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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겨울비 속, 정종 대포와 패티金의 이별.

碧 珍(日德 靑竹) 2016. 2. 23. 22:45

 

 

 

 

 

      안양 뒷골목 40년 정종 대포집 ‘우래’ 를 다녀오며.

 

                                                 - 겨울비 속, 정종 대포와 패티金의 이별 -

      

         

 

지난 冬至를 닷새 앞두고 겨울비가 내린다, 매서운 날씨에다 내린 눈이 다 녹지도 않는 데 겨울비가 내리는 거리는 스산하고 무거운 분위기이라, 우산을 받치고 설 얼은 눈을 피하며 걸으니 마음이 그리 즐겁다기보다는 착잡한 기분이 앞서며, 이 생각 저 생각하나 허전하기가 그지없다.

 

 

무언가 아쉬운 마음을 추스르려고 생각하니 그동안 즐겨마시던 술도 자제하고 지나는 마음에 와 닿는 게, 이런 궂은 날이며 따끈한 정종 대포에 꼬지를 곁들여 마시면 입 언저리에 달콤하고 정종의 특이한 향내가 코를 찌르는 그 술이 그리워지기에, 자주 들리던 대포 집을 찾아 따끈한 정종에다 꾸운 노가리를 안주 삼아 한잔을 들이키고 나니 만감이 교차하기에, 한잔 더 쭉 들이기고 나니 만사가 내 마음이고 세상이 내 세상이 된다. 참 술은 좋다.

 

또 한잔을 마시려는데,

 

어쩌다 생각이 나겠지 냉정한 사람이지만

  그렇게 사랑 했던 기억은 잊을 수는 없을 거야다야 하며 ,

 

패티金의 이별(離別)이란 노래가 아쉽고 그립고 못 잊는 애절함으로 귓전을 맴도니 마음이 쨍하여진다,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나만 그러할까.

 

따사한 정종 향기 더불어 살아온 날들이 주마등처럼 마음을 스쳐 지나가며, 극락정토(極樂淨土)에 계신 외할머님 아버님 어머님이 갑자기 보고 싶으며 그 따뜻하던 情이. 말씀이 마음속에 살아나 보고파지며, 어린 시절 고향집에서 우리 식구 모두가 오순도순 웃음으로 함께 지나던 그 시절이 마냥 그리워만 진다.

 

가족이란 고유한 인연(因緣)으로 만난 사람으로 우주의 섭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生命이 있는 것은 반드시 죽음(死)이 있다는 이치(理致)이자 사람의 一生이 덧없이 흘러가는 표현인 人生無常을 이르는 생자필멸(生者必滅)이라는 말처럼, 이미 웃전 세분과 이별하였다니 참으로 우리 사람은 우주라는 대공간 안에서는 미세(微細)한 존재인가 하고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따사한 정종이 몸을 적시는데,

 

때로는 보고파지겠지 둥근달을 쳐다 보면은

  그날밤 그 언약을 생각하면서 지난날을 후회 할꺼야하고 ,

 

또 다시 구성진 가락이 들리니 마음이 여리어지며 왜 우리 사람은 만나면 헤어져야 하는지 마음 아프다,

 

한잔하고 대포 집을 나서니 寒波가 따사로움으로 느껴지는데,

 

그렇게 사랑했던 기억을 잊을 수는 없을 거야

  산을 넘고 멀리멀리 헤어졌건만 바다건너 두마음은 떨어졌지만하는 ,

 

애절한 노래 가락을 뒤로 하며  '우래'  대포 집을 들어 갈 때보다는 마음 한결 편하기에 우산을 펴지 않고, 겨울 가랑비를 맞으며 걷다보니 그 사람은 지금 무엇을 할까 생각이 간절하다, 그 사람은 어떨지 모르지만 늦게나마 행복을 느끼며 마음 다하여 오래 함께 하고 싶은 사람 생각이 비속에서도 그려지며 간절히 보고 싶어만 진다.

