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글 / 구름
선한 눈으로 산책을 나왔다.
익숙지 않은 어둠이
밤톨마냥 하얗게 깊어져
아무래도 곧추설 수 없었다.
상념을 이끌어주던
빛과 열정이 함께 사라진 후
벌레 먹은 그림자는
침묵에 더욱 익숙해졌다.
세상 밖과 내면의 눈이
똑같이 암흑이 되었을 그때,
바람은 부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 묻혀버리는 것,
그 바람에 해진 눈물을 닦으며
그대 다시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빛이 아닐지라도 환한
어둠에서 더욱 빛나는
먹먹한 그리움 한 뭉치
번지듯 노을빛에 담았다.
- 빈손으로 가는 여유로움
말없이 건네는 낙엽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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