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문. 편지글.

사케(酒)와 청주(淸酒) 그리고 李 모야.

碧 珍(日德 靑竹) 2019. 8. 7. 21:21

 

사케(酒)와 청주(淸酒) 그리고 李 모야.

 

 

           

 

 

人生이란 바람처럼 無心하게 와서 잠시 머물다가 바람 따라 가는 구름처럼 덧없이 흘러 다니다가, 한 줄기 비 뿌리듯이 八苦의 아픔을 주고서 홀연히 떠나버리는 게 또한 인생인 것이다. 우리 인생은 태어 날 때 빈손으로 왔다가 인연(因緣)들과 만나고 이별할 때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사요 세상사요 자연의 섭리(攝理)요 만고불변진리이다, 우리, 너와 나의 인연도 덧없이 바람처럼 흘러가는 게 사람의 삶이기에 일장춘몽과 무엇이 다른가 한다.

 

그래서인지 인생 황혼기인 희수(喜壽)를 맞이하고 보니 무언가 아쉬운 마음이 되며 허전하기가 일수이다. 이런 날이면 정종(正宗) 대포에 꼬지를 곁들여 마시면 입 언저리에 달콤하고 정종의 특이한 향내가 코를 찌르는 그 술이 으fp 그리워지는 것은, 그가 스스로 愛酒家라 자처하면서도 愛酒나 호주(好酒)보다는 호주(豪酒)하며 살아왔었기 때문인가 보다.

 

우리 속담에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지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愛酒家들은 너나 나나 자기가 좋아하는 술이 있는 집, 대폿집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게 술꾼(酒黨)들의 참 모습이다, 인생길에서 마지막 生을 생각하며 지나온 삶을 되새겨보면 사람과 술(酒)은 불가분 관계를 원초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생각이 들다보니 그간 살아온 날들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지난 8월 2일 日本 정부는 韓國을 수출 심사 우대국(White-List)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국내외 언론들이 대서특필 보도하므로 그간 우려하던 韓日관계가 급랭하게 된 이런 판에, 李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日本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 당일 한 日食堂에서 점심을 하면서 마신 낮술이 사케(Japanese Rice Wine.酒)였느니, 청주(淸酒)니 하면서 與野가 입씨름을 하는 웃지 못 할 Comic show를 한판 벌였다. 이에 야당이反日 감정을 부추기던 여당 대표가 日食堂에서 사케(酒)를 마신 것은 이율배반의 극치라고 공격하면서부터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정치판에서 문제가 되었던사케(酒)란 무엇인가.

사케(酒)란 말은 日本에서는 술(酒)의 통칭으로도, 정종(正宗)이라는 술을 말할 때 등으로 두 가지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정종(正宗)은 우리말이 아니고, 日本 고베(神戶.Kobe)의 한 술도가에서 지은 상표이름(商標 名)이다. 술도가 주인은 1840년 교토의 어느 절에 갔다가임제정종(臨濟正宗)이라는 문구를 보고 술도가에 사쿠라정종(櫻正宗)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임제(臨濟)는 불교 선종(禪宗) 臨濟宗을 연 중국 당나라의 승려다. 正宗은 정통을 이어받은 종파라는 뜻으로, 正宗은 바로 그로부터 비롯된 이름이라 한다.

 

이 正宗은 日本 문학작품 곳곳에 나오는데, 특히 눈 덮인 온천 지방 니가타를 찾아온 시마무라와 게이샤인 고마코, 마을 처녀 요코 사이에 일어난 일들을 시적(詩的)이고 감각적으로 그려낸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의 소설설국(雪国)에서 게이샤인 고마코를 비틀거리게 만든 술도 이 정종이다.

 

우리나라에서 술 이름으로 청주(淸酒)라 하며 사용한지가 오래된 이름으로, 막걸리처럼 탁한 탁주(濁酒)와 달리 맑은 술을 일컫는 말이다. 그 이름은 태종 7년, 1407년에 나오는데태종실록판예빈시사 이태귀를 대마도에 보내 수호관 종정무(宗貞茂)에게 조미. 황두 각각 150석…소주 10병, 청주 30병…을 내려주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종정무는 당시 대마도 도주(對馬島 島主)이다.

 

우리 제사 의식(祭祀儀式)에서 축문(祝文)은 필수이다, 제례 축문(祭禮 祝文)에청작서수(淸酌庶羞)라는 대목이 있는데 이는맑은 술과 여러 가지 음식이란 뜻이다. 우리의 전통주 淸酒는 이렇게맑은 술이란 의미로 중의적으로도 쓰이는데, 쌀과 누룩, 물이라는 재료는 같지만 맑은 부분을 떠내지 않고 그대로 걸러낸 게 탁주(濁酒, 막걸리)이다. 韓國에 淸酒가 있다면 日本에는 사케(酒)가 있는데니혼슈(日本酒)라고도 하는데 쌀로 빚은 日本式 淸酒라 하겠다.

 

日本 술 사케(酒)를 흔히 正宗이라고도 하는 것은 일제강점기 釜山의 청주회사 상표가 보통명사처럼 통용되면서였다고 전한다, 제조공정과 원리는 비슷하지만 애주가들은 고유의 맛과 향으로 둘을 구별하는데 술 제조용으로 따로 재배한 쌀을 쓴다거나, 밀로 만든 누룩을 쓰는 우리 술과 달리 쌀누룩을 쓴다는 점도 사케(酒)의 특성이다.

 

사케(酒)는 쌀을 깎는 정도인 정미율에 따라 크게 8등급으로 나누고 있다, 하지만 日本 특유의 장인정신(匠人精神)에 따라 종류는 천차만별이며 그 가격도 한 병에 수백만원인 사케도 있다. 그래서 日本 사람들이 서양 wine과 비교하며神이 내린 술이라고 사케 찬가를 늘어놓는 배경이다. 되돌아보면 독도 문제로 反日감정이 들끓던 시기인 2008년께 두드러지게 wine 열풍에 이어 국내에서도 사케 붐(boom)이 크게 일었던 적이 있다.

 

술(酒)인 한국 淸酒와 일본 사케(酒)에서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쌀에 의존하여온 삶에서 보드라도 韓.日의 문화에는 유사성과 공통점이 많다. 물론 산업화 과학화에 앞선 日本에서 들여온 게 많은데 日本種 쌀아키바레’‘고시히카리를 빼고 나면 우리 쌀 농업을 석권하였듯이 교류. 의존 산업은 여러 방면에 걸쳐 참 다양하였던 것이다.

 

사케(酒)는 사쿠라, 구보타, 핫카이산 등 日本에서 잘나가는 사람이나 유력인사들이 드나드는 日食 요릿집에서 팔리는 비싼 日本 淸酒이다. 日本에도야키니쿠(고기꾸이)가게, 한국식 쇠고기 요리점 등 韓國식 요리점은 많다. 혹여 아베 신조 일본총리가 그곳에 갔다면 많은 일본인은 어떻게 생각하였을까.

 

아무튼 지난 8월 2일 日本 정부가 韓國을 수출 심사 우대국(White-List)에서 제외 결정으로 韓日관계가 급랭하게 되면서, 日本食 음식점과 日本에서 야키니쿠 가게를 꾸리는 재일동포들의 한숨 소리가 귓전에 들리는 듯하여 안타갑기가 그지없는 게 만든 게 오늘 우리 정치인들이 아닌가 한다.

 

 

               

 박인환 詩 세월이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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