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문. 편지글.

겨울을 맞으며

碧 珍(日德 靑竹) 2008. 12. 2. 15:31
      겨울을 맞으며
      글 / 구름
      선한 눈으로 산책을 나왔다. 익숙지 않은 어둠이 밤톨마냥 하얗게 깊어져 아무래도 곧추설 수 없었다. 상념을 이끌어주던 빛과 열정이 함께 사라진 후 벌레 먹은 그림자는 침묵에 더욱 익숙해졌다. 세상 밖과 내면의 눈이 똑같이 암흑이 되었을 그때, 바람은 부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 묻혀버리는 것, 그 바람에 해진 눈물을 닦으며 그대 다시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빛이 아닐지라도 환한 어둠에서 더욱 빛나는 먹먹한 그리움 한 뭉치 번지듯 노을빛에 담았다.
      
      빈손으로 가는 여유로움
      말없이 건네는 낙엽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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