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문. 편지글.

첫 인연 당신님을 생각하며.

碧 珍(日德 靑竹) 2008. 12. 1. 18:08
 

첫 인연 당신님을 생각하며.

 



나무관세음보살.

뵈옵고 잔 올리고 온지가 벌써 여러 달이 지나가고 있어 그런가 하나 봅니다.

 

장마라 그런지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잠에서 일어난 이른 새벽녘인, 지금 당신님이

보고 싶고 그리워 달려가고 싶습니다.


창을 여니 아직 먼 산에 비구름이 남아있어 날씨가 바람세고 차가우나 이제는 바람이

한 여름을 맞이하고 있다는 느껴집니다.


어머님이 계신 그곳 잔디가 고르게 잘 자라주어 뵈오려 갔었을 때마다, 부처님께

감사하는 마음 한량없사오며 막내 내외의 불심 깊은 지극 정성도 한 목 하였는가 합니다.

 

한생을 우리 칠남매 뒤를 돌보시고 자나 깨나 마음 조리시면서 살아온 날들을 생생히 기억하며,

늘 무량한 자애심으로 돌보아 주심을 동기들을 대신하여 은혜에 감사함을 잊지 못합니다.


아해들과 멀리서 계시어 막내 숙이를 보지 못하오니 더욱 적적하시겠지요,

늘 고요함을 좋아 하셨고 책을 가까이 하시던 그 잔잔하고 인자한 모습이 눈에 선하여,

이 새벽도 생각에 한 되어 품고 있는 사진으로 뵈옵고 지난날 생각에 잠겨 집니다.

 

어제는 비와 바람으로 조금 차나 여름날이라, 비속을 야산 들길을

당신님을 닮은 동행과 걸어보니, 녹음이 욱어지고 푸름이 만끽하고

만초의 싹들이 돋아나며 가지마다 새 잎이 비에 젖었으나 생기가 넘쳐 있었습니다.


어머님, 낯에는 따사한 햇빛과 더불어 만물이 생동하고, 새싹 돋는 소리와

이름 모를 산새들과 세상사, 아해들 이야기로 덜 적적하시지요,

그러나 밤이 되면 바람소리 벗하며 물소리를 자장가 삼아 초저녁잠이 많으시어

일직 자리에 들어시어도 밤 짐승 발자욱 소리, 부엉이 울음에 일러게 깨어나시면

외로움으로 더욱 적적 하실 터라 마음 쓰임 더 합니다.


무엇을 하고 지나는지 늘 걱정이시겠지요, 요즈음 화엄경에 관하여 알고 싶어

무작정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만, 이해가 전 같지 못해 옆에 계셨더라면 나무람도 있겠으나

나무람이 없는 지금이 더욱 서러우며 허전 합니다.

 

나면서부터 받은 헌신적 회생과 자애함을 잊을 수 없어,

항상 마음속 깊이 새겨두고 은혜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어머님, 좋은 인연으로, 불자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좋은 스승을 모시게 되어

열심히 불경 공부하고 졸필도 들고 있사옵니다.


아울러 건강에도 각별히 유의하고 생활에 충실하도록 노력하오며 당신님의 이름에

우(愚)를 범하지 않게 살아가오니 당신님의 가슴이 그리옵고 뵙고 싶어지면,

소식 전치 않고 달려가겠사오니 뵈올 때까지 편히 계시 오소서.


   어머님, 이 나이에도 어머님의 가슴이 그립고 그립습니다.

   어머님, 부처님의 큰 위신력과 가피로 극락왕생 하소서.

   어머님, 대원본존 지장보살님의 위신력으로 극락왕생 하소서.

 

                      칠월 장마 빗소리 들으며  큰 兒孩  光 世 合掌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