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親舊)란 말에 대한 단상(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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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월은 뒤를 돌아보지도 멈추지도 않고 흘러만 갑니다, 흘러가는 냇물에 돌이 닳듯이 세월 속에서 사람도 닳고 닳다가 갑니다, 사람은 누군가가 초대하지 않았어도 저 세상으로 부터 찾아왔고, 허락하지도 않아도 이 세상으로부터 떠나가듯이 찾아 온 것과 여히 떠나가는 것이 사람의 삶이나, 사람으로 태어나 한 생을 살고 간다는 것은 쉬운 일만은 아니다, 살다보니 고희를 넘긴 이즈음도 이 친구 저 친구가 보고 싶고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어, 만나면 즐거운 때도 있으나 때로는 그리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다.
사람들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여러 부류의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서로 호감을 느꼈는데 자꾸 만나 교류하다 보면 왠지 부담스러운 사람이 있는 반면, 처음에는 별로 마음에 와 닿지 않았는데 오래 시간을 접하며 지내다 보면 참된 사람도 있기에, 처음부터 좋은 이미지로 남아서 언제 봐도 좋은 사람이 있는데 이런 사람은 대부분 소박하고 자상하며 진실한 사람이기에 이런 사람이 친구가 되어 주기를 바라는 게 또한 사람의 마음이다.
人生이란 흐르는 강물처럼 멈추지 않은 길 다면 긴 세월 속을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행하며 무엇을 얻었을까,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서로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엉켜 살기에 삶이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많은 게 인생입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각자 자기마다 고유한 행태로 일생을 살아가고 살고 있으며 세월과 더불어 나이 들어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면, 가족 외에는 친구(親舊)란 존재와 더불어 가장 많은 시간을 동고동락하며 희비애락을 나누며 나름대로 인생을 살았다고 하여도 빈말은 아닌가 한다.
어느 글 쓰는 분이 늦더위가 여전하자 더위를 이기고자 생각. 생각하다 찾아낸 것이 독서삼매(讀書三昧)라고 쓰셨는데,‘11세기 남송시대 야부도천(冶父道川) 선사도 더위 때문에 할 수 없이 좋아하는 금강경을 펼쳤다. 1년 내내 만년설로 덮여있는 수미산(須彌山)이 등장하는 문장을 만나자 더 크게 소리 내어 읽었다. 더위는 잊혀 졌고 책에 나오는 눈바람까지 상상으로 즐기며, 그 느낌을
熱卽普天熱(열즉보천열), / 덥다 하면 온 하늘이 덥고,
寒卽普天寒(한즉보천한). / 춥다 하면 온 하늘이 춥네.
라고 낙서처럼 두 줄의 詩로 남겼는데, 결국 더위를 이기는 방법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결론을 내렸듯이, 사람은 친구도 마음먹기에 따라 좋은 친구를 맞을 수가 있다고 하겠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한 가장 기본이 되는 사람의 성품을 인성(人性)이기에 우리 사람이 살아가는데 인성이란 중요하다, 인성을 심리학에서는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사고(思考)와 태도 및 행동의 특성이라 한다. 특히 짐승과 다르게 함께 어우러져 번영하며 사는 인간만이 가진 특권이다. 그러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人性을 강조하여야 하고 학교에서도 사회에 나가서도 인성 함양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 사람이다, 또한 친구를 사귀고 얻고자 할 때 人性이 무엇보다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 하겠다.
생각하니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묘한 것이라고들 하는 것은, 자기의 삶이 어려워 잘 살지 못할 때에는 그렇게도 다정다감하게 다가와 친구 중 제일의 친구 행세를 하다가도 넉넉한 삶을 살아가게 되면 지난날은 잊어버리기가 다반사이나, 물론 다는 그렇지 않지만 혹자는 자존심 때문인지 소갈머리 없어 그런지 모르나, 한 평생을 한 결 같이 살아온 그런 인성 좋은 深泉을 고희를 넘기고도 만나 볼 수가 있다는 것은 다행이 아닐 수가 없다.
그러기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기로는 오래도록 친하게 사귀어 온 사람이나, 마음이 서로 통하여 가깝게 사귀는 사람, 혹은 마음이 서로 통하여 가깝게 사귀는 사람을 두고‘親舊, 벚(友), 동무’라고 하는데 대동소이한 말이 아닌가 한다.
(2).
