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문. 편지글.

가을.

碧 珍(日德 靑竹) 2008. 12. 1. 08:01

가을.


              글 / 구름 



                    

선한 눈으로 산책을 나왔다.

익숙지 않은 어둠이

밤톨마냥 하얗게 깊어져

아무래도 곧추설 수 없었다.


상념을 이끌어주던

빛과 열정이 함께 사라진 후

벌레 먹은 그림자는

침묵에 더욱 익숙해졌다.


세상 밖과 내면의 눈이

똑같이 암흑이 되었을 그때,

 

바람은 부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 묻혀버리는 것,

그 바람에 해진 눈물을 닦으며

그대 다시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빛이 아닐지라도 환한

어둠에서 더욱 빛나는

먹먹한 그리움 한 뭉치

번지듯 노을빛에 담았다.



- 빈손으로 가는 여유로움

  말없이 건네는 낙엽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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