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문. 편지글.

아직은 살고 싶다.

碧 珍(日德 靑竹) 2008. 12. 1. 07:57

      
    아직은 살고 싶다.
    떠나가는 건 
    벼랑에서 떨어진
    바람뿐만이 아니다
    노래할 수 없는
    겨울새는
    어디에서 잠들었을까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내일로 가져가려 
    몸부림치는 그들처럼
    회색 실루엣의 
    뭉그러진 슬픔 때문에
    나는 아직 살고 싶다.
    사라져가는 건 
    봄꽃 같던
    그대의 웃음만이 아니다
    종종걸음으로
    세월의 벽에 해 놓은 
    낙서는 누가 지웠을까
    해 저문 산골짜기
    어둠이 낮게 깔리고
    눈을 감아야 보이는
    한숨 깊이 묻어 둔 
    그대 그리움 때문에
    난 아직 살고 싶다.
    
    

'시. 산문. 편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억의 늪 속 그리운 이에게.   (0) 2008.12.01
空手來 空手去(공수래 공수거).   (0) 2008.12.01
가을.   (0) 2008.12.01
매미.  (0) 2008.12.01
돌이끼.   (0) 2008.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