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되돌아보니 그도‘혼설족’이 아닌가 한다.
되돌아보니 그도‘혼설족’이 아닌가 한다.
己亥年 立春 전후부터 이어지는 설(음력설) 연휴에 고향을 찾고 가족 친척 등 가까운 사람들과 만나 못다 한 아쉬웠던 정을 나누며 일가친척 이웃 어른들에게 세배를 올리고, 조상에게는 차례를 지내며 음덕(蔭德)에 감사하는 우리 민족 특유의 명절 풍습에서 함께하는 삶의 참되 의미를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살다보니 희수(喜壽)를 맞아 지난 어린 시절 음력설(舊正) 명절을 회상하여보니 남다른 느낌이 든다, 더없이 넓은 고향집에서 가족 모두와 더불어 있고, 근심 걱정 없이 맛있는 음식을 마음 컷 먹고, 설빔이라 새 옷도 입을 수 있고, 학교도 가지 않아 불알친구(竹馬故友))들과 고향 山河를 마음 놓고 마구 뛰어놀았던 어린 시절이 행복하였던 시절이라 생각이 든다.
사람에게는 무엇보다도 고향이 있고, 기쁠 때나 슬플 때에 진정으로 함께 기뻐하고 슬퍼할 사람인 부모형제 등 가족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사람들은 명절이면 새삼 깨닫게 된다. 그러기에 가족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은 가족이라는 안식처가 없는 사람보다는 더 행복할 것이다.
이럭저럭 살다보니‘저승에서 데리러 오거든 지금부터 인생을 즐긴다’고 하라는 七十七. 희수(喜壽)나이가 되고 첫 고유명절인 기해년 음력설을 맞으니 오래 살았다는 느낌이 든다.‘喜壽’란‘喜’자의 초서가‘七十七’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나이‘일흔일곱 살’을 달리 이르는 말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선진국형 장수시대를 맞아 평균수명이 높아졌다고 좋아진 세월이라 반기고 있다지만 갈수록 老後의 삶이 고독과 절망감 속으로 빠져드는 게 사람의 삶이다. 그러기에 예부터‘인생칠십 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는 말처럼‘나 홀로’의 노후 삶의 무심과 고독감이 늙을수록 가슴에 와 닿는 감정 더욱 그렇다.
그러다보니 지난시대에 산 사람으로‘내가 왜 세상에 태어나왔는가?’하고 늘 생각하고 고민을 많이 하던 사람이 집을 등지고 세상을 혼자 살아가다보니, 근래 들어 혼자서 마시고, 먹고, 자는 것 등이 들불처럼 퍼져 나가는 것이 오늘날 현실 상황이다. 설에도 고향 못가는‘혼설족’혼자 마시는‘혼술족’혼자 먹는‘혼밥’혼자 자는‘혼잠족’혼자 공연보기‘혼영족’혼자 자는‘혼잠족’등 1인 소비 세태(世態)가 대세로 자리 잡아 가는 게 국가 통계로도 증명되는 현실이다. 또한 편도족(편의점 도시락족), 알봉족(낱개 포장된 식료품 애용족) 등의 신조어도 낯설지 않은 것이 오늘날 사회 현상이 되었다.
그에게‘혼자 시대’가 열린 것은 어머님의 치매(癡呆)투병생활로부터 시작하여 둘만의 6년 7개월여 삶이 끝나며 어머님께서 연화세계(蓮花世界)로 가신지가 어언 15년을 넘기고 있다, 그 후부터 음력설(舊正)이던 秋夕이던 오롯이 혼자만의 삶과 시간을 갖게 되었고,‘혼자’있는 시간을 좋아하고 즐기게 되었다, 특히 삼라만상이 잠든 후의 희미하게 동이 터 올 무렵 어둑새벽 시간을 지새우다보면 혼자만의 시간들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은, 생각할 수 있고, 읽을 수 있고, 쓸 수가 있었기에 혼자만의 그 시간들이 좋았고 그 여유로운 시간들 덕분에 보다 많은 것을 알고 볼 수가 있어 창의적인 늘그막 삶이 큰 보람이 되었고 또한 행복을 가져다주었다.
생각하기에 근래 들어 우리 사회에서‘혼자’의 의미는 물론 사람마다 다르다고 하나,‘혼자’를 부자연스럽고 비정상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러기에‘혼자’를 일상으로 받아들이게 되어 1인 가구가 크게 점증하고 있다. 혼자 먹는 밥을 뜻하는 혼밥, 혼자 먹는 술인 혼술, 혼자 보내는 휴가인 혼휴 등 들불처럼 번져‘혼자’라는 삶이 익숙한 형태로 보편화 되고 있어, 설(舊正)처럼 가족. 친지들이 모이는 큰 명절도 나홀로 사는‘혼자 삶’을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세월이 되어 이제 혼자 살기가 일상화되고 있는 게 오늘날 현실이다.
근래 들어 설(음력설) 명절이라도 가족과 친척을 만나러 고향에 가지 못하거나 쓸쓸하게 홀로 지내야 하는 소위 혼자 설 명절을 보내는‘혼설족’이 날로 늘어나다보니, 혼설족을 겨냥한 음식점이나 유통업체, Pc 방 등 오락시설, 영화관, 호텔 등등 다양한 marketing 전략들을 펴고 있지만, 취업이나 시험 준비 때문에 공부방에 있는 20.30대 젊은 층부터 자식 등 혈연이나 주변 지인의 손길에서 멀어져 홀로 지내는 어른까지. 아무튼 홀로 지내야 하는 사람들은 명절 기간이 도리어 더 쓸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모습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 아닌가 한다.
새해 새날이 시작되는 전날인 섣달 그믐날 묵은세배 드리고 오래도록 연락 못 드린 분들께 안부 인사를 드리는‘까치설(작은설)날’이경(二更) 무렵, 윤극영 선생의‘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라는 노래소리가 듣다보니 그리운 사람, 보고픈 사람, 아쉬운 사람들이 주마등처럼 머리에서 가슴속에서 떠오르며 사라져 간다, 아무튼 2019년 설(舊正)을 맞아 사랑하는 溫響 그 사람, 兒孩들 그가 아는 모두가 즐거운 명절이 되었으면 하고 첫 햇님에게 빌며 기원하련다.
까치까치 설날은/윤극영 요/윤극영 곡/김치경 노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