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嗚呼, 哀哉라! 스님이시여.

碧 珍(日德 靑竹) 2010. 3. 12. 14:35

嗚呼, 哀哉라! 스님이시여.

 

   

 

 

우리 인간에게는 세월과 죽음을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법정 스님이 오는 봄을 보지도 못하시고 어제 우리 곁을 떠나가시었다.

 

22세에 효봉선사 만나시어 출가하여 법랍 반백년이니 승속의 경계에서 무애가를 부른 듯 누가 타박을 하려만, 꼿꼿한 모습으로 안경 너머로 쏘아내는 눈빛으로 종신토록 여법한 수행자로 사시다가, 맑고 향기롭고 청빈한 삶과 수행 정신의 사표이시었던 법정 스님이 11일 열반하셨다.

 

지난 70년 초 대학시절 처음 스님의 無所有를 만나 읽고, 그 후도 몇 번을 보았던 저자이신 스님의 삶과 문장에서 느끼는 따뜻하고 아름다움을 느끼던 마음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어버렸다.

 

스님은 1932년 2월 전남 해남군 문내면 선두리에서 태어나셨고. 속가 성은 朴씨이며 개명한 집안의 아들이었으며, 목포상고를 졸업하고 전남대 상과에 진학하였으나 열여덟 나이에 6.25 동란을 맞아 죽음과 삶이 무연히 교차하는 아수라장을 겪고 스물둘에 치문(緇門)의 길을 들어서면서 먹물 옷을 입어셨다.

 

스님은 집을 나와 오대산으로 향하였으나 눈으로 길이 막혀 서울 안국동 선학원으로 발길을 돌렸으며, 그곳에서 당대의 선지식이셨던 효봉선사(曉峰禪師 1888~66)를 만나 머리를 깎고 승도(僧徒)의 길을 묵묵하게 수행하므로, 無所有는 말이 아니라 存在의 양태로 몸에 각인되면서 스님으로 부처님의 법을 참선하며 진리를 탐구하는 납승(衲僧)이었으나, 스님의 글재주는 종단은 책을 펴낼 일 있을 때마다 스님은 역할을 다 하셨다.

 

스님은 송광사 뒤편 불일암에서 17년과 전깃불조차 들어오지 않는 강원도 산골에서 또 17년을 기거할 정도로 속세를 멀리했지만 사바세계의 대중과는 끊임없이 교감하시었다.

 

스님의 어느 틈도 없는 원칙주의에 올곧은 성격은 스님에 대한 세간의 인식인데, 그래서 현대의 고승 경봉(鏡峰)스님은 법을 묻는 제자에게, 야반삼경에 문빗장을 만져 보거라고 하였다는데, 스님의 글은 종이에 새긴 차가운 금강석과 같았으나 스님의 글을 보면 어느 듯 스님의 따뜻함이 늘 다가와 있었다.

스님은 혼자 산중에 사는 것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물음에, 아직까지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나는 어떤 틀에도 갇힘 없이 내 식대로 살고 싶을 뿐입니다. 그런데 이따금 지나가는 사람들이 내가 사는 모습을 보고 좋아하는 걸 보면,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모양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하시었다.

 

스님은 無所有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산문집‘無所有’에서,‘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그다지 많은 물질이 필요하지 않은데 더 많은 것을 차지하려고 욕심을 부리다보니 불행해진다고 누누이 강조하셨고, 또 소유에 대한 집착은 지구환경을 망가뜨리고, 인간의 가치마저 떨어뜨려 모든 존재가 도구화되는 현대의 병폐를 낳는다’고 無所有 精神과 삶을 상징하는 말씀하셨다.

 

스님은 쓰고 공부하고 가르치고 함께 뒹굴며 육체는 무소유였지만, 그의 정신은 인간에 대한 뜨겁게 간절히 바라면 구하는 스님이었으며 無所有와 소통(疏通)의 상징적인 사표이셨다.

 

성철 宗正은 멀고 깊은 곳에서 사계(娑界)를 더불어 하셨다면, 법정 스님은 낮고 가까운 곳에서 사계(娑界)와 함께하였으며, 스님의 영혼은 지금 無所有의 공간에서 더욱 자유로이 우리를 보며 사시라 생각한다.

 

스님이 가시고 난 우리 사회는 학력 돈 계급으로 질주하고 양극화 교육격차 세종시로 막혀 있고, 교회는 날로 대형화하고 사찰에는 여전히 잡음이 많기 때문에 소유욕으로 어지럽고 不通으로 신음하기에 스님의 無所有와 소통이 더욱 그립게 될 것인지, 스님은 우리 곁을 떠나시었지만 스님이 우리에게 주신 정신은 衆生에게 늘 사색의 話頭를 줄 것이다.

 

           나무지장보살. 나무지장보살 마하살.

           나무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

                                                    日德 碧珍 合掌拜.

  스님 성불하소서.__

 

 

지장보살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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