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문. 편지글.

그도 지공거사(地空居士)인가(1).

碧 珍(日德 靑竹) 2019. 12. 8. 11:11

 

그도 지공거사(地空居士)인가(1).

 

 

 

 

근래 들어 지하철이 있는 도시에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 중 과반 이상이 무임승차 할 수 있는 노년층이다. 그러다보니 언제인가부터지공거사(地空居士)라는 말이 자주 쓰이고 있는데, 그렇다면 地空居士가 무슨 말이며 뜻인가 하고 갸우뚱하는 사람이 많다.

 

地空居士란 아마 지하철을 무임승차 할 수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말한다고 하면 억울 불만을 표하는 노년층도 많을 것이지만 지공거사는 지공거사이기에 어느 정도 이해가 될 것이다.

 

근래 사람의 한 생에서 25세까지가 봄(春), 50세까지가 여름(夏), 75세까지가 가을(秋), 100까지가 겨울(冬)이라는人生百年 四季節說이 회자(膾炙) 되고 있다, 이에 따른다면 70세 노인은 가을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만추(晩秋)쯤 되는 것이고, 80세 노인은 이제 초겨울에 접어드는 때라 하고 있다.

 

그러기에 사람에게 오는 같은 가난이라도 노년의 가난은 더욱 고통스럽다는 빈고(貧苦)와, 사람이 나이 들어 수입이 끊어지고 나이가 들면 친구들은 하나 둘 먼저 떠나고, 더 나이 들면 나들이마저 어려워 질 때의 고독감은 마음의 병이 되는 고독고(孤獨苦) 및, 사람이 나이 들어 적이 할 일이 없다는 것은 노년의 가장 무서운 무료함인 무위고(無爲苦), 사람이 늙었다는 것은 몸을 오래 사용하였으니 그 육신이 닳아 오는 병고(病苦) 등노년 사고(老年 四苦)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 나, 너 할 것 없이 반드시 겪어야 하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공공기관에서는 60세가 되면 정년퇴직이고, 老人(地空居士)의 기준은 65세로 시행하고 있다, 그래서 65세가 되면 지하철 무임승차 혜택을 주고 있기에 65세 이상 노년층을 地空居士라고 하는 것 아닌가 한다. 근래 들어 우리나라도 수명 100세 시대에 들어섰다고 하니 당연하게 노령인구가 많아지면서 地空居士들도 늘고 있는 추세라 지하철 차내나 지하철역 구내 쉼터에는 남녀 地空居士들로 늘 초만원을 이루고 있는 게 오늘날 시절이다.

 

그러다보니 글 쓰는 자신도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연령대여서 地空居士의 일원이라고 생각하니 희비(喜悲)가 교차하는 마음이 되며, 시인 두보(杜甫)는 예부터 일흔살 먹은 이가 드물다는 의미로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 하였고, 論語에서는 孔子는 論語에서 육십은 이순(耳順), 칠십은 종심소욕 불유구(從心所慾 不踰矩)라고 연령대별 특성을 말하기도 하였다.

 

사람은 편리한 삶을 누리고 싶은 생각은 누구에게나 다 있다. 그러기에 운송수단 중 하나로 저렴한 부담으로 정확하고 빠르고 편리한 삶을 누리기 위하여 지하철을 사람들은 이용한다, 그러기에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사회 일원으로 이에 따른 지하철 내에서 사용자가 지켜야할 수칙(守則)과 사항에다 시민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道理)들도 많다. 그런데도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는 것이다.

 

지하철을 타다보면 공짜라면 양잿물이라도 먹는다는 말처럼 할 일없이 무임승차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지나치게 늙은이 행세하는 노년층, 地空居士들이 많다, 아침저녁 출. 퇴근시간대에 지하철을 타면 아침 무렵에는 잠이 모자라 졸거나 피로한 기색이 역력하고, 저녁 무렵은 피곤이 겹쳐 곤히 자거나 지처서 어깨가 축 늘어져 측은한 사람들로, 무거운 책가방과 부속물을 지닌 등하교(登下校)하는 학생이나, 출퇴근하는 공무원, 회사원 그리고 힘든 일을 하는 노동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지난 날 출퇴근하던 그 때가 눈에 선하여지며 한편으로는 그 시절이 그립기도하다.

 

문제는 이 地空居士들이 출퇴근 시간대에 학생이나 봉급생활자. 노동자들에게 당연한 듯이 얼굴을 붉히면서 자리 양보를 요구하거나 언짢아하는 등 횡포에 가까운 싸가지 없는 행태를 보면 희수(喜壽)를 지난 이 사람 눈에도 그들이 곱게 보이지 않는다. 그러기에 가급적이면 사소한 일이나 사적인 일이나 친구나 선배나 옛 직장동료 등과 만날 약속 시간은 학생 공무원 노동자들의 출퇴근 시간대에는 할 일없는 노년층인 地空居士들은 가급적이면 피하는 것이 도리이다, 더불어 젊은 층들도 그렇지만 지하철에서 地空居士들의 도를 넘어 몰상식하고 몰지각한 노년 인생들이 많아 더욱 그렇다.

 

이따금 볼 수 있는 광경으로 얼마 전 퇴근시간에 지하철 차내에서 일어난 일로, 남녀 地空居士들이 지하철을 타자말자 차내를 한번 휙 둘러보더니, 대뜸 노동으로 피로에 찌든 젊은 노동자와 무거운 책가방을 지닌 학생에게 하는 말투가요사이 젊은 놈들은 어른을 알아보지 못해, 버릇장머리 없어하고 젊은이들을 타박하고 나서니, 한 두 사람이 마지못하여 피곤한 몸을 일으키며 자리를 내어 주고는 피로감에 시달리며 서서 졸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地空居士라고 이렇게 하는 것이 과연 잘하는 일일까 한다. 문제는 아침저녁 출근시간대에 지하철 차내에서도 이런 사태가 비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地空居士들의 추태라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또한 근래 지하철 내에 잠시 쉬어가라는 취지에서 휴게를 위한 탁자와 의자가 많이 설치되어있는 휴게공간이 있다. 이게 또한 문제다, 남녀 노년층, 地空居士들은 삼삼오오 때지어 앉아 먹자판을 벌이고 있어 지친 노년층들이 잠시나마 쉴 자리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먹자판 음식으로 인하여 악취와 음료수 등으로 바닥을 더럽히고 막무가내식으로 먹다 남은 투척된 쓰레기를 비일비재하게 볼 수가 있다는 것이다.

 

세월이 흘러 시대가 변하다보니 이제늙었다는 이유로 대우를 받는다는 생각은 착각이다라는 말이 가슴으로 다가오니, 아무튼 늙어 노인, 地空居士들이 되었다는 것으로 세상. 인간만사를 해결하는 것은 구닥다리가 된 지난 시대의 유산물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