 

우리 사람은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게 되는 것을 스스로도 예상치 못하였던 잊음, 즉 잊혀짐의 순간을 표현하는 것처럼 회자정리(會者定離)의 법칙인 우주적 진리를 깨달고 평정심에 도달한 것일까.

 

사람은 자신의 존재도 우주공간에서 한 낱 미물이기에 시간이란 세월 속에서, 내 소중하였던 인연들과 불꽃같았던 열정도 사그라지며 흐려지고 지워져 버릴까. 아니면 새로운 인연이 가져다준 행복감에 젖어 자신의 존재도 모르게 언제인가 누군가에게 스쳐 지나가며 잊히어지는 그런 흔한 인연이 되어, 오늘이란 세월에서 마음 아프게 살다가 가는 인생일까 하며 살아가야 하는가.

 

그래서 우리 人生事에는 모두가 부질없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깜냥도 없고 정체성도 없으며, 바람 부는 데로 물결치는 데로 살아가는 게 人生이란 말인가. 잔잔하게 내리는 겨울비는 무한한 생각들을 비 소리와 더불어 가슴 깊은 곳에서 자아내며 그 사람의 웃음을 머금은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구나.

 

                 

    “ 이별의 인연은 싫습니다.

 

너와 나, 흐르는 강물처럼

이별 없이 살다가 가는 인연이 되고 싶다

인연이란 아름답고 숭고 합니다, 그러나

슬픈 인연인 이별은 싫습니다,

 

너와 나, 무의식중에서도 그리워하는 인연도

깨어 있으면서도 늘 보고파 생각하는 인연도

잠 못 이루는 밤에도 늘 함께 하고픈 인연도

아쉬워하면서 늘 애태우는 것이 참 인연입니다,

 

너와 나, 어느 때 처음 보는 그 순간부터, 그

까만 눈동자에 이별 없는 인연이 시작 되었습니다

품위와 고상한 자태는 인연이라 업보를 만났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별이 없는 행복한 인연입니다,

 

너와 나, 흐르는 강물처럼

번뇌의 바다에서 나(我)를 벗어버린 空한 인연으로

서로가 서로를 위하며 유연자적 흐르는 강물 살고프다

먼 뒷날 돌아보고 참사랑이었다는 인연이었으면 합니다.

                                                                                     日德 碧珍.

 

 

 

         

 

 

                                                           

 

 

                      

"정종(正宗)" 이란 늦가을부터 겨울에 걸쳐 술꾼들이 즐겨 마시는 술로,  찐 쌀을 일본식으로  빚어

             만든 맑은 양조주로, 즉 약주라고 하는 맑은 술(청주)을 일본식으로 빚은 것을 말하며, 

             우리의 맑은 술과 비슷하지만 맛은 좀 다르다.

             추워지게 되면 술꾼들은 이 술을 곧잘 찾는데, 이 술이 일제 때  "正宗" (마사무네)이라는

             상표를 달고 팔리기 시작하였기에 그 한자 이름 따라 "정종"이라 부르게 된 것이 시작이다.

             그러니 "정종" 은 사실인즉 홀이름씨(固有名詞)였던 것인데 그런 유형의 술 일반을 가리

             키는 두루이름씨(普通名詞)로 되어 버린 셈이다.

 

 

           ‘우래정종대포 집은,

                     아마 정종 대포 좋아하여 술 좀 마신다는 소리 듣는 술꾼이라면 알고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 정종 대포집이다,

                     원래 하시던 분이 70년대 안양1번가에서 하시다가 일번가 조금 지나 대농단지

                     국민은행 바로 뒷골목에 보면 1984년에 이 자리로 이전해 오고, 1999년경에 연세

                       때문에 그만 두시면서 지금 주인장이 계속 그 명맥을 유지해 오는 곳이우래정종

                       대포집으로 벌써 40여년 다 되어 가는 오랜 정종 대포집이며, 원래 주인과 현 주인은

                       安東 사람으로 삼촌 조카간이다.

 

 

 

 

 

 

 

 

 

 

 

 

 

 

 

출처 : 벽진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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