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문. 편지글.

살다보니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도 있다.

碧 珍(日德 靑竹) 2019. 5. 15. 22:40

 

 

살다보니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도 있다.

 

                

                 

사람이 살아온 일생을 정리하는 끝자락 나이 古稀를 넘어 희수(稀壽)를 맞은 이 시점에서 살아온 세월을 되돌아보면 喜怒哀樂 등 많은 사연들이 누구나 있기 마련이다, 자라면서 유년. 학창시절. 학업을 마치고 사회 발을 들여 놓으면서 직장시절. 결혼으로 가정생활 등등을 겪으며 살아왔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어언 77여 년이란 오랜 세월을 사는 동안 따뜻한 사랑도 情도 있는 반면 情에 대한 배신이나 人間에 대한 배신감도 있기 마련이나 그리 쉬이 잊히지 않은 것도 있다, 되돌아보면 기억하고 싶지 않은 지난 일도 이따금 주마등처럼 마음속을 지나 갈 때가 있는 게 사람인가 본다.

 

우리 사는 주변에서 멀리서나 가까운데서 背恩忘德의 시대를 일궈내는 일부 사람들을 더듬어 보자, 인생을 정리하는 끝자락인 희수가 된 이 시점에서 되돌아보면 사람의 심리는 참으로 묘하다고 생각된다. 가난하고 돈이 없을 때에는 그렇게도 다정다감하게 다가와 친구들 중 제일 친구로 행세를 하더니, 여러 사람들이누구의 도움으로 주택을 구입하거나 가내공업공장을 매입하거나, 직물공장 신축이나 기계구입하거나, 병원 신축을 하게 되었다고 하는 말들이 그렇게도 듣기가 싫었고 자신들의 자존심을 언짢게 하였는지 그들의 뒤 날 행태는 보통사람으로는 할 수 없는 언행을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당하는 사람의 자존심과 느끼는 情에 대한 배신감은 어떻게 하여야 하며 그 배상은 누가 하여 주는 것인가 되묻고 싶다. 어언 40여 년이 지나도록 잊히지 않고 이따금 그때 그 사람들의 대한 행태가 가슴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다. 전하여오는 우리 속담에어물전(魚物廛)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말처럼, 근래 들어 머리는 비(空)고 입(口)만 열면 자기자랑에다 마누라 자랑. 돈 자랑 등을 입에 달고 다니는 꼴불견인 八不出도 그렇다.

 

아무튼 40대 초나 후반 무렵 있었던 사연으로 그 후 베풀어 준 후의에 대하여 고맙다는 말보다, 입으로 담기 어려운 큰 배신감 행태로 돌아왔었던 일들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스러운 일이었다, 이런 일을 겪고 나니 마치 옛 속담처럼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말처럼 뒷맛이 오랜 세월동안 개운하지 못하였다. 아무튼 사람을 믿었다는 게 이렇게 마음을 아프게 하는지 말문이 막혔든 일이 좀처럼 잊히지 않는다.

 

이런 八不出류는 돈을 벌겠다는 일념 때문에 혹여나 평생 책 한권 읽지 않아 마음(心性)이 황폐하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니 앞뒤도 가리지 못하고, 할 일과 말을 하거나 하여서는 안 될 것을 구분 못하고 마구 솟아 내는 저질스러운 행동과 말을 하는 것을 보고 들을 때면 참으로 가련하기가 그지없다. 그러기에 사람은 과거 자기가 격고 지니고 있던 자학적인 열등감 탓으로 연유한 오만과 노욕을 자기의 모자람으로 알고 뉘우치면 발전을 하지만, 자기 분수를 모르고 날뛰거나 실수와 잘못을 깨달지 못하고 뉘우칠 줄 모르면 계속 퇴보하거나 실패를 거듭하기 마련이다.

 

사람의 심리는 참으로 묘한가보하다, 사람은 지나온 생활에서 어두웠고 부정적인 것은 잊어버리려 하고, 밝고 좋아 보이는 것은 좀 더 과장하여 지나온 세월을 미화하고픈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사람은 본능적으로 지나온 세월의 빛나고 밝았던 시절을 회상도 하지만 우울하고 어두웠던 시절은 잊어버리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기에 학창시절이나 성인이 된 후에도 아무리 동기동창. 지인(知人)간이라도 살다보면 누구나 체면, 아니 자존심이란 게 있기 마련이다. 더 나아가 학창시절을 지나 다사다난한 생활이 전개되는 새로운 삶의 터전인 사회로 진출하여 생활을 하게 되면, 정도 우정도 인격도 믿음도 중요하지만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필수적인 재물과 사회적 지위도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것이 인생이라고 알게 된다.

 

사람이 살아가다보면 본의든 아니든 법적 도덕적으로 오점을 남길 수도 있는데 이것이 삶에서 얻는 불가불 업보(業報)이다. 이 業은 사람이면 살아가면서 누구나 다 짖는 것이나 문제는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사람이 지은 업보에 대하여 이해와 관용은 항상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喜壽를 맞은 이즈음도 살아가다보니 만나고 싶고 보고 싶은 사람이나 이 친구 저 친구 만나 즐거운 날들을 보내고 싶다, 그러나 말이나 행동이 남을 배려하지 않고 자만과 아집의 노예가 되어 자가당착에 빠져 막말을 하거나, 나름대로는 잔머리를 굴리거나 약은꾀를 부리는 행태를 하는 싸가지가 없거나 八不出 친구 등의 사람은 그리 보고 싶지가 않은 것은 믿음과 성실이 절대로 필요한 것이 사람이 사는 세상이요 인간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