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사상

가 족(家族).

碧 珍(日德 靑竹) 2008. 12. 1. 17:38

가 족(家族).



가을비를 맞으며 걸어 돌아오니 마음 한모서리가 빈 것 같아 와인 한잔하려다 빨간 와인잔속 웃음을 머금은 모습이 떠올라, 가족. 가정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새삼스레 느껴져 적어 본다.


우리가 아는 말 중에 家族이란 말보다 더 정겹고 좋은 말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가족이 있기에 믿음도 사랑도 행복도 삶의 의욕도 활동도 있고 하는 것이다.


가족(家族)이란 무슨 뜻인가, 좁게는 부부를 중심으로 한 가정을 이루어 사는 사람들이며, 넓게는 친족(親族)으로 한집안에 사는 사람들을 말한다.


광의로 친족(親族)의 범위는 나를 중심으로 위로는 부모님. 조부모님. 증조(曾祖). 고조(高祖)까지 포함하고, 아래로는 자식. 손자. 증손(曾孫). 고손(高孫)까지를 말한다.


그러나 결혼을 하여 다른 가족이 생기면 친척(親戚)이 된다, 또한  친척을 동기간(同氣間)이라고도 하며, 동기간을 쉽게 이해하려면 나무에 비유하면 된다, 즉  뿌리는 조상이고  줄기는 부모가 되고 가지는 형제로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한그루의 나무에 많은 가지가 있지만 결국 뿌리는 같은 것이다, 이것은  우리들이 가정마다 가지고 있는 혈통의 기록인 족보(族譜)를 보면, 바로 이 이치(理致)로 족보가 만들어 졌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족보를 보고 자기가계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이해가 빠르리라 생각한다.


家(가)는 품을 면(宀)과 돼지 시(豕)의 뜻을 합하여 만든 會意文字로 만들어 졌다, 면(宀)은 집을 뜻하고 시(豕)는 돼지를 뜻한다.


원래 家는 돼지나 다른 동물 등 희생(犧牲)을 올리는 장소로 집안에서 가장 신성한 곳을 뜻하며, 지금은 집을 뜻하고, 또는 남편. 아내라는 의미도 있다.(犧牲. 제사에 올리는 제물)


族은 깃발과 시(矢.화살)를 합하여 만든 會意文字이며, 군기아래 많은 화살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본뜬 것으로‘모이다’란 의미이며, 무리. 겨레. 한데 모임이란 뜻도 있고 때로는 풍류가락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나 중국 등은 옛날에는 어느 마을 전체가 모두 친척인 경우가 있듯이, 모든 가족이 모여 살아온 경우가 많다,


우리가 자라면서 한번은 읽어본 水湖志를 보면, 송강이 산 宋家莊. 축가장. 조개가 산 조가장이란 집성촌에 관한 말들이 많이 나오고,


대구에서 가까운 성주군 벽진면 樹村里(海平里.1990.4월 행정구역 명칭변경)의 下樹村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鹽田鄕約(염전향약.呂氏鄕約)의 실행과 후진에게 經學과 儀禮의 법을 강(講)하기 시작한 수촌리에는 月會堂을 비롯한 齋室이 11곳이나 모여 있으며, 星山(碧珍)呂氏 集性마을로 옛날에는 거의가 呂씨들만 살아 왔다, 이러한 집성촌이 우리나라에도 지방 도처에 지금도 많이 남아있다.


향약을 간단히 적어보면,“향약(鄕約)”이란 지방자치지역의 德目規約인데, 그 始初는 중국 北宋 末에 섬서성 염전현(鹽田縣) 呂氏門中의 道學으로 명성을 떨친 여대충. 대방.대균.대임 네형제가 문중과 鄕里를 선도 교화하기 위해 주자학을 바탕으로 만든 규약이다.


우리나라에서는 中宗때, 대사헌 조광조. 대사성 김식의 진언을 받아 들여 전국으로 반포 시행되었으며, 그 조목(條目)은 1. 德業相勸(덕업상권) 2. 過失相規(과실상규) 3. 禮俗相規(예속상규) 4. 患難相恤(환난상휼)로 되어 있다.


