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사상

[스크랩] 싸가지.

碧 珍(日德 靑竹) 2014. 12. 13. 13:05

 

 

 

    싸가지.

 

    

 

 

 

우리는 살아가면서싸가지라는 말을 여러 정황에서 자주 듣기도 하며, 이따금 자신도 모르게 어떤 상황에서싹수싸가지란 말을 쓰고 있다. 또한 여러 형식의 글에서, 즉 시나 수필 소설 등 문학에서나 신문 잡지 기사나 사설 칼럼에서나 스토리텔링이나 특이한 상황이나 여건이 발생하였을 때 등 여러 곳에서 쓰인다.

 

古稀를 넘긴 이즈음도 살다보니 만나고 싶고 보고 싶은 사람이나 이 친구 저 친구 만나 즐거운 한 때를 보낼 수도 있는 가운데, 그리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여럿이 어울려 만날 때는 불가피하게 자리를 함께 하다보면 하는 말의 행태나 행동이, 남을 배려하지 않고 자만과 아집의 노예가 되어 자가당착에 빠져 막말을 하거나, 나름대로는 잔머리를 굴리거나 약은꾀를 부리는 행태를 볼 대 가소롭고 분위기를 해치는 사람을 자주 보게 되는데, 이럴 경우 우리는싸가지가 없다고 하는 것 아닌가 한다. 그래서 사람은 유유상종하고 끼리끼리 놀고 논다고 하는가 보다.

 

그러기에물은 건너보아야 알고, 사람은 지내보아야 안다고 하듯이.‘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하고, 古稀를 넘긴 나이라 하지만 상대방을 소문이나 남의 말로 듣기 보다는 서로 교류를 하며 사귀어보아야 상대방을 알 수가 있는 게 우리 사람인가 한다.

 

            가지를 가려 앉는다고 하며,삼천갑자 동방삭이도 저 죽을 날 모른다

            하고,‘가랑잎이 솔잎더러 바스락 거린다고 하는 말들을, 고희를 넘긴 세

            월에서도 , 즉양반은 물에 빠져도 개헤엄은 치지 않는다고 하고,새도

            한 번쯤은 되새겨 보아야 하겠다는 마음이 든다.

  

싸가지 사전적 의미로는 주로있다없다’,‘그르다보이다등과 함께 쓰여 지는 말로, 앞으로 성공하거나 잘될 것 같은 낌새나 징조를 뜻하는 말로, 또는 마음이나 마음속에 가진 생각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쓰이는데, 江原道 全南道에서 주로 쓰였다는 말로싹수의 방언이며, 동시에 全羅道에서 주로 쓰는 소갈머리의 방언이기도 하다.

 

싸가지에 대한 우리의 옛날 사투리 표기를 따르면싸가지싹아지로도 쓰이는데, 이런 경우의싹아지는 논밭에 씨앗을 뿌려 싹이 나올 때 떡잎의 행태를 아직도 벗지 못하였을 무렵에, 그 싹이 파랗고 튼튼하고 싱싱하게 보이면 앞으로 잘 자라 성장할 것이라고 하고, 그렇지 못하고 노랗거나 검게 칙칙한 색을 띄며 부실하게 보이면 우리는 대개싹수가 노랗다고 하며 기대를 하기 보다는 실망하는 뜻으로싹아지가 노랗다, 혹은 싸가지가 노랗다는 말을 쓰기도 하고, 또한싹아지가 없다고 보통 일상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우리는 봄철이 되면 화단에 꽃씨를 뿌리거나 집안 마당 여백에 상추나 쑥갓, 가지 고추나 채소 등의 씨앗을 뿌리거나, 우리 농부들은 논밭에 씨앗을 뿌리고 난후 그 싹이 돋아나긴 하였지만 그대로 놓아두면 자라기가 어려우며, 또한 꽃도 제대로 피지 못하고 열매도 제대로 맺지 못할 싹이라 판단하면 뽑아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이 살면서 보편적으로 사람의 좋지 못한 행동거지에 빗대어 쓰는싸가지가 없다는 말은, 현실 상태로 보아 앞으로 성공하거나 잘될 것 같은 낌새나 징조, 즉 장차 어떻게 될지를 짐작하거나 가름 하는 것으로좋은 나무는 떡잎 때부터 알아본다고 하는 말이 나왔는가 한다.

 

우리 사람의 혀()는 뼈가 없어도 뼈를 부순다 하였듯이, 무심코 던지는 말 한마디가 상대방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거나 때로는 삶을 망가 떨어 더리기도 한다, 그러기에 음식 싫은 것은 개라도 줄 수 있지만 사람 싫은 건 어쩔 수 없이 원수 간이 되는 것이 보통 사람의 경우이다.

 

자주는 보지 않으나 이따금 보게 되는 사람을 생각하다가 불현 듯이, 老子'道德經' 에 자기의 의견만 옳다고 여기는, 즉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하여 자시(自是)’라 하는 말이 있다.

 

  企者不立 跨者不行(기자불립 과자불행)

    /발돋움하는 사람은 오래서지 못하고 큰 걸음으로 걷는 사람은

     오래 가지 못한다,

  自見者不明 自是者不彰(자현자불명 자시자불창)

     /자신만 제대로 본다고 하는 이는 밝지 못하고 자신만 옳다고

     하는 사람은 빛나지 못한다,

  自伐者無功 自矜者不長(자벌자무공 자긍자부장)

     /스스로 떠벌리는 사람은 공이 없고 스스로 뻐기는 사람은

      어른이 되지 못한다.

 

, 老子'道德經' 24장에 나오는 말로 자시족' 에 대하여 하신 말이 아닌가 한다.

 

'자시족'은 다른 사람이 보는 것을 믿지 못하고 자신이 직접 보려 하고 다른 사람이 어디를 간다고 하여도 믿지 못하고 자신이 직접 가려하는데, 이는 자신의 눈이 정확하고 자신의 걸음걸이가 빠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노자는 '자시족' 이 급한 마음을 내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을 '오래 서지 못하는 까치발과 오래 가지 못하는 큰 걸음' 으로 풍자하고, '자시족'은 자신의 눈으로 보는 것이 밝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환하다고 아집에 빠진 생각을 한다.

 

생각하기에싸가지행태의 사람이나 '자시족' 은 유사한 사람으로 이들의 공통된 것은 완전히 만족시키기는 어렵다는 것으로, 老子의 말처럼 '자시족'은 어른스럽고 성숙한 어른이 되지 못하고, 떼를 쓰는 미숙한 아이처럼 어린아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출처 : 벽진산방
글쓴이 : 碧珍(日德. 靑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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