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사상

란(蘭)의 치병 효능.

碧 珍(日德 靑竹) 2010. 3. 20. 18:29

    란(蘭)의 치병 효능.

     

     

     

       

       二人同心,(이인동심) / 두 사람이 같은 마음이면

       其利斷金.(기이단금) / 쇠도 끊을 수도 있고,

       同心之言,(동심지언) / 같은 마음에서 나온 말은

       其臭如蘭.(기취여란) / 난초보다 향기롭다.

     

    이 글은 周易에 있는 名言으로, 먹(墨)의 향기(香)가 짖게 나는 글이라 읽으면, 난초(蘭)와 더불어 매화(梅)와 대나무(竹)가 함께 마음에 와 닿는다.

     

    우리 사람의 병은 의사의 진단이나 처방으로 만, 고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근래의 발달된 의술은 음악이나 그림의 감상 또는 명상으로도 병을 고친다는 설도 있고, 그렇게 치료를 하고 있다고들 한다.

     

    현재 우리 일부농가에서도 음악으로 과일 체소의 품질을 높이고 수확량을 늘리며, 또한 가축사육에서도 출산율을 높여 농가수익증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송나라 때 문호 蘇軾은 사람의 속기(俗氣)를 대나무로 고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의성(醫聖)으로 알려진 神農도 미처 몰랐던 蘭의 치병효과를, 당대 博學多識했던 大院君(이하응)은 알고 있었던 것 같다.

     

       草木之醫人何限, (초목지의인하한)

             / 초목이 사람의 병을 고치는 데에는 어찌 한계가 있으리오 만,

       而能醫人性靈.蘭, (이능의인성령.난)

             / 사람의 성령을 고치는 것은 란이다.

       神農何嘗云耶?. (신농하상운야)

             /신농도 이에 대하여서는 이야기 한 바 없었다.

     

    이 글은 고서화가 李元基씨가 몇 년 전 입수하여 영인 발간한“石坡道人幽蘭圖(석파도인유란도)”에 수록된 것으로, 大院君이 자기가 그린 蘭 그림에 붙인 題에서 한 말이다.

     

    蘭을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레, 梅花와 대나무(竹)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늘 우리와는 함께하고 있다.

     

       一節復一節, (일절부일절) / 한마디 또 한마디

       千枝攢萬葉, (천지찬만엽) / 가지가 천개요 잎이 만개

       我自不開花, (아자불개화) / 내가 꽃을 피우지 않는 것은

       免撩蜂與蝶. (면요봉여접) / 벌과 나비 모여드는 것 싫어서라네.

        

    청나라 정섭(鄭燮)이 자기가 그린 대나무 그림에 붙인 詩이다.

     

    대나무는 마디로 자라고 잔가지가 많으며 가지마다 잎이 무성하다, 그리고 여름에 대나무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청량(淸凉)함을 느끼게 하며,

     

    겨울에 눈이 오면 잎마다 눈이 쌓여 가지가 휘고 부러지기도 하나, 대숲에 작은 새들이 이가지 저 가지를 날라 앉으며 뿌리는 흰 눈가루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는 겨울 진풍경이다.

     

    대나무(竹)는 梅花. 蘭草. 菊花와 더불어 四君子라 일컬어지는데, 벌이나 나비는 꿀이나 향기를 찾아드는 小人輩로 비유되기도 한다, 그래서 화가는 대나무를 그리면서 꽃은 그려 넣지 않는 것이다.

     

    저명한 서화가 계공(啓功)이 남송(南宋)때의 梅畵그림을 보고,

     

      “무쇠주물 가지런 가 옥돌가루 꽃 이런가

        봄바람은 두고두고 화가 집에 붙어 드네

        분명 칠백년 전 나무련만

        비단위에 그려져서 아련히 만고에 전하네.” 라고 읊은 詩이다.

     

    꽃은 피었다가 지면 다음해에 다시 피며, 그리고 꽃나무는 세월이 흐르면 고목이 되고 수(壽)를 다하면 죽는데, 그런데 南宋 때 비단위에 그려진 梅花는 칠백년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지금까지 전한다.

     

    梅花가 눈 속에서 꽃을 피울 시절을“靑梅”라 한다, 江山에 피는 꽃송이 송이를 어느 화가가 그림으로 다 그려 전할 수는 없으니, 오는 봄에는 짬을 내어 탐매(探梅)여행이라도 하여봄이 좋을 것이다.

     

    봄이 되면 온갖 꽃들이 앞 다퉈 피어나고, 저마다 그 자태를 뽐내는 가운데, 잊을 수 없는 꽃이 또한 모란꽃 이다.

     

    모란꽃은 옛날부터 富貴를 상징해 사람들이 그 꽃구경하기를 좋아하고, 그 꽃을 그린 그림을 벽에 걸어두고 감상하기를 좋아들 했다.

     

    그리고 수목으로 모란꽃의 화사하고 풍성한 자태를 그리기는 어렵고, 예술가는 또한 천속한 취향의 그림을 그리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모란을 키위 보면, 모란꽃이 피는 때가 봄비가 잦은 시절이라, 비와 바람에 약한 것이 가련하다, 봄비를 맞은 모란꽃은 더욱 애절함을 해마다 늘 느끼게 하였다.

     

    그런데 우리네 한 평생은 누가 뒤에서 쫓아오는 것도 아니고, 누가 앞에서 끌어당기는 것도 아닌데, 사람들은 어쩌자고, 그리도 초조하게 앞만 보고 달려가는 모습들 일까 한다.                          碧 珍.

     

     

     

    雪 梅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