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사상

겨울 山寺 나들이 하면서.

碧 珍(日德 靑竹) 2008. 12. 26. 09:49

      겨울 山寺 나들이를 하면서.


       

                                                       희방사       

       

      年末이 다가기 전에 혼자 사찰을 다녀오기로 마음 정하고, 아침 6시30분경에 버스 편으로 출발하여 첫 행선지인 영주군 소재 희방사에 도착하여 경내를 돌아보며 정화수(井華水) 한잔으로 목을 축이고, 깊어가는 겨울 소나무 푸름과 이름 모를 시들은 들풀을 보며 산새소리 벗 삼아 거닐다 개울에 손을 담그니 손에 와 닿는 차가운 감촉이 몸을 움츠리게 한다.


      계곡을 따라가며 희방폭포를 왼편에 두고 가파른 층계를 오르면 뒤에는 소백산 연화봉이 병풍처럼 두르고 깍 아 지른 산허리에, 신라 선덕여왕 12년(643년)에‘두운조사’가 창건한 고찰“희방사”가 다소곳 자리하고 있다.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전쟁 때‘법당과 훈민정음 원판 및 월인석보’등 귀중한 문화유산이 소실된 아픈 기억이 있는 도량이며, 현재 법당은 1953년에 중건 되었고, 道 유형문화재 226호인 희방사 銅鐘(동종)의 은은한 종소리는 더욱 유명하다.


      해발 850m고지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특징과 거대한 암벽에서 떨어지는 28m높이의 폭포에서 쏟아지는 시원스런 물줄기와, 위아래 펼쳐진 산하의 희방사 계곡은 여름과 달리 겨울이 깊어 감을 알리는 찬 바람소리와 눈들이 만산을 이루고 있어 정비석님의 금강산을 예찬한“산정무한”이 생각난다.


      오랜만에 나들이를 한터라 소나무 내음과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은 보약 한 사발 먹는 마음이니, 생각나는 사람 있어 마음에 그리움이 떠오른다.

                                                                                                             부석사 무량수전


       

       

       

       

      남보다 살이 찐 몸으로 가파른 희방사계곡 계단을 내려오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으나, 아쉬움을 뒤로하고, 두 번째 행선지인 부석면 봉황산 중턱에 자리 잡고, 창건에 얽힌 의상과 선묘 아가씨와의 애달픈 사랑의 설화가 있는 신라 문무왕 16년(676년)에‘의상조사’가 창건한 고찰“부석사”에 도착 하였다.


      한국‘화엄종의 근본 도량’이며 화엄의 큰 가르침을 폈던 곳이다, 경내에는 목조 건물로써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국보18호 ,無量壽殿(무량수전)을 비롯하여 국보17호 무량수전 앞 석등, 국보19호 조사당, 국보45호 소조여래좌상, 국보46호 조사당벽화등 귀중한 국보급 문화재와, 사찰 입구에 당간지주, 3층석탑등 보물, 원융국사비등 지방문화재가 다수 있고, 의상대사의 법통을 이어 온 곳이기도 하다.


      l2월이라 만산에 단풍은 지고 푸른 소나무와 땅에 뒹굴고 있는 단풍이 발아래 날리는 겨울 산을 즐기는 인파로 사찰 주위가 아수라장 이며, 5-6세의 아이를 목등 태우고 솔 향 날리는 햇빛을 맞으며 올라오는 30대 후반의 자상한 어느 아버지를 보니, 30여 년 전 초겨울 눈보라 속에서 큰딸은 목등 태우고 작은 딸아이는 그 사람이 업고 충남 마곡사를 다녀오던, 그때가 연상되어 갑자기 삼십 중반을 넘긴 딸아이가 보고 싶어진다.


      시간이 재촉하므로 시원한 산사의 정화수 한 모금으로 다음 행선지로 옮겨야만 했다. 버스 속에서 아침대용으로 우유, 백짐 떡으로 공양 하였으나, 두 도량을 다녀오니 배가 아픈 가 고픈가를 구별할 수가 없는데 버스는 어느 듯 안동시 서후면 천등산 초입에 있는 명찰‘봉정사’앞 이었다.


      통일신라시대인 문무왕 12년(672년)에 의상대사 제자 이신,‘능인스님’께서 창건한 절로,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주심표 양식의 목조건물로 아미타불을 모신 국보15호 극락전을 비롯하여, 대승불교의 정수인 화엄경을 강의하던 화엄강당(보물제448호), 3층석탑, 만세루, 고금당, 영산암등 많은 문화재가 있는 도량이다.


      부속 암자인 영산암등은 다른 도량과 달리 아담한 느낌이 들도록 도량에 많은 문화재가 있는 도량이며,“ㅁ”자 형태이며 법당에 봉안되어 있는 불상은, 흙으로 조성된 토불(土佛)로써 규모가 심히 정대하고“달마가 동쪽으로 각 까닭은”이라는 영화 촬영지로 유명하며 영국여왕이 다녀간 아름다운 도량이다.


      특히 1997년 대웅전 후불탱화 보수 수리 중 발견된“아미타불 영산화상도”벽화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인도의 영축산에서 법화경을 설법하시는 장면을 그린 것으로, 현존하는 최고의 후불벽화로 국보로 심의 중에 있는 국보급 보물이다.

       

       

                                                                                        봉정사 일주문

      이제 계획했던 사찰을 둘러보고 차에 오르니 지치고 허기증이 엄습하는데 이미 즐거운 점심 공양을 할 서후면 소재지에 도착 하였다. 중식 공양은 무침 회, 돼지고기, 갓 담은 김치, 배추 국, 흰밥으로 시장이 반찬이라서가 아니라 정말 맛이 있는 공양 이었다.                             


      식당에는 허기를 채우느라 여기저기에서 금붕어 마냥 입이 볼록 불룩 공양하는 모습을 뒤로하고 식당에서 나와, 오래 만에 오후 시골 초등학교 텅 빈 운동장에 자리하고 먹어보는 적은 량이나마 막걸리 한잔을 곁들이니 그 맛에 온 세상이 내세상인 기분이다


      공양 후 동심으로 돌아가 달리기를 한번 해보니, 굳은 몸에다  배가 부르니 오리처럼 디뚱저뚱 마음만큼 되지 않는 모습에 스스로 폭소를 자아내고 한 겨울 운동장에 펼치는 코메디 마당놀이 한판이 되었다.


      하루해가 짧아 이미 서산에 걸린다, 아이들처럼 마냥 즐거운 하루가 석양과 더불어 접어야 할 아쉬운 시간 인가보다. 지난 초등학교 시절을 생각하니, 그때 같이 놀던 동무들은 간곳이 없고 허허로운 빈 운동장처럼 내 가슴에 그 동무들 한량없이 그리워진다.


      佛敎에 입문하고 부처님의 인연으로 만난 도반들과 함께 와 보고 싶고, 부처님께 늘 감사하는 마음이 새롭다, 서로가 서로를 즐겁게 하여 줄 수 있는 佛敎와 인연은 산사 순례나 세상구경 보다 고귀하고 오래 가져야 할 좋은 인연이라 생각하여 본다. 그러기에 이런 순간에 불자로써 하여야 할일과 하려는 의지가 마음에 와서 자리를 잡는 가 봅니다.         碧  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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