생각해보면 이런 집성촌에 살다 보면 집성촌 밖으로 나아가면‘어느 집안의 자식이다’라는 것이 바로 들어나기 때문에, 어른을 공경할 줄도 알고, 서로서로 돕고 자신의 말과 행동을 스스로 조심하는 원인이 되어 좋은 점도 많다.


사람은 누구나 부모의 은혜를 입고 이 세상에 태어나 하늘과 땅 사이에서 살아가며, 그리고 삶을 마치면 영혼과 육신은 하늘과 땅으로 돌아간다.


하늘과 땅, 그리고 부모는 태어나고 돌아가는 바탕이요 故鄕이다, 또한 사람은 궁하게 되면 근본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그래서 지극히 힘들고 괴로운 일이 생기게 되면 하늘을 부르지 않는 사람 없고, 몸이 아프고 참담한 지경에 이르면 부모와 가족을 부르지 않는 사람이 없다,


이 말은 사마천(司馬遷)이 역은“사기굴원가생열전(史記屈原賈生列傳)”을 보면 같은 말을 하고 있다.


이 세상 수십억 인구가운데 그래도 자기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 바로 평생을 함께 살아가는 아내(麗人)와 바로 자기의 분신이자 血統인 자식이다, 즉 家族인 것이다, 그래서 남자는 가족의 장인 가장으로서, 아내와 자식을 보호하며 부양하고 교육의 의무까지 지는 것이다.


그런데 가족의 일원인 아내와 자식도 남편이나 아버지가 사람으로서 도리에 맞게 행동하고, 남편이나 아버지로서의 책임을 다할 때 비로소 그를 믿고 따르며 존경을 한다. 하물며 아내와 자식에게 조차도 통하지 않는 사람이 남들에게 통 할리는 세상에는 없다.


사람은 고향과 가정을 떠나 객지에서 생활하거나 오랜 여행을 하다보면, 특히 명절이나 공휴일. 몸이 아프거나 하면 고향의 가족들의 생각이 더욱 나게 되며 향수에 젖어들게 되어 가족생각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나그네의 경험을 가진 적이 있는 사람은 가족의 중요함을 더욱 절감하게 한다.

  

   來從何處來 (래종하처래) / 어디서 왔는가

   去向何處來 (거향하처래) / 어디로 가는가

   去來無定 (거래무정종) / 가고 옴에 자국 없거늘

   悠悠百年計 (유유백년계) / 사람들은 마냥 백년 살 생각이네.


중종 때 대학자인 김인후(金麟厚)가 남긴“제충암시권(題沖庵時捲)이다.


당나라 李白은“하늘과 땅은 만물이 깃드는 주막이요, 세월은 백대를  흘러가는 나그네“라고 했고,

송나라 소식(蘇軾)은“사람의 한 평생이 마치 하늘을 날던 새가 눈벌판에 남기고 간 발자국과 같다”라고 했다.


우리가 한 인생을 살아가는데 혈연으로 맺어진 家族이 사회.국가 등 사람이 모이고 살아가는데 제일 기본적인 모임이고, 가장 진실하고 사랑과 행복이 있는 작은 단위인 것이며, 가족이 서로 아껴주며 화합하고 평화롭게 살아 갈 때만이 인생의 삶이 성공한 것이며 보람이 있는 것이 된다.


그리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만이 남과의 관계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며, 공동체생활의 최소 단위로서의 가정을 꾸리고 가족을 경영할 수 있다.


가정은 혈연과 사랑으로 구성된 가족이 모인 하나의 사회이며, 화목한 가정은 국가. 사회발전의 원동력이요 인류평화 구현의 실험장이다.


가을밤이 비속에 잠기며 검게만 되는데, 창을 두드리는 빗방울소리는 그 사람생각을 좀처럼 가시지 않는 오늘 밤을 만드는가 보다.    碧  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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