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문. 편지글.

[스크랩] 소나기라도 한줄기 내렸으면.

碧 珍(日德 靑竹) 2016. 8. 2. 23:19

 

 

 

 

소나기라도 한줄기 내렸으면.

 

 

           

 

 

가을로 접어드는 시기 인 立秋가 나흘 뒤로 다가왔는데도, 大邱는 지난 15여일 넘게 폭염이 절정을 이루며 더위가 계속 되고 있다, 대구 지역 날씨는 매일 34~5도를 오르락내리락하므로 찜통을 방불케 하기에 밤낮을 견디기가 어렵기에, 이따금 소나기라도 한줄기 적선하는 셈치고 왔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오늘밤도 예상 되로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니 잠을 설칠 것 같다,

 

그리도 덥기만 하드니 지난밤 소나기가 한차래 내린 후 새벽녘이 오니 열린 창을 통하여 시원한 바람이 들어와 무더웠던 밤을 잊게 하고, 깊은 생각이 꼬리를 물고 물리는 또 새 하루를 맞이하게 되었다. 아무리 덮고 견디기 어려워도 앞으로 20여 일 후면 處暑가 오고 다시 秋分이 오듯이, 일 년 365일 안에서 세월은 누구의 간섭을 받지 않고 돌고 도는 것이 자연섭리에 따른 세월(歲月)인 것이다.

 

대서(大暑)와 처서(處暑)사이에 들어 있으며 음력 7월, 양력 8월 7~8일경이 되며 24절기 중 열세 번째 절기인 立秋는 여름이 지나 가을에 접어드는 시기로 이때부터 立冬까지를 가을이라 하며, 어쩌다 늦더위가 있기도 하지만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七月七夕을 전후하므로 밤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따라서 이때부터 가을채비를 시작하여야 하는 때이기도 하다,

 

특히 이때에 김장용 무. 배추를 심고 9, 10월 서리가 내리고 얼기 전에 거두어서 겨울김장에 대비한다. 김매기도 끝나가고 농촌도 한가해지기 시작하니어정 7월 건들 8월이라는 말이 거의 전국적으로 전해지며, 이 말은 5월이 모내기와 보리수확으로 매우 바쁜 달임을 표현하는발등에 오줌 싼다는 말과 좋은 대조를 이루는 말이다.

 

여름날 하루해는 덥고 지루하다, 그러나 무성한 나무가 드리우는 짙푸른 그늘은 뜨거운 햇살을 피할 수 있는 즐거운 공간이요, 코끝을 스치는 이름 모를 꽃향기는 사람을 빤짝 긴장 시킨다. 그러나 갑작스레 쏟아지는 여름 소나기는 여름에만 느낄 수 있는 정취를 주기에 사람들은 한차래 소낙비가 지난가고 나면 마음이 후련하다고들 한다.

 

여름철에 갑자기 세차게 쏟아지다가 곧 그치는 비(雨)로 흔히 번개, 천둥, 강풍 등을 동반하며 여름에 잦은 비를소나기혹은소낙비라 하는데, 소나기는 여름날 하늘을 쳐다보다가 소나기구름이 떠있으면 한줄기 소낙비가 오겠구나 하며 돌아서면 이내 갑작스레 쏟아지는 소나기는 때로는 다정다감한 감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면소나기란 말이 어데서 나왔는가 하고 생각하여본다,

 

믿거나 말거나, 함경도의 어느 농부 두 사람이 비가 올 것인가 안 올 것인가를를 걸고내기를 하였는데, 갑자기 억수 같이 비가 쏟아져서 그 비를소내기라고 하였다고 한다, 원래 오늘날의소나기는 15세기부터쇠나기로 쓰여 왔기에쇠나기소나기의 가장 오랜 형태가 아닌가, 이‘쇠나기’의‘쇠’에서‘ㅣ’가 탈락하여‘소나기’로 나타나는 것은 19세기에 들어서이다

 

민간 어원설로 소나기를소(牛)+내기(賭)로 해석한 것인데,‘소나기소(牛)를 뜻하는로 나타나는 적이 거의 없다는 사실 앞에서는 그 주장이 무력하여진다,소고기쇠고기라고도 하나소나기쇠나기라고도 하였을 것이란 추정을 할지 모르나,소(牛)는 원래였었기 때문에쇠나기소 + 내기로 분석되지 않는다.

 

한자어로쇠나기동우(凍雨)라고 표현하는데 이는얼어 죽을 듯 한 추운 비로 인식한다면 잘 못이다,江東이 夏月 暴雨 呼爲 凍雨니라이란 한문 원문 글의 주석(註釋)에서, 여름에 쏟아지는 폭우를동우(凍雨)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듯이, 이쇠나기가 오늘날의소나기와 같은 뜻임을 알 수 있다. 15세기부터 18세기까지의 문헌에서는 이쇠나기란 형태만 보인다.

 

아학편필사본(1813년)에서 소나기 동(涷),‘아학편(1908년)에서 소낙이 동(涷),體千(1925년)에서 소낙이 동(涷),‘아학편(1929년판)에서 소락이 동(涷), 이상의이런 詩(1933)에서그날 밤에 한 소내기 하였으니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것이 표기로는소락이등으로도 표기되었고,‘소나기가 움라우트(Umlaut)가 되어소내기로도 되었다.

 

오늘날에는소나기와 함께소낙비가 사용되고 있는데, 이것은소낙가 결합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나, 그 이전에쇠 비가 출현하는 것으로 보아쇠나기소나기로 되기 이전부터 생긴 형태인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에는소나기쏘나기로 발음할 때와쏘내기로 발음할 때에 차이를 두는 것 같은 모양새가 짙다.

 

伏中 炎天에 더웁다고

  언짢아 한 들 어이 하리오

 

  차라리 방문 닫아걸고

  찬물 한 사발을 들이킨 후

 

  書冊과 씨름 하다 보면

  더위는 이미 가고 없다네.’라고 읊은더워도를 적어 봅니다.

 

五更녁에 창문을 두드리는 바람소리에 창을 여니 이제 바람이 여름을 날려 보내고 가을 초입새를 맞이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이 새벽녘, 시원한 바람 따라 청명한 하늘이 열리고, 들녘에 들국화 코스모스 구절초가 어지러이 피고 많은 생각을 낳고 결실의 기쁨을 그리는 가을이 소리 소문 없이 우리 곁으로 오고 있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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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벽진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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