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사(婚事).
조선왕살종합족보 족보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녀교육열은 그야말로 세계 정상급이며, 이를 위하여 지출되는 사교육비용 또한 엄청난 규모에 달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현실이다. 그러나 그 방법이나 효과에 대해서는 이를 회의적으로 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런데 교육은 자녀가 출생한 후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고, 자녀가 태중(胎中)에 있을 때부터 시작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우리가 자녀교육에 모든 것을 걸고 다하는 것을 결론적으로 보면, 자녀를 훌륭하게 키움으로 자녀 자신의 건강과 사회활동은 물론 어버이를 사랑하고 공경하며 공동체 사회에서 직분과 능력에 따라 이바지 하도록 하는 것도 그 목적이 있지만,
자녀가 좋은 상대 배우자를 만나, 행복하게 한 세상을 살아가도록 하기 위한 것이 또한 궁극의 目的이다.
옛날부터 남녀 간의 혼사는 身分을 유지하거나, 상승을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 여겨 온 것이다.
지난번에 방영하였던 사극‘연개소문’에서 김유신이 여동생 둘을 김춘추에게 함께 시집을 보네는 장면이, 바로 성골. 진골의 골품제에서 있을 수 있는 신분상승을 노린 것이고,
현재도 정치하는 사람들이 정략적으로 재벌이나 정치인을 상대방으로 고르고, 재벌이 정치권인사나 재벌과하는 정략 혼사를 볼 수 있는 것 또한 같은 이치이다.
婚姻(결혼)이란 人倫大事로 피를 서로 섞는 일이고, 피를 섞는 다는 것은 골수(骨髓)를 섞는 일이므로, 혼사(婚事)는 혈연관계인 골품제도(骨品制度)와 깊은 관계가 있으며 그렇게 내려오고 있다.
우리가 아는 조선시대에서는 철저하게 양가(兩家)집안의 身分에 따라 혼사가 이루어 져 왔으나, 시대의 변천에 따라 요즈음의 혼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이 財力(돈)이라고 들 하고 있다.
혼사에 관한 중매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事.師)자 달린 사람들과 혼인을 하려면 열쇠가 세 개니 두 개니 하고 X원을 지어 주던지 큰 Apt를 사주어야 된다는 등등, 한심스러운 세태(世態)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기에 身分을 제일로 중시했던 조선시대를 이어 온지 한 세기가 가기 전에 혼인의 기준이 크게 달라졌다.
조선시대의 신분, 즉 양반등급 기준은 무엇 이었는가 한번 살펴보자,
“우선적으로 그 집안(家門)에서 역사에 남는 저명한 인물을 배출했는가, 대대로 정승. 대제학. 판서. 호당(湖堂)에 몇 명이 들어갔는가 즉, 벼슬은 어느 정도 했는가, 또한 그 집안의 학문의 깊이는 어느 정도인가,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공을 세운 인물이 많은가.”등등을 종합해서 평가하는 것이다.
이 평가는 어느 특정기관에서 하는 것이 아니고, 세월을 두고 자연스럽게 쌓여 온 평판이 정하고 있는 것이다.
요즈음에는 결혼 정보회사가 있어 신랑.신부의 정보를 수집하여, 직업. 학력. 외모. 집안. 부모재산이 중요한 기준이 되어 등급을 매긴다고 하니 웃음 나는 일인지 그렇지 못한 일인지 구별하기 힘들다.
우리 사회에서 옛날부터 상위권 집안으로 불리는 가문 몇을 例로적어 본다,
湖南에서는, 하서 金인후를 배출한 장성의 울산 金씨, 재봉 高경명을 배출한 창평의 高씨, 宋강 정철을 배출한 자실 鄭씨, 고봉 奇대승을 배출한 광주의 奇씨, 고산 尹선도를 배출한 해남 尹씨 등을 들 수 있고.
忠淸道에서는, 사계 金장생을 배출한 연산의 광산 金씨, 우암 宋시열을 배출한 회덕의 은진 宋씨, 명재 尹증을 배출한 논산 노성리의 파평 尹씨 집안을 들 수 있고,
慶尙道에서는 학봉(鶴峰) 金성일을 배출한 의성 金씨門中 검제(黔堤)마을 五子登科宅으로 더 잘 알려진 川前파(내앞) 金씨, 일두(一蠹) 鄭여창을 배출한 함양 개평마을의 하동 鄭씨, 충재(冲齋) 權벌을 배출한 봉화 닭실마을의 안동 權씨, 대대로 벼슬을 멀리한 경주의 崔 부잣집, 경주 양동마을에는 우재(愚齋) 孫중돈을 배출한 월성 孫씨, 그리고 孫씨의 외손인 회재(晦齋) 李언적을 배출한 양동(려강) 李씨, 학문으로 우위인 형 겸암(謙菴) 柳雲龍과 아우 서애(西厓) 柳성룡을 배출한 하회마을의 柳씨 집안을 들 수 있다,
율곡 李이, 퇴계 李황, 점필재 金종직, 한훤당 金굉필, 정암 趙광조 등등 많은 집안이 있으나 略하고, 이는 어디까지나 확고한 기준에서 정하여 진 것이 아니고 내려온 혼인관계에서 말하는 것을 듣고 문헌을 보고 아는 데로 적어 보았다.
오늘날 세월이 변하였다고 하나, 혼사란 집안도 중요하나 한인간과 다른 한 인간이 만나 하나의 小宇宙인 家庭을 창조하는 숭고한 일이라, 財力이 혼사에서 만능이고 중요한 요소가 반드시 아니라,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의 根本資質인 믿음(信)과 사랑(愛)이 문제인 것이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정략적으로나 상대의 財力에 편승하여, 이루어진 婚事는 과연 幸福했는가 하는 문제이다. 그러기에 우리 사람 사는 곳에서는 무엇보다도 사람, 그 自體가 根本임을 알아야 하겠다. 碧 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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