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문. 편지글.

虛凈이 보낸 노래‘Changing Partners’듣다가.

碧 珍(日德 靑竹) 2019. 7. 7. 13:10

 

 

虛凈이 보낸 노래‘Changing Partners’듣다가.   

 

 

 

근래 들어 시간이 흘러가면 다시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생각이 잦아진다. 한번 잃던지 놓치면 다시 되 찾을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이 살아가는 주변에는 많고 많기에, 놓치지도 잃어버리지도 않고 잘 지켜나가야 하겠다는 마음이지만 그렇게 쉬이 되지 않은 게 인생사이자 老年의 삶인가 보다. 

 

날, 날마다 올리는 새벽 禮佛이라 여느 때처럼 올리는 중 來世에서도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인연들 모습들이 떠오른다, 그가 부처님께 매일 올리는 예불하는 마음은 외조모님 부모님의 극악왕생을 기원하고, 가족과 소중한 인연들의 안녕을 위하여 부처님의 가피(加被)를 바라는 마음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히 살다가보니 어언 산천이 칠십 일곱 번이나 바뀌고 변화하였음 이 새벽 새삼스레 느껴진다.

 

사람에게 소중한 것 중 제일인 사람의 명(命)이란 인위적으로 어떻게 되는 것이 아니고 자연섭리에 따르기 때문에 사람의 능력으로 어떻게 할 수 없다. 이제 소중한 벗들이 노년 질환으로 하나 둘 가거나 자리에 눕거나 거동이 불편하여 두문불출하니 볼 수가 없는 경우가 많아지다 보니, 지나온 날 어울려 박주(薄酒) 잔 주고받으며 지난 학창시절부터 시작하여 가정사 사회생활 등 그간 살아온 이야기에다 정치 이야기까지 곁들여 우정을 나누던 그 시간들이 마냥 그리울 뿐이다, 세월이 지나고 보니 모두가 아쉬운 일만 가슴에 남아 잊지 못할 막역지우(莫逆之友)의 얼굴들이 떠올라 생각에 잠기곤 한다. 

 

해질 무렵 늦다 없이 휴대폰이 울리기에 받으니 입원 중인 莫逆之友 虛凈의 전화이기에 받으니,

We were waltzing together to a dreamly melody, When they called out "Change Partners", And you waltzed away from me......(그들이 파트너를 바꾸세요 라고 말했을 때, 우리는 꿈같이 멋진 멜로디에 함께 왈츠를 추고 있였죠, 당신은 나에게 멀어져 갔죠......)라는 귀에 익숙한 감미로운 곡이 들려왔다.

 

노래가사는 단순하다지만파트너와 함께 잠깐 왈츠를 추고 곧 상대를 바꿔야하였지만, 나는 그 순간을 잊지 못하고 다시 한 번 그대를 내 품에 안을 때까지 계속 춤을 출 테지만, 그대가 다시 한 번 내 품안에 오는 순간 다시는 파트너를 바꾸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음률 가사가 무척 로맨틱하면서도 사실적이어서 어떤 상황을 이야기하는지 눈에 그려지는 Patti Page의Changing Partners

는 그의 애창곡인 이었다. 그러나 이 노래를 보내어 온 사연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虛凈과는 중학교 때부터 맺은 인연으로 어언 육십 사오년이란 긴 세월 속에서 자주 만나 박주(薄酒) 잔을 나누던 막역한 벗이자 동창으로 둘은 술을 좋아하다보니 술벗이기도 하다. 지금 건강 악화로 대학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그런 虛凈이 늦다 없이 노래Changing Partners를 보내오니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더욱이 입원 독실에서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얼핏 집히는 것이 있어 더욱 그렇다.

 

사람이란 바람처럼 무심하게 와서 잠시 머물다가 바람 따라 가는 구름처럼 덧없이 흘러 다니다가, 한 줄기 비 뿌리듯이 팔고(八苦) 아픔을 주고서 홀연히 떠나버리는 게 인생인 것이다, 사람은 태어 날 때 빈손으로 왔다가 인연(因緣)들과 만나고 이별할 때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사요 세상사요 자연의 섭리요 만고불변진리이니, 우리, 너와 나의 인연도 덧없이 바람처럼 흘러가는 게 사람의 삶이기에 일장춘몽과 무엇이 다르다고 하겠는가.

 

이따금 생각나는게 지난 세월보다 앞으로 살 수 있는 날이 짧다는 느낌 때문일까, 사람은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어갈수록 잊혀 지기만하는 따뜻하고 소박한 정을 그리워하며 다정다감하였던 인연들이 보고파지는게 노년의 마음인가 보다.

 

사람은어디서 왔는가, 어디로 가는가, 가고 옴에 자국 없거늘, 사람들은 마냥 百年 살 생각하네.라고 제충암시권(題沖庵詩卷)에서 河西 金麟厚선생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이 세상의 주인도 아니고 사람이 또 천년만년을 사는 것도 아닌데, 사람들의 하는 짓을 보면 저마다 주인이요 저마다 오래 살 궁리를 하고 있으니 그러기에 그 무지몽매하다고 하는가보다. 그러기에 당나라 李白은하늘과 땅은 만물이 깃드는 주막(酒幕)이요, 세월은 흘러가는 나그네라고 하였는가 하였는데, 이는 사람의 한생을 一場春夢으로 비유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사람들은 흘러가는 세월에는 애당초부터 감정이 없는데도 그 세월을 두고 無情하다고 사람들은 푸념을 하는데, 따지고 보면 이는 모두 사람들이 저마다 곤궁함이나 초조함에서 연유하는 것이라 하겠다, 시간은 영겁(永劫)을 그저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고 사람은 그 시간 띠 위에 한 점 외로운 존재일 뿐인 것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벗이라는 존재가 귀중함을 느끼게 된다, 벗은 오래된 벗일수록 더욱 좋으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벗들도 하나하나 떠나기만 하니 안타깝고 아픔이 커져만 가는 것은 벗이란 존재가 갖는 德이 들어 있는 友情 때문이다. 그러기에 진정한 友情은 벗을 아낄 줄 알아야 하고, 고독할 때 위로할 줄 알아야 하고, 어려울 때 도울 줄 알아야 하고, 겸손한 마음이 필요하고, 희생할 줄도 알아야 하고, 허물을 용서하여 주는 아량과 관용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사람이 한 생을 살아가면서 진정한 벗을 몇이나 만나며 사귀고 갈까하고 생각하면 주변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게 된다. 좋은 벗을 만나 벗이 옆에 있다는 것은, 많은 재물과 권력을 얻어 가지는 것보다 인생에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값이 나가는 무량한 복덕을 얻어 가지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사람은 사람 사귀임에 있어서도 小人과 소인 사이는 감주(甘酒) 같고, 君子와 군자 사이는 담담한 물(淡水)과 같다고 하는 것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