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사상

[스크랩] 꽃피는 봄에.

碧 珍(日德 靑竹) 2010. 3. 15. 08:24

    꽃피는 봄에.

     

                              - 入春을 기다리면서 -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옛 글이나 현대 글을 읽다보면, 東西古今을 통하여  시인들은 봄. 봄비. 봄바람. 떨어지는 꽃잎을 얼마나 참으로 사랑하였는지 알 수 있다.


    오늘날 글에서 봄을 노래한 많은 글을 접할 수 있으나, 접하기가 쉽지 않고 혼자 읽기에 아쉬운 봄을 읊은 아름다운 옛글을 적어 본다.   


    계절의 순환을 동진(東晋)의 도연명(陶 淵明)이 지은“도화원(桃花源)”에서,


       풀 무성하니 절계가 화창함을 알겠고,   (草榮識節和,초영식절화)

       나무 쇠락하니 바람이 매서움을 알겠네, (木衰知風厲,목쇠지풍려)

       날짜를 적은 달력은 없지만,            (雖無紀曆志,수무기역지)

       봄 여름 가을 겨울 절로 한해를 이루네. (四時自成歲,사시자성세)


    라고 계절의 변화를 노래하고 있다.  


    파릇한 새잎과 더불어 활짝 피는 꽃들이 봄비에 떨어지는 아쉬움이 남는 봄이 가면, 모내기철에 오랜 가뭄으로 농민들이 가슴을 검게 애태우더니  반농사를 지은 한여름엔 또 큰비가 내려 전답이 침수가 되고 집을 잃는 일도 일어나는 예측 불가한 계절의 변화도 일어난다.


    그리고 가을 들녘 논에 벼가 익어 누른 이삭이 고개를 숙이면 풍년이라 한다, 지난해 여름에는 더위가 그리도 기승을 부리고 겨울에는 눈이 그리도 많이 내렸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이고, 가을가면 겨울이고 또 봄이 온다, 그렇게 한해가 가는 계절의 순환은 자연의 섭리이다.


       보슬 보슬 내리는 봄비,         / 春雨細不滴,(춘우세부적)

       밤중에 가늘게 소리 들리네,     / 夜中微有聲,(야중미유성)

       눈 녹자 남쪽 시내에 물이 붇고, / 雪盡南溪將,(설진남계장)

       파릇파릇 들녘에 풀잎 돋았네.   / 草芽多少生.(초아다소생)


    라고, 고려인 정몽주(鄭 夢周)가 읊은“봄의 흥겨움(春 興)”이다.


    바람결에 실려 오는 봄 내음, 따사한 봄 햇볓, 새소리 그리고 들녘에 파릇파릇 풀잎과 수양버들이 푸르러지면 봄은 벌써 그곳에 와 있다.


    당나라 두 보(杜甫)는“바람 따라 밤중에 몰래 숨어 들어와 촉촉이 소리도 없이 만물을 적셔주는 봄비”를 반겼고, 청나라 장 유병(張 維屛)은“천둥소리에 봄이 깨어난다.”고 했다.


    이제 모두들 활짝 가슴을 열고 봄 내음 맞으로 산하로 나가보는 것도  살아가는데 활력소가 되겠다.


       風和日暖鳥聲喧,(풍화일난조성훤)

                      / 따뜻한 봄날 새소리 즐겁고,

       垂柳陰中半埯門,(수유음중반암문)

                      / 수양버들 아래 문 반 만큼 닫혔네,

       滿地落花僧醉臥,(만자낙화승취와)

                      / 땅위엔 온통 꽃잎 지고 스님은 취하여 누우셨네,

       山家猶帶太平痕.(산가유대태평흔)

                      / 산골 마을 마냥 태평세월이네.


    고려인 이규보(李奎報)가 지은“봄날 산사를 찾아서(春日訪山寺)”라는 제목의 詩 이다.


    꽃피고 새우는 화창한 봄날, 절이 있는 산골 마을의 평화로운 情景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아름다운 글이다.


    “스님이 취하여 누우셨네,”라는 제3구는 스님이 펄펄 휘날리며 땅위에 떨어지는 꽃잎에 그만 취하신 것이라고 풀이 하는 게 좋겠다,


    그러나 인적이 드문 山寺, 꽃나무 아래서 혹여나 스님이 곡차(穀茶) 몇 잔 하셨기로 크게 흠이 될 일도 아니라, 곡차는 만인이 즐기는 기호 음식이 아닌가 한다.


       매화 꽃술 사람 마음 간질이며,        (梅蕊觸人意,/ 매예촉인의)

       추위 무릅쓰고 흰 눈 같은 꽃도 피웠네,(冒寒開雪花,/ 모한개설화)

       아리따워라 저녁 물가에 바람이 이니,  (謠憐水風晩,/ 요련수풍만)

       한닢 두닢 물가 모래밭에 꽃이 지네.   (片片点汀沙./ 편편점정사)


    송나라 시인 황정견(黃庭堅)이 승려화가 화광(花光)의 매화 그림에 붙인 詩 이다.


       꽃은 화사하게 핀 모습도 곱지만 꽃잎이 펄펄 바람에 날리면 이를 보는 사람에게도 또 다른 감흥을 불러 일게 한다.


    송나라 왕안석(王安石)은 지는 꽃잎이 흙먼지에 더럽혀 질까봐 미리 마당을 쓸어 놓고 기다렸고, 소동파(蘇東坡)는 꽃잎 하나 지면 그만큼 봄이 간다고 아쉬워했다.


    이토록 詩人의 봄 사랑. 꽃 사랑은 참으로 다정다감하며 알뜰하기도 했나 보다,


    봄비가 내러 온 들녁에 생기가 돋고 논에 찰랑찰랑 물이 있는 날에, 봄에 피는 꽃구경 하려 사랑하는 憧憬의 손을 잡고 맑고 향기로운 故鄕山河의 내음을 가슴 가득하도록 마셔야 하겠다.

                                          碧珍山房에서           碧  珍.

                                      

      


토셀리 세레나데

세레나데 / 하이든

Serenade No.13 1악장 / 모짜르트

Flute / 슈베르트

세레나데-파바로티 /토스티

출처 : 내 가슴이 너를 부를 때
글쓴이 : 벽 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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