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를 뵈올 수 없는 어버이날을 맞으며.
 
이 밤을 지세우고 나면 어버이 날이나 두 분 다 극락왕생하셨으니 보고 싶은 마음 간절하나 뵈올 수가 없기에 보고 싶습니다, 지난주 비를 맞으며 山居를 다녀왔으나 다시 들려다 와야 하겠다며 兒孩 두손 모아 극락왕생 염원합니다.
우리 人生에서 시간은 한번 흘러가면 다시 오지 않은 것과 같이, 한 번 잃으면 다시는 되찾을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고 많은데, 놓치지 말고 질 지켜나가야 하는 것이 만고불변(萬古不變)의 진리이듯이,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父母님에 대한 은혜를 잊어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요즈음 날씨가 초여름보다도 더 더운 大邱 날씨라 가볍게 입고 안과병원에 들렸다가도 친구와 약속한 시간에 갈 수가 있어, 정기적으로 치료하는 안과에 들려 20여년을 치료를 해준 곽 원장과 이 저 이야기 하는 중에 그가 선배는 몇 살까지 살려고 생각하고 있느냐고 질문을 하며, 자기는 지병인 당뇨병을 부모에게 받았기에 75살까지 살기로 하였다고 하며 선배는 하기에, 나도 전에는 65세까지 살고 싶었는데 벌써 고희(古稀)라 한 5년을 더 살았으며 한다고 하니 참 잘 생각하셨다며, 남은 인생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먹고 싶은 것 먹으며 열정적으로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하였으나, 병원 문을 나서는 생각은 이젠 늙었구나 하는 마음이 되었다.
일 년 사계절 철마다 기후가 풍경이 다르지만 삭막하고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따사한 봄이 오는 것은, 계절의 변화는 천지자연 큰 섭리 가운데 한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봄 내음이 바람에 실려 오고 따스한 햇볕에 새 울음소리 들리고 들녘에 파릇파릇 풀잎이 돋으면 봄은 벌써 우리에게 와 있다고 생각하며 돌아보면, 벌써 봄은 가고 여름이 이마에 땀과 더불어 있는 게 세월이고 우리의 인생이다.
삶이란 죽음의 한 과정이요, 죽음이란 삶으로의 시작이니, 누구라서 그 규율을 알 수 없는 것이기에, 莊子가 莊子 知北遊(지북유)에서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을 氣의 모임과 흩어짐으로 설명하려 하였듯이, 氣가 모이면 살고 氣가 흩어지면 죽는다고, 죽고 사는 것은 氣의 취산(聚散)현상에 지나지 않는 다고 하였었다.
우리 사람이 일백여년 한 生을 살아가지만 사람들은 이 세상의 주인이 아니고 사람이 천년만년 사는 것도 아닌데, 저마다 오래 살고자 궁리를 하고 있으나 그 무지몽매(無知蒙昧)함이 어디에 비할 대가 없다 하겠다. 그러기에 당나라 李白은‘하늘과 땅은 만물이 깃드는 주막(酒幕)이요, 세월은 흘러가는 나그네’라고 하였고, 북송나라 東坡 蘇軾은‘사람 한평생이 마치 하늘을 날던 새가, 눈벌판에 남기고 간 발자국과도 같다’고 우리 사람의 한생을 일장춘몽(一場春夢)으로 비유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이즈음은 하루하루가 가면서 빠르게 나이가 더 들어 간다고 생각하니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 더욱 간절하여지고, 함께 살았던 星州 고향집과 大邱에서 지나온 날들이 되새겨지며 부모님 모습이 생시처럼 살아 다가오는 듯 하니 이 나이에도 어린아이마냥 보고픈 마음 간절하기 그지없다.
우리 사람은 스스로 자신을 늙었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면 스스로 늙은 사람이 되고, 자신을 아직 젊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스스로 젊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 한다,
그러기에 소위 나이(年齡)라고 하는 것은 숫자에 불과하고, 肉身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은 오래 동안 사용한 기계처럼 노후한 것이라 생각하며, 모든 일에 나름대로‘할 수 있다’는 적극적이고 긍정적 사고로 최선을 다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도 이상의 젊음의 고귀한 상승효과(synergy effect)를 가질 수 있는 것이 사람이 살아가는 우리의 人生인 것이다.
언젠가 부터 佛者가 되어 나름대로 佛敎공부를 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수지독송(受持讀誦)하며 가슴으로 몸으로 불자로서 다하려 하였으나, 늘 나(我)라는 我相앞서고 이로 인하여 집착(執着)을 버리지 못하다 보니 불자로서의 생활도 마음 가진 대로 되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것 또한 한 중생의 업보(業報)인가 한다,
그래도 남은 人生여정(旅程)에서 후회 없는 삶을 위하여“가슴에 남아 있는 젊음 마음을, 찾아 아름답게 다 주고 가자”하고, 하나의 화두(話頭)를 잡고서 매달려 사는 것을 바람으로 하고 나니, 話頭를 가지지 못하여 무엇인가 부족하고 마음한편 구석이 비워놓고 살다가 가는 것보다 좋을 것이라 생각이 들어, 話頭를 가지고 남은 삶(餘生)을 살다가 가겠다고 스스로 위안이라도 하여보는 마음이다.
우리나라도 壽命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둔 시점이 되었기에 老人에 대한 긍정적이고 발전적으로 재조명이 필요한 때가 된 것이며, 지난 10월 2일이 老人의 날이란 것을 그동안 모르고 있다가 처음으로 알게 되니 靑春이 있었든가 하며 노인예찬(老人禮讚)이 동시에 가슴을 스쳐 지나간다.
人生이란 노정(路程)을 살아 가다보니, 이미 많은 세월을 잃어버린 듯하고 무엇인가 하나 제대로 이룬 것 없다고 생각이 드니 지나온 세월들이 새삼스레 아쉽고 확실하지 않는 무엇으로 허전함이 마음에 항상 한다. 가버린 시간들 그렇게도 근면하라고 하시던 부모님 은사님들 선배님들과 친우들 아껴 주시던 님들이 이 세상을 떠난 지금, 주경선생의 글을 대할 때마다 어리석음 후회스러움과 아쉬움이 잔잔히 파도처럼 밀려와 옛님들과 인연의 사연들을 일깨운다.
어제 낮에는 하늘이 높고 햇살이 따가 웁드니 지난밤은 싸늘한 날씨라 늦게 까지 원고를 정리하다가 잠이 들었소, 서늘한 기운에 깨니 이른 새벽인데 청아하고 고운 미소를 머금은 얼굴이 다가와 내 앞에 지금 있소, 매일 보지는 못하는 얼굴인데 무슨 좋은 일이 우리에게 이 여름 초입에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덥석 손을 잡으니 허공이었소, 아!! 허전함이 마음에 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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