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문. 편지글.

이 새벽녘, 어이 목우도(牧牛圖)가 떠오르는가.

碧 珍(日德 靑竹) 2020. 7. 20. 07:12


이 새벽녘, 어이 목우도(牧牛圖)가 떠오르는가




  

지난밤 소나기가 내리드니 새벽 무렵에 열린 창을 통하여 시원한 바람이 들어와 쌀쌀함을 느낄 정도로 몸이 움츠러지니 여름밤을 무색하게 한다. 여느 때처럼 이 새벽 五更녘에 하는 禮佛하는 기도는 한마음 다하여 부처님께 귀의하고 감사하는 합장(合掌)의 마음이며, 자신의 삶을 넉넉하게 하는 정성의 길이요, 마음에 佛心을 가져오는 부처님과 자신이 만나 하나 되는 인연(因緣)이며 合一의 길이자 먼저 그에게는 가신 외할머님. 부모님을 마음으로 나만 뵈옵는 길이다.

 

그러면 어린 시절에 외할머님 따라서 갔었고, 자라고 부터는 혼자나 가족. 사랑하는 사람 갔으며, 더불어 먼저 가신님들 입제일이나 보고 싶고 그리울 때면 자주 절(寺刹)을 찾아가 佛供을 드렸던 지난 그날들이 마음으로 다가온다, 松林寺를 찾을 때마다 큰 법당 부처님께 예 올린 후 님들께서 오래 머무시었던 명부전(冥府殿)에서 예를 다하고 나면 늘 한없는 그리운 마음에 외로움이 다가와 눈시울을 적셨었던 날들이 회상되어 다가온다.

   

언제나 松林寺에 들릴 때마다 冥府殿 문을 나서면 버릇처럼 적막한 명부전을 둘러본다, 그 때마다 잘 이해 못하여 고개를 갸우뚱거리었던 冥府殿 외벽에 그려져 있던 선화(禪畵)목우도(牧牛圖.尋牛圖.十牛圖)가 어인지 이 새벽녘에 떠오른다. 그 후에도 갓 삼십의 철없는 상주를 늘 일깨워 주시던 碧峯(벽봉) 큰스님의 자애하심도 송림사와 함께 언제나 잊을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지난 初八日 松林寺에 들렸을 때 이제는 碧峯 큰스님께서도 열반(涅槃)하시어 절이 텅 비어 있는 느낌이 들어 그때가 그리웠는데, 대웅전 옆 뒤편에 있는 碧峯스님을 기리는 공덕비가 있어 스님을 뵈옵는 마음이라 반가웠답니다.

 

이 새벽녘 다가오는목우도(牧牛圖.十牛圖)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아니 우리에게 무엇을 일깨워 주기 위하여 여러 절(寺刹)간 벽에 그려져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우리가 절(寺刹)에 가면 法堂의 양측 면과 뒷면에는 보통 불교에 관한 벽화(壁畵)들이 장식되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그려져 있는 것으로 인간의 본성을 찾아 수행하는 단계를 동자(童子)나 스님()이 소()를 찾는 것에 비유하여 묘사한 불교 선종화(禪宗畵)심우도(尋牛圖)또는 목우도(牧牛圖). 십우도(十牛圖)팔상도(八象圖)이다.

 

그의 얕고 짧은 식견으로목우도(牧牛圖)佛敎禪宗에서 本性을 찾는 것을 소()를 찾는 것에 비유하여, ()의 수행단계를 소()와 동자(童子)에 비유하여 도해하여 그린 선화(禪畫)라고 요약할 수 있으며, 그 수행단계를 10단계로 하고 있기에십우도(十牛圖). 심우도(尋牛圖)라고도 한다.

 


아무튼 선화(禪畵)를 들여다보면 수행자가 정진을 통해 본성을 깨달아 가는 과정을 잃어버린 소()를 찾는 일에 비유하여서 그린 禪畵로 그 과정을심우(尋牛). 견적(見跡). 견우(見牛). 득우(得牛). 목우(牧牛). 기우귀가(騎牛歸家). 망우재인(忘牛在人). 인우구망(人牛俱忘). 반본환원(返本還源). 입전수수(入廛垂手)10단계로 구분하고 있어 십우도(十牛圖) 또는 목우도(牧牛圖)라 한다.

 


여기에서 소()는 인간의 本性, 목동은 佛道修行者에 비유된다. 그리고 마음 닦는 일을 소치는 것에 비유하는 것은, 불교 역사에서 유래가 깊은 것으로 불교경전인아함경(阿含經)에서는 목우12(牧牛十二法),지도론(智度論)에서도 11(十一事)를 설하였으며, 중국 선가(禪家)의 여러 조사들도 소를 마음의 다스림에 비유한 예가 많은 것으로 미루어 대에 이르러서 이것이 체계화되고 정형화된 것으로 전하여 오고 있다.

 

그렇다면 십우도(尋牛圖)는 무엇을 그린 그림인가, 尋牛圖 見性에 이르는 과정을 10 단계로 간명하게 묘사한 그림이다. 이 그림에는 나라 보명(普明)이 검은 소에서 점점 흰 소로 나아가는, 곧 오염된 성품을 점점 닦아 청정한 성품으로 나아가는 점오(漸悟)의 과정그린 목우도(牧牛圖), 나라 곽암(廓庵)이 검은 소에서 바로 흰 소로 되어버리는, 곧 등을 돌림으로써 보지 못한 청정한 성품을 돌아서서 단박에 보는 돈오(頓悟)의 과정을 그린 십우도(十牛圖)가 있는데, 목우도는 묵조선(黙照禪)을 십우도는 간화선(看話禪)을 반영하고 있다.

