사람들이 생각할 때 정의감이 투철한 사람이 아니라 하드래도, 有錢無罪 無錢有罪란 이것은 오랜 옛날부터 내려오는 가장 옳지 못하고 하루빨리 사라져야 할 법칙이라고 하겠다. 법 적용은 만인에게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하겠다, 아니 정의감에서나 재력에 의하여서가 아닌 사회적인 눈 높이 기준으로 정당한 처벌이 내려져야하는 것이 gus 우리사회에서 최우선으로 지켜져야 할 법칙이라 하겠다.

 

신문 TV 등 언론 보도를 보고 들으면 국민들의 준법정신이 문제라고들 하는데 이는 우리나라 법치주의가 위기라고 하는 말이다. 더욱이 심각한 것은법대로 살면 손해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대다수라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법조계도 문제라 有錢無罪 無錢有罪에다有權無罪 無權有罪(유권무죄 무권유죄)시비까지 나오고 있는 현실 가운데, 요즈음 들어 輿論재판이나 理念재판이라는 편파 판결 행태도 국민의 눈에 자주 비치고 있다. 일례로 근래 재판 중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재판이 여론재판의 전형이며, 이념재판은 많다보니 이제는 법보다 판사 멋대로 한다는 의미의判事 立法이란 말로 불리고 있을 정도이다.

 

아이러니(irony)하게도 有錢無罪 無錢有罪를 동양대학 진중권 교수는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되자, 이를 두고有錢集猶 無錢服役(유전집유 무전복역)이라고, 즉돈이 있으면 유예(猶豫)이고 돈이 없으면 복역(服役)한다.parody(풍자)한 말을 통하여 현실의 모순과 부조리에 대하여 비판을 하기도 하였다.

 

아무튼 돈(재력)에 관련하여有錢天國 無錢地獄(유전천국 무전지옥)이니有錢有孝 無錢無孝(무전무효 무전무효)라는 속담과 금언 등 재미있는 parody(풍자)한 말들이 우리 주위에 많고도 다양하다. 또한 한명숙 전의원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관련 재판을 두고 요즈음 들어左派無罪 右派有罪(좌파무죄 우파유죄)가 법원 판결의 유행인가 하는 착각까지 들 때도 있는데, 이는 한명숙 전 의원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관련 재판 때문에 생겨난 parody(풍자) 말이다.

 

오늘날 우리나라도 物質萬能主義로 중병을 앓고 있다. 돈(재력)에 대한 도를 넘는 맹신이 사회 전역으로 퍼져有錢無罪, 無錢有罪가 사회 전반에 걸쳐 휩쓸고 있는 작금의 실정인데다가, 특히 신문 TV 등 언론뿐만 아니라 대중매체들도 물질만능주의를 부추기고 있는 현실이다.

 

자본주의는 돈의 흐름에 따라 경제가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 경제 체제로, 개개인이 노력을 통하여 돈을 벌어 이익을 얻는 것을 보장하는 제도이다,사회주의 개인의 노력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사회 전체가 이익을 나누어 갖는 제도이나, 반대되는 제도인 자본주의는 개개인이 자기가 일한 만큼 이윤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수용하고 있다.

 

되돌아보면 오늘날 자본주의는 경제 발전의 모태지만 물질만능주의와 같은 역기능도 낳기도 한다, 물질만능주의는 돈(재력)을 최고로 여기는 생각, 즉 사람들에게 어떤 일이든지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그릇되고 사악한 믿음을 갖게 하고, 또 돈을 어떠한 일을 성사시키는 수단으로 보지 않고 돈 자체에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有錢無罪, 無錢有罪parody(풍자)한 말도 나온 것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