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빼빼로 Day’유감.  
지난 10일 대형서점에 들렸다가 서점입구에 호화로운 포장으로 진열하여 놓은‘빼빼로’과자를 보고 격세감(隔世感)을 느꼈다. 언제부터인가 매년 11월 11일이 다가오면 청소년들 사이에서 통과 의례(通過儀禮)처럼 초코과자인‘빼빼로’를 주고받는‘빼빼로 Day’문화가 생겨났는데, 수능 시즌과도 맞물려 이때쯤이면 수험합격 선물과 함께 빼빼로를 선물하는 경우도 많아 거리 곳곳에서 호화롭게 포장된 빼빼로 과자상자를 볼 수가 있다. 그렇다면 달력에 따로 기입되어 있는 기념일도 아닌데 학생들은 물론 성인들 사이에서도 빼빼로를 주고받는‘빼빼로 Day’는 언제부터 이렇게 대중적인 기념일이 된 것일까?, ‘빼빼로 Day’는 1983년 한 제과업체에서 처음으로 출시된 빼빼로는 당시 부산의 여중생들 사이에서 길고 가느다란 빼빼로의 외형처럼‘키 크고 날씬해지자’라는 의미로 주고받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하며, 날씬하여 질 수 있는 완벽한 효과를 얻기 위하여서는‘11월 11일 11시 11분’에 빼빼로를 교환하여야한다는 장난스러운 전제가, 즉 이렇게 여중생들이 단순히 재미로 시작하였던 풍습을 해당 제과브랜드 회사에서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면서 주변지역으로까지 빠르게 퍼졌다고 한다. 다른 일설로는‘빼빼로 Day’의 최초의 시작은 1995년 수학능력시험과 연관이 있다고 하는데, 1995년 11월 11일은 수능 11일 전으로 이 날 빼빼로를 먹으면 수능을 잘 본다는 속설로 극히 적은 학교에서 후배들이 선배들에게 빼빼로를 선물한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일설에 의하면 빼빼로 데이는 1994년 부산을 비롯한 영남의 여고생들이 재미로 서로 주고받으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빼빼로 Day’는 대한민국의 독특한 기념일로 11월 11일에 초콜릿 과자인 빼빼로를 주고받는 기념일로,‘11월 11일’의 숫자 1 네 개가 빼빼로를 세워 놓은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기념일이 되었다고 하며, 현재 이 날은 젊은 층과 연인들 사이에서 빼빼로를 선물을 주고받는 날로 자리 잡았으며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Day행사일이 되었다. 문제는 이러한 점차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변화한 기념일에 대한 우려와 함께 1996년에 제정된 법정기념일인‘농업인의 날’이자‘가래떡 Day’마저‘빼빼로 Day’의 그늘에 가려져, 그 의미가 묻히고 있는 것은 아닌지 비판의 목소리와 더불어 우리사회의 지나친 서구화로 인한 소비와 미풍양속을 해하는 행태를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11월 11일은 우리 농업 및 농촌의 소중함을 국민에 알리고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자는 취지에서 1996년에 제정한 법적기념일‘농업인의 날’이다, 그렇다면 왜?‘농업인의 날’을 11월 11일로 지정하였을까?, 농민은 흙(土)에서 나서 흙을 벗 삼아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전통적인 農業哲學이 바탕이 되고 있다, 즉‘흙 토(土)’자의 획을 풀어쓰면‘열십자(十)와 한일자(一)’로 나눠지는‘십일(十一)’이 되기 때문에,‘십일월(十一月) 십일일(十一日)’은‘흙 토자(土)’가 두 번 겹치는 날이기 때문에 이날을‘농업인의 날’로 지정하게 된 것이며, 또한 11월 11일은‘가래떡 Day’이기도 하다. 우리 국민에게 11월 11일은 뜻 깊은 날이지만 상업적인‘빼빼로 Day’에 가려져 잘 알려지지 않은‘농업인의 날’을 보다 많은 대중에게 알리기 위하여, 2006년부터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11월 11일부터 한국인의 전통 주식인 쌀로 만든 가래떡을 나눠 먹는다는데 의미를 부여하여, 가래떡의 모양 또한 길쭉하기에 11월 11일에 빼빼로를 대신할 수 있는 우리 전통 음식인 가래떡 보급을 위해‘가래떡 Day’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도 쌀 박물관(rice-museum)에서는 일반 시민들과 네티즌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가래떡 Day Event가 실시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더불어 11월 11일을 상업적인‘빼빼로 Day’보다도 기억하여야 할 날이 있다, 지난 11월 9일 국가보훈처는 오는 11일 부산유엔기념공원에서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과 세계의 평화를 위하여 싸우다 목숨을 바친 전몰장병의 희생과 넋을 기리는‘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국제추모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TURN TOWARD BUSAN 추모행사는 2007년 캐나다의 한국전 참전용사인 빈센트 커트니씨의 제안으로, 6.25 전사자들이 안장되어 있는 부산 유엔기념공원 유엔묘지를 향하여 매년 한국시간에 맞춰 11월 11일 11시에 맞추어 전 세계 참전용사들이 1분간 묵념의식을 갖고 그들의 정신을 추모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또한 11월 11일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일(포피 Day)로 英연방 국가의 현충일이고, 美國에서는 제대군인의 희생과 헌신을 추모하는 제대군인의 날이기도 하다. 또한 中國에서 11월 11일은 독신자의 날을 뜻하는‘광군제(光棍節)’로, 대대적 온라인할인 행사가 펼쳐지며, 독신을 뜻하는 1이 네 번 겹친다는 뜻에서 중국판 Black Friday이기도 하다. 생각하기에 우리국민은 다가오는 해마다 11월 11일이 되면 하루는 단순히 빼빼로를 주고받는 것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한 해 동안 우리 먹을거리를 위하여 노고를 아끼지 않은 농부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시간을 가지는 시민이 되었으면 한다.  |