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밥 점심공양의 추억.
새해 첫날을 지나고 봄의 6절기가 立春부터 시작하여 雨水, 경칩(驚蟄), 春分, 淸明, 다음 곡우(穀雨)로 이어지는 세우(細雨)에 촉촉이 젖으면, 논에는 모심기위하여 물을 댈 때쯤이면 이미 냇가에 수양버들이 가지를 드리우며 푸른 잎들이 돋아나고 집집마다 화단에는 새 잎이 돋아나 꽃을 피우면, 지난 어린 시절 감꽃이 떨어지면 깨끗한 감꽃을 주워 먹고 하던 그 시절이 그리워질 때쯤이면 인연(因緣)들 모두가 그리워지면서 다가오는 부처님오신 날(四月初八日)이 기다려진다.
어린 시절에 외할머님 따라서나 자라고 부터는 혼자나 가족. 사랑하는 사람과 더불어 보통날이나 四月初八日에, 절에 가서 불공(佛供)을 마치고 점심 공양(供養)을 하는 날들이 있었는데 당시 공양의 그 참맛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절에 갔을 때 점심공양 시간을 넘기고 가게 되었거나 어떤 연유에서나 절밥을 먹지 못하면 그리 서운함이 들었든 것은 사실이다.
우리가 살면서 보통 일반시민들이나 불자(佛者)들 사이에서 식사 시간이 되거나 식사를 하게 될 때 식당에서나 사찰(寺刹)에서나 흔히들 듣는 말로 공양(供養)이란 말이 있다,‘공양(供養)’이란 佛敎에서 시주(施主)할 물건을 올리는 의식을 말한다, 즉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에 대하여서 공경하는 마음으로 공물(供物)을 올리는데, 일반적으로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을 불공(佛供), 부모에게 공양하는 것을 부모공(父母供), 스승에게 공양하는 것을 사공(師供)이라 한다.
공양(供養), 즉‘공양의식’은 불교의 한국 전래와 더불어 시작되어 고려시대에는 삼보에 대한 공양이 각종 도량(道場) 또는 재(齋)의 성격을 띠고 많이 행하여져 왔다, 특히 승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불교행사로 승려에게 공양하는 반승(飯僧)이 크게 성행하였는데 한번에 1만에서 5만 명의 승려에게 공양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며, 또한 공양하기 위하여 일부러 작은 탑을 만들어서 공양탑(供養塔)이라 하였고, 공양을 위한 법회를 공양회(供養會)라고 부르기까지 하였다.
불전(佛殿)에서 이 의식을 행할 때는 향(香).등(燈).차(茶).꽃(花).과일(果) 등의 다섯 가지 공양물을 갖추고, 5공양게(五供養偈) 또는 운심공양진언(運心供養眞言).운심게(運心偈) 등을 독송(讀誦)하면서 공양의 뜻을 고하게 되며 이때의 공양은 운심공양이 되어야 하는데, 운심공양은 마음을 돌려 참회하고 진실 된 참회를 불전에 고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불전에 공양하고 그 공덕에 의한 불보살의 가피를 기원하는 것으로 공양의 의미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최소한 불전에서 행하는 공양에는 불전을 장엄하는 경공양(敬供養)과 독경하는 행공양(行供養), 음식을 올리는 이공양(利供養)의 세 가지가 구비되어야 한다.
공양(供養)의 참된 정신은 대승불교의 수행덕목인 6바라밀(六波羅蜜) 가운데 베푸는 수행인 보시바라밀(布施波羅蜜)과 깊은 관계가 있기에, 따라서 물질적으로 가난한 자에게는 재물을 베푸는 재시(財施)를, 마음이 풍요롭지 못한 자에게는 불법을 베푸는 법시(法施)를, 두려움에 차 있는 자에게는 두려움이 없도록 하는 무외시(無畏施)를 베푸는 것이 참된 공양이라는 것으로 확대되어 갔다.
佛敎란 무엇이며 절(寺刹)이 어떤 곳인지를 알 수는 없는 어린 시절에 외할머님을 따라 종종 절에 갔는데, 산 중턱에 있는 절은 한참이나 걸어 올라가야 하였는데도 싫지 않았으며 오히려 은근히 절에 가는 날을 기다렸다기보다 좋았다, 점심 공양시간이 되면 供養主 보살(菩薩)이 차려 주는 절밥이 우리 집밥보다 좋았고 입맛까지 사로잡을 만큼 맛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되고 있어, 지금도 생각하면 절이란 곧 맛있는 음식을 있고 주는 곳이라 생각이 드는 것은 왠일일까.
우리나라의 사찰(寺刹)에서는 식사를 하는 것을‘공양 한다’고 하고 식사시간을 공양시간이라 하고 있는데, 이때의 공양은 누군가가 공양한 음식을 먹는다는 것을 상기시켜서 시은(施恩)을 잊지 않게 하려는 깊은 뜻이 숨어 있으므로, 이와 같은 의미에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식사하는 대중공양(大衆供養)에서는 반드시 시은을 상기시키는 의식을 행하게 되는 것이다.
‘절밥’은 절의 규모나 재정사정에 따라 다소 다르겠지만 대개는 서너 가지 나물과 소금에 절인 김치나 때에 따라 열무김치뿐이지만 참기름 한 방울 없어도 군침이 나도록 맛이 있다, 더욱이 고추장 반 숟갈을 넣어 비비였으면 얼마나 더 맛이 있겠는가 하고 생각만 하여도 벌써 군침이 돌게 하는 것이 절밥의 참맛이다.
이따금 먹는 절밥 중 특히 四月初八日(釋迦誕日)이나 百中日 등처럼 대중이 붐비는 날에는 식은 밥에 서너 가지 나물과, 열무김치뿐이지만 참기름 한 방울도 고추장 반 숟갈이 없어도 비벼 먹으면 그 맛은 무엇에도 비유 못할 천하의 一味라 하겠다.
절밥에 대한 추억은 오늘 날 정갈하고 맛깔스런 절 음식보다는 다소 거칠지만 소박한 비빔밥이나 국수 한 그릇을 차별 없이 공양하는 山中 절 음식과 그 맛이 바로 부처님 뜻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늘 마음에 자리하며, 늘 부처님 가피(加被)와 부모님 은덕(恩德)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
'시. 산문. 편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꽃 내음 맡으려 봄나들이 가보자. (0) | 2019.03.28 |
---|---|
윗녘에 있는 그 사람 알아나 주련지. (0) | 2019.03.28 |
[스크랩] 여보게, 잔재주를 믿고 사는 친구도 친구인가 (0) | 2019.02.26 |
[스크랩] 참기름 단상. (0) | 2019.02.25 |
[스크랩] 어이, 자네 八不出 인가(2). (0) | 2019.0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