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向日庵을 다녀오며. 
어제 돌산도 끝자락 금오산에 자리한 向日庵을 다녀온 탓인지 평소보다 많이 잦는데도 피곤하나 마음은 평온하기가 그지없다, 지난여름은 유난히 심하였던 폭염도 자연의 섭리 앞에는 어쩔 수 없는지, 立冬을 앞두고 요즘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하여지면서 올해도 마지막 날로 어김없이 찾아가고 있다. 머지않아 남은 달력 장을 넘기면 한 해가 넘어간다는 의미도 있고, 한살을 더 먹으면 그 만큼 삶도 짧아 진다는 예고이기도 한 이때, 오래전에 다녀온 관음 기도처인 여수 向日庵을 다녀올 계기가 마련되어 덜 떤 마음 그지없었다. 어인 40여년전인 30대에 다녀온 여수 向日庵은 관음성지 33사찰 중 제12호이며 강화 보문사, 남해 보리암, 낙산 홍련암과 더불어 전국 4대 관음 기도처이자 새벽 일출 명소로 잘 알려진 사찰이다, 지난 2009년 12월 20일 TV를 통하여 화재로 대웅전과 문화재가 불에 탔다는 소식을 들을 때 불자로서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던 일이 그저께 같은데, 마침 화재 후 6여년 만에 몇몇 고교동창들과 함께 지난 10월 29일 하루 기쁜 마음으로 다녀왔다. 
이른 아침 버스로 구마고속도로 거쳐 남해고속도로로 여수 오동도를 보고 돌산읍 율림리 금오산(金鰲山) 向日庵아래 주차장에 도착하여 향일암으로 오르기 시작하였었다, 매표소를 지나면 양 갈래의 길이 나오는데 좌측 길은 40도 계단을 통하여 향일암 일주문을 통과하여서 올라가는 계단길과 우측 한 길은 바로 직진을 해서 일반 도로를 통하여 올라가는 편안한 길이 있다, 편안한 길을 택하였으나 깎아지른 듯 가파른 길이라 숨이 몹시 차나 하번도 쉬지 않고 30여분을 올라, 하늘을 향하여 가장 낮춘 몸이 되고 머리를 숙여야만 지나 갈수 있는 바위틈인 石門을 지나 겸손의 마음으로 향일암에 오르니 고단함은 사라지고 편안한 마음이 되었다. 
해를 향하여 있다는 향일암(向日庵)은 팔작지붕으로 지은 황급빛 원통보전(대웅전) 앞마당에 서니 기암절벽에 사찰이 자리하고 있어서 그런지 경내는 그렇게 넓지 않다. 옆으로 벼랑 끝에 위치 상관음전의 모습이 보이고 남해 바닷가를 향해 머리를 드리운 거북이들의 모습도 보였으나, 뒤로하고 원통보전에 들려 부처님 전에 삼배 올리고 뜰로 나서니 피로가 엄습하였다. 절로 올라오는 길이 경사가 하도 심하여 올라오지 못할 것 같아서나 참고 오른 것이 다행스러웠다. 지난 5월 개교 117주년기념 등반시 팔공산 비로봉에 오른 후 나로서는 올해 두 번째 힘든 산행이었다. 向日庵이라는 명칭은 금오산의 기암절벽 사이에 울창한 동백이 남해의 일출과 어우러져 절경을 빚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전하고 있다, 向日庵의 특징이라면 커다란 돌들이 입구가 되기도 하고 기둥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向日庵은 해안가 수직 절벽위에 건립되었으며 기암절벽 사이의 울창한 동백나무 등 아열대 식물들과 잘 조화되어 이 지역 최고의 경치를 자랑하고 있다. 