혹여 사람들은 친구(親舊)는 사회적 지위나 경제생활이 서로 비슷하여야 친구가 될 수가 있다고들 하나 그건 그렇지 않기에 잘못된 생각이다. 여러 면에서 차이가 심하면 따뜻한 우정을 느끼기가 어렵다고들 하나 그렇다면 그들은 친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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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前漢의 역사가 사마천(司馬遷)이 쓴 史記‘계명우기(鷄鳴偶記)’에는 친구의 유형(類型)을 4 부류로 구분하고 있기에 적어보자면,
첫째는 서로의 잘못을 바로잡고 큰 의리를 위해 노력하는 친구인 외우(畏友), 둘째는 고난을 당할 때 서로 돕고 함께 할 수 있는 친구, 즉 둘이서 친구 사이지만 서로를 아끼고 존중하며 존경하는 두려운 존재의 친구인 밀우(密友), 셋째는 좋은 일과 노는 일에만 잘 어울리는 놀이친구인 일우(昵友), 넷째는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며 걱정거리가 있으면 서로 미루고 나쁜 일에는 책임을 전가하는 기회주의적인 친구를 뜻하는 적우(賊友)가 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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司馬遷은 이 밖에도 史記에서 친구와 더불어 우정에 관한 故事成語를 예시하고 있는데, 관중과 포숙의‘관포지교(管鮑之交)’외에도, 수레를 타고 다니는 사람과 패랭이를 쓰고 다닐 정도로 생활수준은 차이가 나지만 절친한 친구사이인‘거립지교(車笠之交)’, 서로 뜻이 통해 거슬리는 일이 없는‘막역지교(幕逆之交)’, 나이를 초월한 깊은 우정이나 친구 사이인‘망년지교(忘年之交)’, 서로 죽음을 함께 할 수 있는‘문경지교(刎頸之交)’, 가난할 때의 참다운 친구라는 뜻의‘빈천지교(貧賤之交)’가 있다고 하였다.
또한 물과 물고기의 관계처럼 친밀한 우정의‘수어지교(水魚之交)’, 절구공이와 절구처럼 절친한‘저구지교(杵臼之交)’, 어릴 적부터 친한‘총각지교(總角之交)’가 있는가 하면, 백성인 民草들 간의 우정인‘포의지교(布衣之交)’란 故事成語 등도 적고 있다,
이어 사마천은‘도덕상 서로를 격려하고, 과오와 실수가 있으면 서로 충고하고 돕는 경외(敬畏)로운 벗과, 생사고락을 함께 하고 고생을 함께 하며 생명을 위탁할 수 있는 비밀스런 친구가 나의 인생에 큰 힘이 된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사람이 살아가는데 귀감(龜鑑)이 되는 字字珠玉 같은 말이다.
생각하기에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친구 사이에는 시간이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친구는 오래된 친구일수록 더욱 좋은데 나이가 들수록 친구들도 하나하나 가기만 하는데, 때가 되어서 영원한 안식처로 돌아가는 것이라 하겠지만 보내는 사람의 안타깝고 아픔은 크기만 한 것이 친구 간 인생의 아름다운 덕이 들어 있는 友情이다.
그러기에 진정한 友情은 친구를 아낄 줄 알아야 하고, 고독할 때 위로할 줄 알아야 하고, 어려울 때 도울 줄 알아야 하고, 겸손한 마음이 필요하고, 희생할 줄도 알아야 하고, 허물을 용서하여 주는 아량과 관용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빛나는 것이라고 다 金이 아니듯이 도금(鍍金)한 金도 있고 순금(純金)도 있듯이 친구간의 우정도 이와 비슷하던지 같다고 하겠다, 진정한 친구인지 아닌지는 인생의 역경과 고난을 당하여 보아야 알 수 있다고 한다, 역경에 처했을 때에도 한 결 같이 변하지 않는 우정이 진정한 우정입니다. 그러기에 세상 끝까지 믿을 수 있는 소수의 진정한 친구가 반드시 있는 것이다.
그런데 친구에 대한 재미있는 말로 中國에서는 친구 중에 오래된 친구를‘노붕우(老朋友. 라오펑요우)’로 부르고 있다, 즉‘라오펑요우(老朋友)’는 긴 시간 속에 신뢰와 우정으로 다진 친구 관계를 말한다, 또‘옛 친구는 金, 새 친구는 銀’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얼마 전 朴근혜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朴 대통령을‘중국 국민과 나의 라오펑요우(老朋友)’라고 불렀다는 보도 기사가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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