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문. 편지글.

‘사랑 하냐’묻기에.

碧 珍(日德 靑竹) 2022. 2. 3. 08:38

    

‘사랑 하냐’묻기에.

 

새벽녘 獨居 窓을

두드리는

봄 오는 속삭임에 눈 뜨니

 

봄, 봄은 벌써 와

머리맡에 앉아서

귀에 속삭이는 말이

 

지금도 그 사람을

‘사랑하냐’묻기에

그렇다고 말하니

 

사람이 사람을 믿는 마음이

사랑이라며

來年에 보자며 가네.

 

 

追記.

北宋 사람 왕기(王錡)는 詩에서 봄을

 

‘매화 시들고 나니

  해당화가 새빨갛게 물이 들었네,

 

  들장미 피고 나면 꽃 다 피는가 하였더니

  찔레꽃 가닥가닥 담장을 넘어오네.’

 

라고 노래하며 봄을 맞이하였고,

 

천상병 시인은 ‘봄을 위하여‘ 라는

 

‘겨울만 되면

 

  나는 언제나

  봄을 기다리며 산다.

  입춘도 지났으니

  이젠 봄기운이 화사하다.

 

  영국의 시인 바이런도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다'고 했는데

  내가 어찌 이 말을 잊으랴?

 

  봄이 오면

  생기가 돋아나고

  기운이 찬다.

 

  봄이여 빨리 오라.’

 

라고 노래하며 봄이 오는 것을 노래하였듯이,

그도 詩人의 아지랑이 피는 봄을 그리워하며

즐기는 마음으로 봄과 그 사람을 맞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