向日庵은 전남 여수시 돌산읍 율림리 금오산 중턱에 자리한 사찰로 신라 선덕여왕 때 元曉大師가 659년 원통암 이란 이름으로 창건하였으며, 조선 숙종 때인 1715년에 인묵(仁默)대사가 지금의 자리로 옮기었고,‘해를 바라본다(向日)’는 뜻의 向日庵으로 명명하였으며 대웅전 등은 1986년 새로 지었는데, 관음기도처로 알려진 向日庵은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본사 화엄사의 말사로 금오산(金鰲山)이 바다와 맞닿은 가파른 언덕에 있으며, 왼쪽에는 중생(衆生)이 서원(誓願)에 감응하였다는 감응도(感應島), 앞바다에는 부처가 머물렀다는 세존도(世尊島), 오른쪽에는 아미타불이 화현하였다는 미타도(彌陀島)가 있다. 금오산(金鰲山) 向日庵은 남해 수평선의 일출 광경이 장관을 이루어 向日庵이라고 부른다는 설(說)이 있지만, 사찰 측의 설명으로는 조선 숙종 때 인묵대사가 해(日)를 향(向)하는 암자(庵), 대일여래(大日如來), 즉 비로자나부처님께 귀의한다는 뜻의 向日庵으로 개명하였다고 한다. 向日庵에는 유난히 거북 형상 조각이 많은데 영구암(靈龜庵)이라고 부른 적도 있었던 연유에는 이 사찰 주위의 기암괴석 중에 거북의 등과 같은 육각 문양의 바위 때문이라는 설과 사찰이 위치한 자리가 거북의 등에 해당되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현재 向日庵에 보관되어 있는 靈龜庵이라는 편액은 경봉스님이 이곳에서 주석할 때 쓴 것으로 사찰 근처의 기암괴석들에 거북등의 육각 문양이 있는 걸 보고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또한 向日庵에는 곳곳에 여러 개의 바위틈인 石門이 있는데 암자로 통하는 石門을 해탈문(解脫門)이라 하며, 石門을 모두 통과하면 소원 한 가지는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다. 또한 이 석문을 키가 큰 사람들은 고개를 낮추고 몸집이 큰 사람들은 몸을 웅크려 지나가야하기 때문에 의도하지는 않아도 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겸손하여지는 곳으로 일출을 보며 소원을 빌고자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向日庵은‘해를 바라본다’고 하여서 붙여진 사찰이름으로 향일암은 해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해를 머금고 있는 사찰로, 남해 제일의 관음기도 도량으로서 관세음보살은 중생들이 그 이름을 부르면 음성을 듣고(觀音)서 중생을 구제하는 구원과 희망의 모성이다. 이러한 관세음보살의 위신력에 귀의하고자 하는 사부대중들의 기도소리가 1년 365일 전 도량에 가득한 사찰이다. 
맑은 날씨에는 경남 巨濟島까지 보이는 풍광을 보기 위하여 연간 5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고 있는 向日庵은 해맞이 명소이기 때문에, 특히 새해에는 장엄한 일출을 보기 위해 10여만 명의 인파가 찾아오는 관음기도처이자 일출명소이다. 그런 向日庵은 지난 2009년 4월 특정 종교에 심취한 40대 여성이 난동을 부려 대웅전 불상이 파손되기도 하는 수난을 겪었으며, 동년 12월 20일 밤 화재로 대웅전 종각 종무실 등 모두가 하룻밤 새 잿더미로 변하였던 수난을 격은 관음기도처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방방곳곳 어디를 가나 산 빛이 곱고 물이 맑아 경치가 아름다워 예로부터 금수강산(錦繡江山)이라 부른다, 금수강산은 비단처럼 아름다운 山川이라는 뜻으로 우리나라 강산의 아름다움을 이르는 말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산수자연을 산자수명(山紫水明)한 금수강산으로 표현하여 왔으며 예로부터 다른 나라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하였다. 가을이란 요즘처럼 청명한 날씨의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인 이 늦은 가을에 관음기도 명소인 向日庵 가파른 길을 올라 육신을 하루 고되게 하였으나 아침에 일어나니 몸은 고되나 마음의 고통은 사라지고 여유롭기 그지없다, 지금까지 삶을 살아왔듯이 삶을 시종여일(始終如一) 본래의 마음(初心)을 지키며 살 수만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모두가 하나일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