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사상

까치 소리와 까마귀 울음.

碧 珍(日德 靑竹) 2009. 1. 22. 08:56

    까치 소리와 까마귀 울음.


     

     

     

     


    어릴 때 아침에 까치가 집안 은행나무 등 큰 나무나 지붕 위 담 밖 전주에서 짝짝 소리 내어 울어대면, 외할머니께서는 오늘 좋은 소식이나 반가운 손님이 올 것이라 하셨다.


    까치는 지난날에는 吉鳥(길조)라고 하여, 제사 등 큰일이 있고나면 담 위나 지붕위에나 마당 한구석에 음식별로 조금씩 떼어‘까치밥’을 놓아 주어 먹게 하는 게 우리네 조상들의 관습 이였고,


    감나무나 과수나무 등 열매가 익어 수확을 할 때면 반듯이 두세 개씩 따지 않고 까치밥으로 남겨두는 것도 우리 농촌의 전통적인 관습이었기에 자주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정경 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까치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퇴색하여 간다, 까치수가 늘어나서 그런지 까치는 과수 농작물에 피해를 주어 농사를 망치는 예가 번번이 일어나고, 전신주에 까치집을 지어 송전을 중단케 하는 등, 속된말로 한전과‘까치의 한판 전쟁’을 치루고 있는 실정 이다.


    이따금 매스콤에 한전이나 농촌에서는 엽사(포수)를 동원하여 까치를 사살하기도 하고, 농민들은 확성기 그물 등 별별 짖을 다하고 있다고 TV뉴스를 통해 볼 수 있다.


    어느 시골에서 솔개 한 마리에 수 마리의 까치가 떼 지어 협동으로 공격하여 싸워 이기는 까치의 모습과 까치 끼리 영역싸움을 하는 장면을 TV에서 보니, 까치의 성품이 대단한 독종의 새라는 것을 알고부터, 세월 따라 날짐승도 살기위해 생활방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진화하는가 생각들어 까치에 대한 길조라는 옛정이 새삼스럽게 아쉬움으로 변한다.


    까치가 좋았던 기억에 까치소리에 대한 아름다운 한시 한편을 적어본다.


       有約郎何晩,(유약낭하만) / 오마 던 임 어이해 이리 늦을까

       庭梅欲謝時,(정매욕사시) / 매화꽃만 무심히 뜰 위에 지네

       忽聞枝上鵲,(홀문지상작) / 까치 짝짝 반갑다 임 오시려 나

       虛畵鏡中眉.(허화경중미) / 거울 들어 눈썹은 뭐라 그릴 고.


    오마 던 임은 늦고 매화만 뜰에 질제 반갑다 까치 짝짝 임 오시려나 거울에 얼굴 비치고 두 눈썹만 짓나니,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 같은 시 이며, 원작에 담겨있는 임을 그리워하는 여인의 정감(情感)이 알뜰함이 더욱 좋은 글 인가한다.


    소월의 스승인, 岸曙 金億(안서 김억)이 엮은“한국여류 한시전집”에  수록되어 있는 李玉峰(이옥봉)의 작품이다.


    해가 뜨기 전 까치가 짝짝하면 그리운 임이 온다 했다, 임이 오시려나,  반가워 거울 들고 눈썹 그리는 여인의 마음 또한 곱고 아름다운 마음이다.


    까치에 대한 구전되는 얘기가 많은데 그중,“수만 마리의 까치가 다리를 놓아주어 견우와 직녀가 까치머리를 밟고 은하수를 건너 일년에 한번 만남이 이루어지고, 까치의 머리를 밝았기에 머리가 회고 까졌으며, 견우와 직녀가 만남의 기쁨으로 흘린 눈물이 비가 되어‘칠월칠석날’에 내린다는‘견우와 직녀’이야기”는 외할머니가 들려주는 단골메뉴 중 하나인데, 이상하게도 해마다 칠월칠석에 적은 비라도 오는 해가 많다는 설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재미있는 일은,“孝鳥(효조)인 까마귀”가 까치 때문에 凶鳥(흉조)가  된 새가 까마귀 이다.


       누가 까마귀를 검고 불길한 새라고 하였던 고

       反哺報恩(반포보은) 그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가

       사람들이 저 까마귀만도 못한 것을 끝내 슬퍼하노라.


    이 글은 철종~고종때, 雲崖(운애) 朴孝寬(박효관)이 제자 안민영과 함께 편찬한 歌曲源流(가곡원류)에 수록된 수십 편의 글 중 한편이며, 대원군의 총애를 받아 雲崖란 호를 지어 받았다.


    사람들이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는 것을, 反哺報恩하는 까마귀에 비유하여 개탄한 노래이다.


    일반적으로, 까마귀는 털빛이 검을 뿐 아니라 울음도 흉측하여“死亡의 前兆”로 온 세계가 알려진 만큼 凶鳥(흉조)로 인식되어 있으나, 그러나 까마귀는 어미가 늙으면 먹이를 물어다가 奉養(봉양) 한다(反哺報恩)는 새로,“反哺鳥”또는“孝鳥”라고도 불리 운다.


    그러므로 지은이는, 불효하는 사람을 가리켜 까마귀보다 못하다고 통탄한 것인데, 현 시대에 깊이 음미할만한 글이다, 또한 素月도“길”이란 시에서 까마귀에 대해 읊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까마귀고기가 정력에 좋다는 소문에 까마귀고기를 호사가들이 먹는 바람에, 농촌에도 특히 겨울 들녘에서도 보기가 어려운‘까마귀의 수난세월’이니, 현재를 사는 몰지각한 사람들은 정력에 좋다면 지렁이. 뱀. 동물의 생피. 짐승의 두개골 등 마구잡이로 먹어 치우니, 우리 사람도‘이상야릇한 進化'를 하는 사람도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하니 한심하기 짝이 그지없다.


    애완동물이던 날짐승이던 동물은 어디까지나 동물로 여기고 자연 상태로 보호. 보전 하는 게, 우리사람과 동물의 차이점이고 사람이 해야 할 몫이며 자연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 사람의 도리이다.              碧  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