 

中國 宋나라 때 만들어진 보명(普明)十牛圖와 곽암(廓庵)十牛圖 등 두 종류가 우리나라에 전래되어 오고 있는데, 普明의 것은 소를 길들인다는 뜻에서 목우도(牧牛圖)라고 한 반면, 廓庵의 것은 소를 찾는 것을 열 가지로 묘사했다고 하여 심우도(尋牛圖)라고 한 점에서도 그 차이가 있다. 또한 普明의 것에서는 마지막 열 번째의 그림에만 원상(圓相)을 묘사하고 있는데 대하여, 廓庵의 것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의 모든 단계를 원상 안에 묘사한 점이 다르다.

 

조선시대까지는 이 두 가지가 함께 그려졌으나 최근에는 대체로 곽암의 것을 많이 그리고 있으며, 주로 사찰의 법당 벽화로 많이 묘사되고 있다. 中國의 경우에는 十牛圖도 대신에 말()을 묘사한 십마도(十馬圖)를 그린 경우도 있고, 티베트에서는 코끼리()를 묘사한 십상도(十象圖)가 전해져 오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이 새벽 졸필(拙筆)을 놓으면서 불교회화(佛敎繪畵)란 하고 생각하니, 이는 단순히 예술성만을 추구하는 순수예술이 아니라는 佛敎思想을 주제로 하는 성스러운 예술이라고 하겠다. 사찰벽화란 사찰전각 벽에 그려 넣는 그림을 말하며, 부처님의 일생, 불보살의 모습, 조사스님 일화, 심우도 등이 주를 이루는데, 이 가운데 심우도는 수행자가 정진을 통하여 본성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잃어버린 소()를 찾는 일에 비유해서 그린 선화(禪畵)이듯 불교회화는 선화라 하겠다  

 

 



* 보탬 글(附加 文).

 

목우도(牧牛圖)의 유래는 스스로 노사 라고 하는 남천 보원선사(南泉 普願禪師)의 목우 공안(牧牛公案)은 선사들의 수행에 아주 큰 영향을 낳았는데, 송고시를 형성했을 뿐 아니라 목우도도 그려져, 각 대에 모두 이에 대한 화답시가 있으며 아울러 멀리 일본에도 전하여 졌다. ()를 기른다는 뜻은 마음을 길러 도를 깨닫는다는 것이다.

 

이후 牧牛이 각지에서 크게 유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 후 찬미하는 게송(偈頌)을 제창한 사람도 특별히 많았으며, 보명선사에 이르러 그림으로 그려졌는데, 길들이는 열 개의 단계로 나누었으며, 아직 기르지 않는 단계에서부터 함께 잊어버리는 단계까지 각 게송을 가지고 각 단계의 경지를 밝혔다고 하겠다.

 

심우도(尋牛圖.牧牛圖)란 본래 道敎에서 나온 팔우도(八牛圖)가 그 시작으로 12세기 무렵 中國의 곽암 선사(廓庵禪師)道敎의 소 여덟 마리에 두 마리를 추가하여 십우도(十牛圖)를 완성시켰다고 한다.


곽암선사道敎八牛圖는 무()에서 끝나므로 眞正眞理라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보았기에, 그는 眞正眞理, 佛敎眞實로 나아가고자 하는 바를 소 두 마리에 담았던 것이다. 그러기에 道敎八牛圖()의 결말이라면, 곽암선사의十牛圖는 공()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곽암선사는벽암록의 찬술자로도 잘 알려져 있는 원오극근(園悟克勤)과 그의 동문인 대수원정(大隨元淨)의 법통을 이은 제자로, 十牛圖는 벽암록이 집필된 후 얼마 되지 않아 만들어진 것으로, 禪 生活을 하는 수도자들에게 일종의 禪 修行 가이드 역할을 하였다.

 

곽암은 임제종 양기파로십우도송(十牛圖頌)을 옮기고 해설도 하였다.심우도송(尋牛圖頌)이란잃어버린 소를 찾는다라는 뜻으로 본래 명칭은소를 길들인다라는 의미의목우도송(牧牛圖頌)으로, 열 단계로 나누어 그려졌기에십우도송(十牛圖頌)이라고도 불린다. 참선 수행자의 수행단계를 잃어버린 소를 찾아 길들여 돌아오는 과정에 비유해 그림()과 시()로 도해한 이러한 저작은, 禪宗의 확장과 더불어 다양한 형태(version)로 퍼지나갔다.  


가장 오래된 것으로는 중국 북송대 청거호승(淸居皓昇)선사의목우도송12이며, 다음으로 보명(普明)선사의목우10과 유백(惟白)선사의목우8등 많은 禪師들이 이 형식을 빌러 參禪의 수행단계를 알기 쉽게 제시하였는데, 순천 송광사 벽화에 그려진 그림과 偈頌은 남송 초기의 곽암(廓庵)선사의 십우도송(十牛圖頌)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