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물

[스크랩] 어깨가방에 대한 단상(斷想).

碧 珍(日德 靑竹) 2016. 9. 25. 11:13

 

 

 

어깨가방에 대한 단상(斷想).

 

 

우리가 인생을 50년을 살거나 100년을 살아가나, 왜? 사는지도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의 사람들의 삶이다, 삶이란 도대체 무엇이며 어떻게 사는 게 사는 것인가, 어느 스님은무엇 때문에 삽니까?라고 묻자,무엇 때문에 사는지 묻기 위해서 살고 있다고 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때로는 이 저런 생각에 잠길 때도 되새겨 볼 때도 있고 그러면서 기뻐하며 웃음도 눈물도 있고, 때로는 너무 슬프거나 아픈 마음에 겨워 눈물을 흘리거나 냉소도 지을 수도 있는 게 사람의 삶이 아닌가 한다,

 

사람의 기억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한다, 지금도 이따금 60여년을 훨씬 넘긴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 전쟁시절을 回想하건데, 큰 봇짐이나 괴나리봇짐 등 보따리를 한 두 개식 어깨에 메고 손에 든 남부여대(男負女戴)의 남녀노소 피난민 대열이 오로지 남으로만 내려가는 그 참담한 궁상(窮狀)들의 모습을, 대구에서 경산. 청도를 거처 부산으로 가기위해 지금의 동구 범어동을 지나는 국도1호인 경부국도(京釜國道)에서 아침 눈만 뜨면 매일 볼 수가 있었던 일이라, 당시 국교 2학년 이었으나 지금도 생생하게 살아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았는데 요즈음 와서는 더욱 그렇다.

 

6.25 전쟁, 6월 25일은 우리 민족은 분단에 이어 전쟁까지도 하게 되었으니, 우리 민족 역사상 가장 슬픈 날 일지도 모른다, 그때 그 시절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은 가시고 없다지만, 지금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된 우리 세대들은 전쟁 속에서 어떻게 생활하였는지를 오늘날 세대들도 알아야 하겠고, 오늘 날처럼 잘 사는 이때 남자는 지고 여자는 인다는 뜻인남부여대(男負女戴)란, 가난한 사람들이 살 곳을 찾아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새삼스럽게 생각난다.

 

근래 들어 도시든 시골이든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으로 늙거나 중년이가나 젊은 여성들이 손가방 대신 가방을 어깨에 메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이상야릇하게 느껴지는 것은 웬일일까. 이는 꼭 6.25 전쟁시절 피난민을 보는 심정과 다를 바가 없어 편하지가 않은 것은 어인일일까 한다.

 

대구도 그렇다, 대구에서 번화하고 번창하거나 그렇지 못한 지역이나, 큰 거리나 작은 길이나, 버스나 지하철에서 노년이나 중년이나 젊은 여인네들이 들고 다니던 손가방대신, 천이나 비닐 등 합성수지나 가죽 등으로 만들어진 각양각색 각형(各樣各色 角形)의 어깨보따리 형 가방을 메고 다니 모습을 보자 하니, 세월 따라 변화하는 풍습은 아니나 다를까 희한하고 이상야릇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보자기로 물건을 싸서 꾸린 뭉치를보따리라 하고, 물건을 보자기에 싸서 꾸린 짐을봇짐’, 먼 길을 떠날 때 짊어지고 가는 자그마한 보자기로 꾸린 짐을괴나리봇짐이라 하는데보따리하고는 우리 민족은 좋든 싫든 관련이 깊다.

 

그 례(例)로, 金삿갓은 괴나리봇짐 하나에 대나무 지팡이가 전부 이였고, 조선 시대 장시를 하면서 봇짐이나 괴나리봇짐인보따리메고 돌아다니면서 행상을 하였기에 이들을보부상(褓負商)이라 하였는데, 이들은 장시를 돌아다닌다고 하여장돌뱅이라고도 하였었다. 또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에는 식량과 무기를 운반, 보급하고 전투에도 가담하였었고, 1866년(고종 3년) 병인양요 때에는 전국의 보부상이 동원되어 프랑스군과 싸웠었듯이, 보부상은 일정한 국가의 보호를 받는 대신 국가의 유사시에 동원되기도 하였던 기록으로 전한다.

 

‘보부상’이란 보상(褓商)과 부상(負商)을 총칭하여 이르는 말로,부상은 나무그릇, 토기 등과 같은 비교적 잡다한 일용품을 상품으로 하여 지게에 지고 다니면서 판매하였으므로등짐장수라 한다, 이에 비하여보상은 비교적 값비싼 필묵, 금, 은, 동 제품 등과 같이 정밀한 세공품을 싸서 들고 다니거나 질빵에 걸머지고 다니며 판매하여봇짐장수라고 하였다.

 

사람보다 못한 한 갓 미물인 개미나 벌레들도 위험이 다가오면 떼를 지어 이동하거나 짐승이나 새들이 도시를 떠나 우거진 숲으로 가든가 하면, 사람들은 천재지변이 일어 날 것이라 미리 짐작을 하거나 무언가가 일어날 것이라 예감하거나 우려하는 것을 볼 때면, 만물의 영장인 사람도 자연섭리나 재난에는 별 도리가 없는가보다 하고 생각할 때도 더러 있다. 그래서 길거리에서 보따리가방을 메고 다니는 사람을 볼 때면 마음이 그리 편하지 않은 것은 그러한 연유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인생이란 삶에서 우리가 어느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데, 왜? 가는지, 어디로 어떻게 가는지는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고, 그냥 날이 가는대로 마음이 가는대로 가는 삶을 사는 사람이 대다수 이며 그러다보면 늙은이가 되어있는 게 사람의 삶이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이에 대한 정답은 있습니까?, 옛 선지식 스님들께서는공수래공수거(空手來 空手去) 하셨다, 사람은 누구나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말들은 하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정답을 도출할 수가 없는 것이 우리 인생이 아닌가 한다.

 

                

          

 

 

 

출처 : 벽진산방
글쓴이 : 碧珍(日德. 靑竹) 원글보기
메모 :

'연재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대지의 품에.  (0) 2010.04.06
[스크랩] 의 지.  (0) 2010.04.02
不忘의 同行과 삶.  (0) 2009.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